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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의 색깔을 버려라[VNL] [발리볼 비키니]※칼럼을 시작하기 전 이번 ‘발리볼 비키니’는 배구 전문지 ‘더 스파이크’ 7월호 기사 ‘한국만의 색깔을 찾아라[VNL]’와 전혀 무관함을 밝힙니다.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참가한 거의 모든 팀이 엇비슷한 배구를 합니다. 한국만 예외입니다.이런 현실과 무관하게 한국 배구 지도자 사이에서는 ‘아시아 배구 스타일의 정교함을 바탕으로 한 빠르기의 배구’를 한 것인지 아니면 ‘빠르기를 갖춘 높이와 파워를 앞세우는 배구’를 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진심으로 궁금합니다. 두 배구 스타일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는 분이 계시면 제 e메일(kini@donga.com)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확실한 건 한국 배구계에는 이렇게 도대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그리고 이런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스스로도 잘 모릅니다.서브를 보고 리시브라고 하는 사람은 서브가 무엇인지 모를뿐더러 리시브도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니까요.지난번 발리볼 비키니 에 ‘숨은그림찾기’가 하나 들어 있었습니다.눈이 밝은 독자분께서 찾아주실 거라고 믿었는데 역시나 이런 e메일이 도착했습니다.‘이번 기사에 나온 움짤(GIF) 가운데 이선우가 때린 공은 시간차가 아닙니다. 이선우가 네트 쪽으로 뛰어 들어야 시간차입니다.’지난번 칼럼에 넣었던 GIF를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독자님 설명이 맞습니다. 정호영(21·KGC인삼공사)이 상대 블로커를 결제하는 차원에서 트릭 점프를 뛴 건 맞지만 이선우(20·KGC인삼공사)는 그냥 직선으로 달려들어서 공격했습니다.한국배구연맹(KOVO) 공식 기록원(KOVIS)이었다면 이 플레이는 그냥 (한국에서만 쓰는 용어인) ‘퀵오픈’으로 기록했을 확률이 높습니다.그렇다면 2019년 3월 5일 남자부 안산 경기에서 나온 아래 플레이는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이 경기를 중계한 강준형 KBSN 아나운서 콜은 ‘시간차’, 한국배구연맹(KOVO) 공식 기록원(KOVIS) 판단은 ‘이동’이었습니다.사실 강 아나운서도 먼저 시간차라고 정의한 뒤 삼성화재 손태훈(29)이 움직이면서 공격했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혹시 손태훈 포지션이 ‘센터’라서 시간차가 아니라 이동 공격이 된 건 아닐까요?그럼 아래 GIF에서 삼성화재 ‘레프트’ 송희채(30·현 우리카드)가 같은 해 1월 8일 대전 안방 경기에서 성공한 이 공격은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이번에도 물론 KOVIS 판단은 ‘이동’이었습니다.손태훈은 몰라도 이 송희채가 구사한 이 공격 스타일은 배구 팬들이 흔히 이동 공격이라고 부르는 형태와 아주 다릅니다.보통은 센터가 코트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뛰어간 뒤 한 발로 점프해 스파이크를 날리는 걸 이동 공격이라고 부르니까요.아래 GIF에서 이다현(21·현대건설)이 보여주고 있는 바로 이 스타일 말입니다.아무리 봐도 서로 스타일이 다른데 한국에서는 전부 이동 공격입니다.한국 중계방송에서도 A 속공과 B 속공을 구분하고, 파이프와 소위 ‘라이트 백어택’을 나누지만 KOVO는 그저 △오픈 △속공 △퀵오픈 △시간차 △이동 △후위 등 여섯 가지 형태로만 공격 유형을 기록합니다.그러면서 자연스레 배구 팬들 머리속 공격 유형도 이 분류를 따라갑니다.반면 해외에서는 송희채 케이스는 플레어(flare), 이다현 케이스는 슬라이드(slide)로 구분합니다.어떤 대상을 얼마나 자세히 나누는지는 세상을 보는 우리 인식을 바꿔 놓습니다.위에 나온 쇠고기 분위 분류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미국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1901~1978)에 따르면 한국인은 전 세계에서 쇠고기를 가장 세분하는 민족입니다.그래서 한국인은 배구 전문 팟캐스트 ‘차돌배구 쇼’를 듣는 것과 동시에 ‘차돌박이’도 먹을 수 있습니다.반면 미국에는 양지(brisket)까지만 있을 뿐 양지 가운데 차돌박이에 해당하는 부위를 특정하는 표현은 없습니다.당연히 미국산 쇠고기에도 차돌박이에 해당하는 부위가 있지만 정확하게 똑같은 의미로 쓰는 영어 표현은 없는 겁니다.스위스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1857~1913)는 이에 대해 “대상이 언어에 선행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가 대상에 선행한다”고 표현했습니다.배구 용어도 물론 마찬가지입니다.위에 있는 그림은 미국 여자 배구 대표팀에서 활용하는 공격 종류입니다. 