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G 2013] '장재호-후앙시앙 보고싶다' 중국팬 결승 현장 가득 메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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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G 2013 장재호-후앙시앙 결승전 현장
WCG 2013 장재호-후앙시앙 결승전 현장


WCG 2013 장재호 워3

'문' 장재호를 향한 중국팬들의 열기는 여전했다.

장재호는 1일 중국 쿤산시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월드 사이버 게임즈(이하 WCG) 2013 그랜드 파이널 워크래프트3 결승전에서 일명 '영삼이'로 불리는 중국 대표 'TH000' 후앙시앙에게 1세트를 따내며 기세를 올렸지만, 2-3세트를 연달아 내주며 아쉽게 패했다.

장재호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e스포츠 종목으로 꼽히는 워3에서 수년간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지켰던 슈퍼스타였다. 지난 2003년 손오공배 MBC게임 프라임리그 2 우승을 시작으로 장재호는 온게임넷, MBC게임, WEG, CKCG, IEF, ESWC 등 세계 각지에서 열린 워3 대회에서 우승 48회, 준우승 20회의 어마어마한 성적을 쌓았다. 하지만 그중 유독 WCG와는 인연이 없었고, 결국 마지막 워3 대회에서도 WCG 우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장재호는 사실상의 워3 종주국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8년 중국 베이징올림픽 당시 중국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성화봉송에 참여했을 정도다.

하지만 장재호는 사실상 최근 워3를 손에서 놓다시피 했던 상황, WCG 전까지만 해도 장재호의 결승 진출을 기대하는 목소리는 높지 않았다. 이번 WCG 2013은 전세계에서 e스포츠 종목으로서의 워3에게 안녕을 고하는 자리였다.

이번 WCG 2013 워3 종목은 한국과 중국에서 각 3명씩이 출전해 한중전으로 치러졌다. 예선에서 장재호는 워3 감각이 떨어진 모습을 여실하게 보여주며 고전했지만, 가까스로 '포커스' 엄효섭과 함께 4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현역 최고의 휴먼', '뭘 할지 모르는 괴물 휴먼' 후앙시앙의 벽은 높았다. 후앙시앙은 결승 1세트에서 예상 외로 랜덤을 선택해 장재호 흔들기에 나섰지만, 언데드가 나온데다 장재호가 예상 외의 날카로운 컨트롤을 과시해 오히려 제 꾀에 제가 빠진 꼴이 됐다.

하지만 후앙시앙은 2세트부터 마음을 다잡고 장재호를 몰아붙였고, 3세트에서는 선 고블린 팅커 후 타워링이라는 기막힌 찌르기로 장재호를 쓰러뜨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장재호는 지난 2007년 3위, 2008년 준우승, 2012년 4위 등에 이어 또다시 WCG에서 우승에 실패하며 마지막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쿤산 국제 컨벤션 센터 현장은 수많은 중국팬들로 가득 찼다. 한중전임에도 불구하고 관중석 곳곳에 '장재호 나는 너를 사랑해', 'Moon Forever' 등의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중국팬들은 결승전이 장재호의 패배로 끝난 뒤에도 소리높여 "문! 문! 문!"을 외치며 열광했다.

승부의 결과를 떠나 워3에게 안녕을 고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무대였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사진=장재호와 후앙시앙의 마지막 워3 결승을 보기 위해 현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온게임넷 중계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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