FA 몸값 아깝지 않았네, 배영수-홍성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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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이닝-안타 투자 대비 가장 많아
2012∼13년 6억원 받은 이상열… 두 시즌 3승 28홀드 고효율 활약
정대현-이대수 등은 거품논란 불러

올겨울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은 역대 최대인 611억 원 규모로 몸값 거품 논란을 부추겼다. 야구선수가 ‘제값’을 한다는 건 연봉에 걸맞은 성적을 올린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역대 FA 가운데 ‘제값’을 한 선수는 누굴까.

이를 위해 FA 제도가 도입된 2000시즌부터 2014시즌 전 FA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선수들이 받은 총 금액(옵션 포함)을 계약기간 내 성적과 비교해봤다. 전체 FA 138명(재계약자 포함) 중 은퇴 선수(70명), 해외로 진출한 선수(7명), 계약기간 중 1시즌이라도 1군 기록이 없는 선수(7명) 등을 제외한 54명(투수 16, 타자 38)을 대상으로 했다.

거액을 지불하고 데려온 FA에게 팀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다. 많이 던지고 많이 치는 것이다. 적은 가격에 많은 이닝을 던지고, 많은 안타를 칠수록 ‘저비용 고효율’ 선수다. 이에 따라 투수는 계약기간 중 책임진 투구 이닝, 타자는 안타 수를 총액으로 나눴다. 계약기간이 남은 선수들은 계약 후 올 시즌까지 뛴 기간에 해당하는 금액과 기록으로 계산했다.

투자 금액이 가장 아깝지 않았던 투수는 배영수였다. 2011년 삼성과 2년 17억 원에 계약한 배영수는 2011∼2012시즌 동안 263이닝을 던졌다. 한 이닝을 646만3878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책임졌던 것. 이닝당 가장 비싼 돈을 받았던 정대현(2219만1173원)의 3분의 1 정도밖에 안되는 싼값이다. 정대현은 2012년 4년 36억 원에 롯데로 이적한 뒤 지난 세 시즌 동안 121과 3분의 2 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팀 승리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승리투수, 세이브, 홀드를 기준으로 하면 이상열이 으뜸이다. 2012년 2년 6억 원에 LG와 계약한 그는 두 시즌 동안 3승 28홀드를 기록했다. 승리와 홀드 하나당 1935만4839원으로 투수들 가운데 가장 낮은 금액이었다.

타자 중에서 저비용 고효율 선수 1위는 2009년 1년 2억7900만 원에 롯데와 계약한 홍성흔이다. 그는 2009시즌 158안타로 FA 중 가장 저렴한 176만5823원에 안타 한 개씩을 생산했다. 1억2500만 원짜리 안타를 쳐 역대 최악을 기록한 이대수보다 무려 7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저렴한 금액이다. 2014년 4년 20억 원에 한화와 계약한 이대수는 올 시즌 단 4개의 안타만 쳐냈다.

4년 뒤 다시 FA 자격을 얻어 2013년 두산으로 돌아간(4년 31억 원) 홍성흔은 2013∼2014 두 시즌 동안 281안타를 기록하며 551만6014원짜리 안타(역대 8위)를 쳐 롯데만큼은 아니지만 두산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2009년 계약 당시 홍성흔은 여러모로 롯데를 즐겁게 했다. 그는 2009시즌 12홈런을 기록해 역대 가장 싼 2325만 원짜리 홈런을 쏘아 올렸고, 기록과 상관없이 금액 대비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다.

2014시즌 전 당시 역대 최고 금액(75억 원)으로 롯데와 4년 계약했지만 1년 만에 먹튀 논란에 휩싸인 강민호는 기록에서도 ‘속빈 강정’이었음이 드러났다. 2014시즌 98경기에 출전해 38명의 타자 중 두 번째로 많은 경기당 1913만2653만 원을 받았고, 안타(71개)와 홈런(16개) 한 개씩을 쳐내는데 각각 2640만8451원과 1억1718만7500원이나 들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배영수#홍성흔#자유계약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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