미국배구협회는 이 중 노란색으로 칠한 용어는 외워두고 있어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주문합니다.이렇게 따로 표시한 것만 세어도 13가지로 KOVO 기준보다 두 배 이상 많습니다.그리고 같은 자리에서 시도하는 공격은 ‘템포’ 단위로 이를 구분합니다.예를 들어 코트 왼쪽에서 구사하는 Go - Hut - 4는 뒤로 갈수록 세터가 느리게 공을 띄우는 공격 형태를 뜻합니다.(이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시겠다면 지난번 발리볼 비키니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혹시 오해하실까 봐 말씀드리면 한국에 이런 공격을 구사하는 팀이 전혀 없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그저 적어도 ‘일반적으로’ 이런 식으로 공격을 구분하는 ‘문화’가 한국에는 없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뿐입니다.그러니까 김춘수 시인(1922~2004)이 이야기한 것처럼 ‘하나의 몸짓’이 우리에게 와서 ‘꽃’이 될 수 있도록 ‘이름’을 찾아주자는 뜻입니다.다른 말로 하면 양지가 아니라 차돌박이를 먹자는 뜻입니다.여기서 잠깐 농구 코트 쪽으로 시선을 옮겨 보겠습니다.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 주장 이대성(32·한국가스공사)은 한국 농구계에서 보기 드문 ‘미국 유학파’입니다.미국 하와이 브리검영대로 유학을 다녀왔고 프로 입단 이후에도 미국프로농구(NBA) 하위 리그인 G리그 무대에 도전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대학에 입학하려면 120점 만점인 토플 점수가 60점 이상이어야 했는데 알파벳밖에 모르던 상태에서 반년 만에 82점까지 올린 건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대성은 유튜브 채널 ‘매거진농구인생’에 출연해 “인식의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어떤 분야든지 최대치 가치를 두는 부분이 있잖아요.우리나라 농구 하는 사람들은 속이는 농구가 최고라고 가치를 둬요. 이쪽으로 보고 저쪽으로 패스하고, 내가 오른쪽으로 가는 척하면서 왼쪽으로 가고.제가 미국에서 배운 농구의 최고 레벨은 내가 왼쪽으로만 가는데 왼쪽을 뚫어야 되고, 이 수비자가 내가 슛을 쏘는 걸 아는데 못 막는 거예요.이게 농구의 가장 궁극적인 최고 레벨이에요. 이게 정립이 되어야 슈퍼스타가 나오고 천재가 나와요.(그런데 우리는) 더 밑의 레벨을 최고라고 알고 있어서 위로 못 올라가는 거죠. 그래서 이런 교육적인 시스템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배구는 다른가요? 한국 배구계는 정말 최고 레벨이 배구가 어떤 상태인지 알고 있나요? 그리고 그리로 올라가려고 노력하고 있나요?이대성이 이야기한 것처럼 최고 레벨에 오르려면 인식을 바꿔야 하고 인식을 바꾸려면 용어부터 바꿔야 합니다.소 앞가슴과 배에 붙어 있는 고기를 뭉뚱그려서 ‘양지’라고 부르면 절대 고소하고 쫄깃한 ‘차돌박이’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한국 배구에서 세터가 거의 수평으로 공격수에게 공을 보내는 ‘슛(shoot)’을 보기 힘든 건 ‘퀵오픈’이라는 콩글리시에 이런 시도를 전부 가둬놓기 때문은 아닐까요?또 있습니다. 저도 이 칼럼에서 센터, 레프트, 라이트 같은 표현으로 선수 포지션을 지칭했지만 실제로 각 선수가 이 자리에서만 플레이하는 건 아닙니다.미들 블로커, 아웃사이드 히터, 아포짓처럼 플레이 특성에 따라 포지션을 나누는 게 맞습니다. 또 한국 배구 팬이 흔히 아는 A, B, 백A, 백B 형태로 속공을 나누는 나라도 한국과 (실력과 무관하게 배구가 국기인) 네팔 정도밖에 없습니다.언어가 국내용이면 세계관도 국내용일 수밖에 없습니다.요컨대 지금 한국 배구에 중요한 건 ‘한국만의 색깔’을 찾는 게 아닙니다.한국 배구는 오히려 너무 ‘한국만의 색깔’을 고집하다가 세계 배구와 멀어진 겁니다.세계 배구를 어떻게 수입해서 그 언어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아니면 네팔처럼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가 않어’ 모드로 우리끼리 배구 비슷한 놀이를 하고 노는 수밖에 없습니다.‘아시아 배구 스타일의 정교함을 바탕으로 한 빠르기의 배구’도 ‘빠르기를 갖춘 높이와 파워를 앞세우는 배구’도 모두 한국 배구를 못 바꿉니다.행동을 바꾸는 건 이렇게 거창하고 현란한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용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차돌배구 쇼도 많이 구독해 주시고 (N 포털에서 보고 계신다면) 제 이름 옆에 구독 버튼도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이상 학부에서 언어학 전공했다고 소쉬르 이름까지 들먹이며 잘난 척해 본 ‘발리볼 비키니’였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28 11:32
