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관왕 장하나 “새해엔 4승 4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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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월 6일 07시 00분


2013시즌 KLPGA 투어 3관왕 장하나가 8일 베트남으로 전지훈련을 떠나기에 앞서 2014시즌의 포부를 밝혔다. 4승과 4관왕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리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제공|KLPGA
2013시즌 KLPGA 투어 3관왕 장하나가 8일 베트남으로 전지훈련을 떠나기에 앞서 2014시즌의 포부를 밝혔다. 4승과 4관왕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리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제공|KLPGA
■ 8일 해외 전훈 앞두고 새 각오

위기극복 최고 자극제는 라이벌 김세영
한화금융클래식 우승땐 정말 부러웠죠

쟁쟁한 후배들 많아 새해경쟁 더 치열
4승 4관왕 위해 지옥훈련 하고 올게요

2013년 국내 여자골프 지존으로 등극한 장하나(22·비씨카드)의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다.

장하나에게 2013년은 최고의 해다. 상금과 대상(MVP), 다승왕(김세영과 공동 수상)을 거머쥐고 12월 중국에서 열린 2014시즌 KLPGA 투어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우승컵까지 들어올리면서 기분 좋은 마무리와 상쾌한 출발을 알렸다. 8일 베트남으로 약 40여 일 동안전지훈련을 떠나는 장하나를 만났다.

● 김효주, 김세영 돌풍 잠재우고 여왕 차지

2013시즌 KLPGA 투어는 유독 강자들이 득실댔다. 시즌 초반 10대 돌풍을 일으킨 김효주(19·롯데)의 기세가 무서웠다. 하반기 들어서는 9월 한화금융클래식과 메트라이프 KLPGA 챔피언십 연속 우승을 차지한 김세영(22·미래에셋)의 질주가 여자골프를 뜨겁게 달궜다.

김효주와 김세영의 그늘에 가려 있던 장하나는 10월 대반격을 시작했다. 러시앤캐시 행복나눔 클래식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랭킹 2위 자리를 탈환했고, 이어진 하이트진로챔피언십 우승으로 1위를 달리던 김세영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장하나의 뒷심을 대단했다. 마지막 2개 대회를 남기고 김세영에게 상금랭킹 1위 자리를 빼앗아 왔고, 시즌 최종전 포스코 챔피언십에서는 김효주 마저 따돌리고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결국 2013년 KLPGA 투어의 주인공을 장하나의 차지가 됐다.

예상을 뒤엎은 의외의 결과였지만 오히려 장하나는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었다.

“2012년 시즌을 마치고 전지훈련을 하는 동안 느낌이 좋았다. 지도해주시는 코치께서 내년 시즌 3승 정도를 충분할 것이라고 했을 때 왠지 그럴 것 같은 자신감이 들었다.”

여왕 등극까지는 위기도 많았다. 시즌 중반 손가락 부상 때문에 부진의 시간을 보냈다. 하반기 첫 대회 넵스 마스터피스에서 시즌 처음으로 예선 탈락의 쓴맛을 봤고, 이어진 MBN 김영주골프 여자오픈 공동 15위, 한화금융클래식 공동 25위로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모든 걸 날린 위기였지만 부활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한 달 넘게 괴롭혀온 부상을 극복하고 10월 러시앤캐시 클래식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멋지게 부활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또 한번의 고비가 찾아왔다. 10월 마지막 주 열린 KB금융 스타챔피언십 경기 중 발목 부상으로 기권하고 말았다. 상금과 대상을 놓고 김세영, 김효주와 접전이 펼쳐지던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찾아왔다.

“우승할 자신도 있었고 첫날 성적도 좋았다. 그러나 둘째 날 경기를 하던 중 부상이 더 심각해졌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기권하게 됐다. 다행인 건 그날의 결정이 선수생활을 멀리 봤을 때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두 번이나 큰 위기가 있었지만 장하나는 모든 걸 이겨내고 여왕의 자리를 차지했다. 특유의 승부근성과 뚝심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다.

● 김세영은 좋은 라이벌

2013시즌 KLPGA 투어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결은 장하나와 김세영의 상금왕 경쟁이었다. 장하나는 김세영이라는 라이벌 덕분에 더 좋은 성적을 내게 됐음을 인정했다.

“(김)세영이가 한화금융클래식(국내 최고 상금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솔직히 부러웠다”는 장하나는 “워낙 뒷심이 좋은 선수이고 한방이 있는 선수라서 일을 낼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다. 막상 그렇게 큰 대회에서 홀인원을 하고 역전 우승까지 차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웠다”고 말했다.

김세영의 선전은 장하나에게 자극제가 됐다. 부상을 극복하고 빨리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김세영의 활약이 장하나를 더욱 강하게 이끌었다.

둘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를 이뤄왔다. 골프스타일도 비슷해 자주 비교된다.

2013년 성적에서는 장하나가 한발 앞섰지만 기록을 보면 우열을 가리는 게 쉽지 않다. 나란히 3승씩을 기록해 공동 다승왕을 나눠가졌다. 특히 ‘장타’에서 만큼은 자존심 싸움이 대단하다. 김세영은 평균 드라이브 거리 266.94야드로 266.42야드인 장하나를 제치고 장타 부문 1위에 올랐다.

‘장타’라는 말에 장하나는 은근히 더 신경을 썼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에는 세영이의 골프스타일이 장타와는 거리가 멀었다. 프로가 된 이후 장타자로 변신했는데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이다”라며 날을 세웠다.

● “2014년 4승 4관왕이 목표”

“2013년 3승과 3관왕을 차지했으니 2014년엔 4승과 4관왕이 목표다.”

2014시즌의 포문을 상쾌하게 열어 제친 장하나는 당찬 목표를 세웠다. 배짱 좋고 시원시원한 성격처럼 목표를 밝히는 것도 당당했다.

2014시즌 KLPGA 투어엔 강력한 신인들이 대거 등장한다.그 때문에 우승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장하나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장하나는 “목표는 크게 잡을수록 좋은 것 같다. 올해 3승과 3관왕이라는 성적을 올렸지만 여기에 만족할 수 없다. 쟁쟁한 후배들까지 가세해 더 치열한 우승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더 많은 땀을 흘리고 돌아오겠다”라고 다짐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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