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43분 혈투… 두산 이원석이 끝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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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 볼넷 - 홍성흔 안타 이어 천금의 적시타
역대 최장 준PO 마침표 찍고 2패끝 반격의 1승

역시나 끝내기 시리즈다웠다. 그러나 웃던 팀은 울었고 울던 팀은 웃었다.

프로야구 두산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 3차전에서 연장 14회말 무사 1, 3루에서 나온 이원석의 끝내기 안타로 넥센을 4-3으로 꺾고 싹쓸이 탈락 위기에서 벗어났다. 2패 뒤 1승을 거둔 두산은 대역전극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두산 기사회생의 선봉장은 역시 정수빈이었다. 14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정수빈은 넥센 마운드를 이어 받은 김영민으로부터 볼넷을 얻어내며 1루를 차지했다. 다음 타자 5번 홍성흔의 우전 안타 때 3루까지 내달린 정수빈은 6번 이원석의 우전 안타 때 홈을 밟아 역대 최장 시간(4시간 43분)에 걸친 준플레이오프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으로서는 타순을 바꾼 효과를 톡톡히 봤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이 경기 시작 전 선발 라인업을 세 번 고쳐 썼다. 김 감독은 이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처음 만나서는 “김현수를 계속 1루수로 쓰는 대신 타순을 3번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그러다 다시 “김현수 타순은 바꾸지 않고 좌익수로 기용하기로 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때는 3루수 이원석이 5번 타자였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두산의 선발 타순표에 5번 타자로 이름을 올린 선수는 지명타자 홍성흔이었다. 대신 이원석이 6번 타자 자리에 들어갔다. 이 승부수가 맞아떨어지면서 두산은 2연패 뒤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 타순 조정이 더욱 의미 있는 건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간판타자 김현수를 살려냈다는 점이다. 김현수는 1, 2차전 모두 4번 타자로 출장했지만 타점은 물론이고 안타조차 단 하나도 때려내지 못했다. 하지만 3번 타자로 나선 이 경기에서는 1회부터 희생플라이로 선취 타점을 올리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김현수는 9회에도 선두 타자로 나와 2루타를 터뜨리며 11타수 만에 이번 시리즈 첫 번째 안타를 기록했다.

4번 최준석도 4회말 공격 때 5번 홍성흔과 함께 역대 포스트시즌 스무 번째 백투백(연속타자) 홈런을 시작하는 물꼬를 내며 제몫을 다했다. 4차전 역시 잠실구장에서 12일 오후 2시부터 열린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두산#이원석#준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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