VNL, 한국은 어쩌다? (ಠ_ಠ) 일본은 어떻게? (❛ ᴗ ❛) [발리볼 비키니]문1. 배구에서 속공을 책임지는 포지션은 어디일까요?이 질문에 “이 기자 X 지가 지 입으로 ‘배알못’이라더니 그것도 모르냐? 당연히 센터지!”라고 답하신 분이 적지 않을 겁니다.네, 맞습니다. (드물게 예외가 있기도 하지만) 속공은 전위에서 센터가 구사하는 공격 기술입니다.프로배구 V리그 역사상 여자부 경기에서 가장 속공을 많이 시도한 세 명은 정대영(41·한국도로공사), 양효진(33·현대건설), 김세영(41·은퇴)으로 전부 센터입니다.문2. 그러면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경기 장면을 담은 아래 GIF에서 일본 대표팀이 선보이고 있는 공격 기술은 뭐라고 부를까요?이번에는 ‘파이프’라고 답하신 분이 적지 않을 겁니다.다만 해외에서는 이런 공격법을 BIC(Back Row Quick)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후위 속공’인 셈입니다.그리고 이 장면에서 BIC을 날린 건 ‘레프트’ 고가 사리나(古賀紗理那·26·NEC)였습니다.(일본어 표기법에 따르면 東京가 ‘토쿄’가 아니라 ‘도쿄’인 것처럼 古賀도 ‘코가’가 아니라 ‘고가’입니다.) 따라서 ‘속공은 전위에서 센터가 구사하는 것’이라는 통념은 현대 배구에서는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그러면 파이프와 BIC을 나누는 기준은 뭘까요?미국배구협회는 “공이 세터 손을 떠나는 순간 공격수가 ‘세 번째 걸음’을 내딛는 경우”를 BIC이라고 부릅니다.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요? 미국배구협회는 공격수가 네 번째 걸음에 도약한다고 전제합니다.따라서 공격수 점프 바로 직전에 세터가 공격수에게 공을 띄우는 공격 유형을 BIC이라고 정의한 겁니다.파이프는 ‘첫 걸음’이 기준입니다. 공격수가 세 걸음을 더 걸어야 하기 때문에 세터가 상대적으로 공을 더 높고 또 느리게 띄워야 타이밍을 맞출 수 있습니다.이 기준에 따르면 위 장면에서 박정아(29·한국도로공사)는 BIC이 아니라 파이프 공격을 시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박정아는 세터 염혜선(31·KGC인삼공사)이 공을 띄운 다음에야 ‘따-다닥’ 네트를 향해 뛰어 갔으니까요.또 파이프는 아니지만 김희진(31·IBK기업은행)도 리베로 한다혜(27·GS칼텍스)가 공을 띄우는 걸 지켜본 다음 점프에 들어갔습니다.반면 도미니카공화국은 2단 연결 상황에서도 ‘따닥’ 타이밍에 바로 스파이크를 날렸습니다.이렇게 세터와 공격수가 박자를 맞춘다는 걸 이해하면 ‘낮고 빠른 공격’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가 쉽습니다.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선수를 경기에 내보내는 게 낮고 빠른 공격을 추구하는 게 아닙니다.(한국에서만 쓰는 표현이지만) ‘퀵오픈’을 세팅할 때는 ‘하이볼’이라고 부르는 ‘오픈’보다 공이 낮고 빠르게 날아갑니다. 이런 공을 정확한 타이밍에 때리려면 공격수도 미리미리 움직여야 합니다.그러면 자연스레 전체적인 경기 템포도 빨라지게 됩니다.위에 있는 장면을 보면 일본은 2단 연결 상황에서도 미리 공격을 준비하는 게 눈에 띕니다.물론 V리그에서 속공이 늘 통하지는 않는 것처럼 낮고 빠른 공격이 무조건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야구에서 좋은 투수는 변화구도 잘 던지는 것처럼 배구에서도 ‘체인지 오브 페이스’가 없으면 상대 블로커를 속일 수가 없습니다.‘스피드 배구’라는 (콩글리시) 표현이 실제로 강조하는 건 속도가 아니라 조직력에 가깝습니다.단, 이번 한국 대표팀처럼 낮고 빠른 공격을 못해도 너무 못하는 건 확실히 문제입니다.‘가만히 서 있기 바빠써’ 이런 공격을 못하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그러니 공격 속도가 느린 것뿐 아니라 조직력이라는 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다시 GIF를 하나 더 보겠습니다.이 장면에서는 ①박정아가 상대 서브를 ‘예쁘게’ 받아낸 뒤 ② 정호영(21·KGC인삼공사)의 도움을 받아 ③이선우(20·KGC인삼공사)가 스파이크를 날렸습니다.문제는 상대 팀 블로커와 수비진 모두 이 패턴을 꿰뚫고 있었다는 점입니다.아무리 봐도 전위 레프트에 자리한 이선우 말고는 공격을 시도할 것 같은 선수가 보이지 않았거든요. 리시브를 마친 박정아는 수비 모드를 유지했고 정호영은 너무 열심히(?) 트릭 점프를 뛰었습니다. 코트 오른쪽은 상대팀에게 아예 ‘버려도 되는’ 공간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이 장면은 한국 배구 현실 한 가지를 더 보여줍니다.서브 리시브에 신경을 써도 너무 쓴다는 점입니다.그래서 리베로는 물론 레프트 역시 서브 리시브를 마치고 나면 ‘내 일은 다했다’는 듯 한 박자 쉬어 갑니다.상대 블로커와 ‘가위바위보’를 할 때 한 수 접고 들어가는 셈입니다.그런 이유로 한국은 이번 대회서 서브 리시흐 효율 4위(41.3%)에 자리하고도 공격 효율은 압도적인 최하위(0.134)를 기록하고 있습니다.물론 한국이 ‘그나마’ 서브 리시브에서 상위권에 자리할 수 있던 건 ‘서브 리시브 타령’ 때문입니다.V리그는 경기에서 패한 감독이 ‘서브 리시브가 흔들려서 졌다’고 이야기하는 게 고정 레페토리인 리그입니다.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전에 실패한 장수는 용서할 수 있어도 보급에 실패한 장수는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이 배구 코트로 넘어오면 ‘공격에 실패한 선수는 용서할 수 있어도 서브 리시브에 실패한 선수는 용서할 수 없다’로 바뀝니다.당장 박정아부터 ‘서브 리시브가 왜 그 모양이냐’며 먹은 욕 때문에 수명이 몇 년은 더 늘었을 겁니다.한국에서 서브 리시브를 강조하는 건 일단 상대 서브를 잘 받아야 소위 ‘패턴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그리고 다양한 공격을 전개해야 공격 효율을 끌어올려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그런데 위에 있는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서브 리시브를 잘한다고 곧바로 공격도 잘하게 되는 건 아닙니다.만약 서브 리시브와 공격이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면 그래프가 이렇게 어지럽게 나타나지 않고 옆으로 곧게 뻗었을 겁니다.이렇게 서브 리시브에만 신경을 쓰면서 한국은 정말 중요한 두 가지를 놓칩니다. 바로 공격과 수비입니다.한국은 공격도 수비도 정말 ‘더럽게’ 못하는 팀입니다.이 그래프에서 수비 성공률은 그냥 상대팀 공격 성공률을 1(=100%)에서 뺀 겁니다.이번 VNL에서 공격 성공률이 36%가 되지 않는 팀도 한국뿐이고 수비 성공률이 56%가 되지 않는 팀도 한국뿐입니다.이런 팀이 상대를 꺾을 수 있다면 그게 더 신기한 일일 겁니다.이 그래프를 조금 더 자세히 보시면 일본은 수비를 정말 잘하는 팀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디그 숫자를 통해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일본은 이번 대회서 28세트를 치르는 동안 디그 558개를 기록했습니다.세트당 상대 득점을 거의 20번씩 막아낸 셈입니다.2위 폴란드는 일본보다 세 세트를 더 뛰었지만 디그는 78.3%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한국은… (여러분 정신 건강을 생각해 간단한 산수 계산은 생략합니다.)일본은 이렇게 디그에 성공한 다음 이런 2단 연결 능력까지 선보입니다.위에서부터 그래프를 꼼꼼히 보신 분이라면 일본이 서브 리시브도 정말 잘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셨을 줄로 믿습니다.그리고 계속 말씀드리고 있는 것처럼 코트 위에서 정말 분주하게 움직이고 또 움직인다는 것도 눈치채셨을 겁니다.발리볼TV 중계를 보면 일본 팀 플레이를 설명할 때 “모두가 움직인다”, “완전 비디오 게임 같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이를 통해 일본은 작은 키로도 세계 무대에서 살아 남는 법을 증명하고 있습니다.리베로를 제외한 일본 대표팀 중간(median) 키는 177cm로 이번 대회 참가국 가운데 가장 작습니다.일본 대표팀 주장 고가는 키 180cm로 한국 대표팀 평균 키(181.2cm)보다 작지만 총 173점으로 이 대회 득점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2주차 일정을 진행 중인 남자부 쪽도 비슷합니다. 남자부 득점 2위(93점)는 일본 대표팀 라이트 니시다 유지(西田有志·22·JTEKT)로 키가 187cm밖에 되지 않습니다.한국은 이것도 거꾸로입니다. 한국 배구는 늘 ‘장신의 유망주’에만 목말라 합니다.배구 선수가 키가 큰 건 물론 장점이지만 그렇다고 한국이 정말 이란처럼 평균 키 201.3cm인 대표팀을 꾸릴 수 있나요?이번 VNL에서 평균 키 190.9cm였던 일본 대표팀은 10cm도 더 큰 이란을 상대로 3-0(25-19, 25-14, 25-20) 완승을 거뒀습니다.참고로 이란에서는 리베로를 제외하고 가장 키가 작은 모르테자 샤리피(23)가 193cm입니다.앞에서 여러 그래프를 통해 확인한 것처럼 한국 여자 배구는 세계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특히 일본 배구로부터는 저만치 떨어져 있습니다.일본 여자 배구가 이렇게 변신에 성공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2020 도쿄 올림픽 한일전 때문이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이 경기에서 일본은 한국에 2-3(19-25, 25-19, 22-25, 25-15, 14-16)으로 패했습니다.고가는 당시 케냐와 맞붙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지만 사실상 8강행 티켓이 걸려있던 한일전 때는 코트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팀 내 최다인 27점을 올렸지만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습니다.고가는 VNL 참가 전 일본 TBS 방송과 인터뷰하면서 “한국을 상대로 필사적으로 뛰었는데 경기 내내 ‘팀이 하나가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올림픽 후 대표팀 은퇴를 고민했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그러면서 “이번에 고민 끝에 주장을 맡으면서 한국 주장 김연경(34·흥국생명)처럼 앞장 서서 이끄는 선수가 되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그 결과 일본은 도쿄 올림픽 때와 전혀 다른 팀이 됐습니다.3주차 때부터는 패배를 경험할 수도 있지만 일본이 아시아 배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심지어 이번 일본 대표팀 중간(median) 나이는 24.5세로 ‘성장통’을 앓는다는 한국(25.5세)보다 어립니다.이번 대회 대표팀 가운데 한국보다 중간 나이가 많은 나라는 태국, 이탈리아, 불가리아, 미국뿐입니다.한국이 정말 다시 ‘옛 영광’을 되찾고 싶다면 선수뿐 아니라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냉정하게 말해 한국이 도쿄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쓸 수 있던 건 V리그 외국인 선수 자리를 김연경이 채웠기 때문입니다.세계적인 공격수 김연경 덕분에 세계적 변화에 저항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정말 한계에 다다랐습니다.속도만 보지 말고 선수들 동선, 세트 방향과 높낮이까지 공간을 3차원으로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그래야 현대 배구에서 이야기하는 조직력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도 점점 이런 배구를 따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2주차 마지막 경기였던 튀르키예(옛 터키)전에서는 움직임이 좋아진 모습이 드물지 않게 눈에 띄었습니다.한국도 할 수 있겠죠? 아무리 그래도 명색이 김연경 배출국인데 8전 전패는 너무 창피하잖아요?이상 [스토리 발리볼] 복귀에 맞춰 돌아온 [발리볼 비키니]였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24 11:30
오타니 8타점에도 팀은 한점차 패배“일단 쓰레기를 열심히 주워야겠습니다.” 프로야구 통산 타율 1위 이정후(24·키움)는 “올해는 안타가 될 타구가 수비 시프트에 걸리는 불운한 일이 유독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쓰레기를 주워서 행운을 불러온다는 생각은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사진)가 원조다. 오타니는 고교 시절 ‘목표달성표’를 작성하면서 ‘운(運)’ 항목에 독서, 인사 잘하기 등과 함께 ‘쓰레기 줍기’를 써넣었다. 실제로 경기장에 떨어진 쓰레기를 부지런히 줍기로 유명한 오타니는 “쓰레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무심코 버린 행운을 줍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니가 열심히 쓰레기를 주워도 에인절스에 승운을 가져다주기에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오타니는 22일 안방경기에서 8타점을 올렸지만 팀은 캔자스시티에 11-12로 패했다. 8타점은 일본인 타자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남긴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이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5타점이 오타니의 한 경기 최다 기록이었다. 오타니는 이날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3안타(2홈런)를 남겼다. 1회말 첫 타석부터 중전안타를 친 오타니는 1-6으로 끌려가던 6회말 3점 홈런으로 첫 타점을 올렸다. 5-7로 뒤진 7회말에는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추가했고 7-10으로 패색이 짙던 9회말에는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어 승부치기로 진행한 연장 11회말에도 1사 1, 3루 상황에서 11-12로 쫓아가는 희생플라이를 날렸지만 경기 결과까지 바꾸지는 못했다. 에인절스는 이날 패배로 33승 38패(승률 0.465)가 됐다. 오타니는 “마지막 타석은 희생플라이가 아니라 안타를 쳤어야 했는데 홈런 욕심이 너무 앞섰다”고 말한 뒤 더그아웃 앞에 떨어져 있던 종이 조각을 주웠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23 03:00
식빵언니 돌아왔다…김연경, 여자배구 흥국생명 복귀‘배구 여제’ 김연경(34·사진)이 다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는다. 그러나 2023∼2024시즌에도 핑크빛 유니폼을 입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1년 총액 7억 원(연봉 4억5000만 원, 옵션 2억5000만 원)에 계약했다고 21일 발표했다. 7억 원은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라 여자부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고 금액이다. 김연경은 해외 리그에서는 이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이 있지만 국내로 복귀할 때는 무조건 흥국생명과 계약해야 하는 신분이었다. 계약 과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김연경이 해외 팀에서도 오퍼를 받았지만 친정팀 흥국생명으로부터 ‘돌아와 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4월에 미국으로 개인 훈련을 떠나기 전부터 계약 논의가 오갔다”면서 “단, 흥국생명에서 이동국 단장이 물러나고 (올해 2월 물러났던) 김여일 단장이 다시 돌아오면서 협상 진행 속도가 좀 늦어졌다. 그러다 20일 밤 첫 만남에 바로 도장을 찍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마냥 훈훈한 것만은 아니다. 배구계 다른 인사는 “김연경은 어차피 국내에서는 몸값이 7억 원으로 고정된 선수다. 김연경이 흥국생명에서 계속 뛰겠다는 의사가 확고했다면 다년 계약을 맺었을 것”이라면서 “시즌 종료 후 국내에서도 FA 자격을 얻으면 다른 팀으로 옮길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1년 계약을 맺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풀이했다. 더 먼 미래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김연경이 2022∼2023시즌 흥국생명 선수라는 건 확실하다. 4월 1일부터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권순찬 감독은 “우리 팀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김연경이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흥국생명 2년차 레프트 정윤주(19)도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 옆에서 많이 보고 배우겠다”고 말했다. 팬들 사이에서도 “김연경은 프로배구 흥행을 위해 돌아온 애국자”라는 이야기가 들렸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여자부 7개 팀 중 6위에 그쳤지만 김연경이 돌아오면서 단숨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터키 리그 등에서 뛰던 김연경은 2020∼2021시즌을 앞두고 11년 만에 흥국생명으로 복귀했다. 당시 흥국생명은 이재영(레프트·26), 다영(세터) 쌍둥이 자매와 김연경이 함께 뛰면서 ‘흥벤져스’(흥국생명+어벤져스)를 구축했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결말이 좋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 전력이 드러나기 전까지 17승 4패로 선두를 달렸지만 이후 2승 7패로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GS칼텍스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쌍둥이 자매는 자필 사과문을 남긴 채 시즌 중 코트를 떠났고, 김연경도 시즌 종료 후 중국 팀 광밍과 계약하면서 흥국생명을 떠났다. 두 시즌 만에 핑크빛 흥국생명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 김연경은 구단을 통해 “(2020∼2021시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팬들과 만나기가 어려워 아쉬웠다. 좋은 모습을 직접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대된다”면서 “팀 동료들과 함께 잘 준비해서 팬들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배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별도 입단식 없이 다음 달 초부터 팀 훈련에 참가할 계획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22 03:00
LG 고우석 “하루만 늦게 태어났더라면…”‘고우도리’ 고우석(24·LG·사진)이 딱 하루 차이로 KBO리그 역대 최연소 100세이브 기록을 놓쳤다. 고우석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방문경기에서 LG가 키움에 4-1로 앞서가던 연장 10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고우석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무사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결국 1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막아내면서 팀 승리를 지켜냈다. 고우석은 그러면서 만 23세 10개월 11일에 개인 통산 100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애니콜’ 임창용(46·당시 삼성)이 2000년 4월 14일 대구에서 남긴 역대 최연소 100세이브 기록(만 23세 10개월 10일)보다 하루 늦은 기록이다. 고우석은 이 시즌 18번째 세이브로 구원 부문 단독 선두로도 뛰어올랐다. ‘호랑이 대장’ 양현종(34·KIA)과 ‘사자 왕자’ 원태인(22·삼성)이 선발 맞대결을 벌인 광주 경기에서는 KIA가 삼성에 5-3 승리를 거뒀다. 양현종은 1회초 피렐라(33)에게 3점 홈런을 내줬지만 이후 실점 없이 6이닝을 채우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원태인은 3-0으로 앞선 2회말 수비 때 최형우(39)에게 동점 홈런을 내준 뒤 다음 타자였던 박동원(32)에게 역전 홈런을 맞으면서 결국 패전투수의 멍에를 쓰고 말았다. 잠실에서는 KT가 두산을 4-2로 물리쳤다. 홈런 선두 KT 박병호(36)는 3-2로 쫓긴 7회말 시즌 19호 홈런을 날리면서 팀 승리를 도왔다. 두산은 1-3으로 끌려가던 4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올 시즌 첫 번째 삼중살을 성공시켰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사직에서는 안방 팀 롯데가 선두 SSG에 2-6으로 재역전패했다. 롯데는 이날 패배로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였던 안방경기 승률이 0.313까지 떨어졌다. 방문경기에서는 승률 0.621로 3위다. 최하위 한화(10위)와 NC(9위)가 맞붙은 창원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한편 한화는 전날 경기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뒤 헬멧을 벗어던진 하주석(28)에 대해 퓨처스리그(2군) 강등 처분을 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20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18 03:00
롯데 지시완 ‘입스’에 성민규 단장 재계약 달렸다?“야구를 한 게 20년은 거뜬히 넘었을 거 아냐? 머리는 한순간 잊는다 해도 몸은 확실히 기억하니까 걱정 마라.”일본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奧田英朗·63)는 2004년작 ‘공중그네’에 이렇게 썼다.그런데 야구 선수에게는 몸이 기억을 잊어버리는 병이 찾아올 때가 있다. 맞다. 은어로 ‘쪼당’이라고도 하는 입스(yips)다.입스는 원래 피아니스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일에서 유래했다.야구에서는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게 되거나 △야수가 가까운 거리로 정확하게 공을 던지지 못하거나 △포수가 투수에게 제대로 공을 던져주지 못할 때 흔히 이 표현을 쓴다.프로야구 롯데 팬들 사이에서 ‘지시완(28)이 입스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물론 이 중 마지막 사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지시완은 지성준이라는 이름을 쓰던 한화 시절에도 입스에 시달린 적이 있다.지시완은 2018년 7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투수가 던지는 공을 잡는 게 힘들었다. 계속 불안해서 공을 잡지 못하니 블로킹도 제대로 못 했다”고 말했다.그리고 “타석에 들어설 때도 ‘수비가 안 되니 방망이로 뭔가 보여 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겨 결과가 안 나왔다”고 덧붙였다.한화 시절에는 포구 입스에 시달렸는데 이번에는 송구에 입스가 찾아온 것이다.송구가 마음대로 안 되는데 도루 저지라고 잘할 리가 없다.지시완은 2014년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통산 도루 저지율이 22.1%였던 선수다.이 역시 좋은 기록이라고 하기 어렵지만 올해는 15.4%로 더 나빠졌다.롯데는 5월 이후 14승 1무 23패(승률 0.378)에 그치면서 2위에서 8위로 미끄러진 상태다.이 기간 팀 평균자책점은 4.56으로 한화(6.22) 다음으로 나쁘다.이런 상황에서 마인홀드 투수 코치(36)가 개인 사정으로 팀을 떠나기로 했다.주전 포수 지시완마저 흔들린다면 반전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올해로 계약이 끝나는 성민규 단장(40)에게도 지시완의 성공이 필요하다.성 단장이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선수 가운데 지시완이 보기 드문 성공 사례이기 때문이다.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통계 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지시완은 롯데 이적 이후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 1.53을 기록 중이다.성 단장이 여섯 차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1군 선수 8명 가운데 누적 WAR가 1을 넘는 건 지시완이 유일하다.전체 트레이드 결과를 봐도 롯데에서 나간 선수는 WAR 합계 5.16을 기록한 반면 들어온 선수는 0.97이 전부다.롯데를 떠나 KT에서 백업 포수로 확실히 자리를 굳힌 김준태(28)의 올 시즌 현재 WAR가 1.04다.롯데가 살려면 그리고 성 단장이 내년 이후에도 롯데 살림살이를 맡으려면 일단 지시완이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17 13:24
백신 거부 조코비치, US오픈 출전도 거부 당해“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을 따르겠다. 예외 케이스를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16일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루이스 셔 미국테니스협회 회장은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세계랭킹 3위·사진)의 US오픈 테니스 대회 참가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에 따라 US오픈 정상을 3번 차지한 조코비치가 8월 29일 뉴욕에서 막을 올리는 올해 대회에 참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됐다. CD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코비치는 올해 1월 호주오픈 참가를 위해 멜버른 공항에 도착했지만 호주테니스협회에서 발급받은 ‘백신 접종 면제 허가서’ 효력을 인정받지 못해 끝내 입국을 거부당했다. 그러면서 대회 4연패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당시 21회) 우승 달성 기회를 모두 놓쳤다. 그래도 조코비치는 “억지로 백신을 맞아야 한다면 차라리 우승 트로피를 포기하겠다”며 백신 접종 반대 의사를 꺾지 않았다. 이후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면서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에 정상 참가했고, 27일 영국 런던에서 개막하는 윔블던 참가도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서양을 건너려면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17 03:00
1년 쉰 세리나, 윔블던으로 돌아온다‘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사진)가 코트로 돌아온다. 윌리엄스는 15일 흰 운동화를 신은 채 잔디를 밟고 있는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띄우면서 “SW와 SW2019, 거기서 만나자(it’s a date)”라고 썼다. SW는 자신의 이름 이니셜이고 SW2019는 영국 런던 서남쪽에 자리한 윔블던 우편 번호다. 윔블던은 잔디 코트 시즌을 마무리하는 메이저 대회고, 이 대회 참가 선수는 흰색 옷을 입고 흰색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윔블던 1회전 도중 발목 부상으로 기권을 선언한 뒤 1년 동안 코트를 떠나 있던 상태였다. 그 사이 세계랭킹이 1208위까지 떨어졌지만 와일드카드(초청 선수)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윌리엄스가 27일 막을 올리는 올해 윔블던에서 우승하면 통산 24승으로 마거릿 코트(80·호주)와 함께 메이저 대회 단식 역대 최다 우승자로 이름을 올린다. 윔블던에서 7번 우승한 윌리엄스는 딸 올림피아를 임신한 상태로 2017년 1월 호주 오픈 정상을 밟은 뒤로는 아직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지 못했다. 한편 미국테니스협회는 이날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도 8월 29일 개막하는 올해 US 오픈에 참가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올잉글랜드클럽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이에 동조한 벨라루스 출신 선수는 윔블던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16 03:00
2022 KWBL 휠체어농구리그 17일 개막…93일간 열전 돌입2022 한국 휠체어농구리그가 93일간의 정규리그 일정에 돌입한다.한국휠체어농구연맹(KWBL)은 17일 오후 2시 15분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리는 지난 시즌 챔피언 코웨이(옛 서울시청)와 제주삼다수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올 시즌 일정을 진행한다고 15일 발표했다.올 리그에는 고양홀트 대구시청 무궁화전자 제주삼다수 춘천시장애인체육회 코웨이 등 6개 팀이 참가하며 9월 18일까지 3라운드에 걸쳐 정규리그 총 45경기를 치른다.정규리그 경기는 △제주 한라체육관 △수원 칠보체육관 △고양 홀트종합체육관 △대구 시민체육관 △춘천 호반체육관 등을 순회해 열리며 12월 2일부터는 포스트시즌을 진행한다.정규리그 2, 3위 팀이 12월 2일부터 4일까지 제주 구좌체육관에서 플레이오프(3전 2승제)를 치른 뒤 플레이오프 승자와 정규리그 1위 팀이 12월 8일부터 11일까지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전(3전 2승제)을 치르는 방식이다.KWBL은 제주삼다수, 춘천시장애인체육회 그리고 디펜딩 챔피언 코웨이가 삼파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올해 개막전은 KBS1을 통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생중계 된다. 한편 KWBL은 휠체어농구 저변 확대 차원에서 고양파이브휠스, 대전광역시, 울산광역시, 춘천스마일 등 4개 휠체어농구단이 출전해 6경기를 치른는 2부 리그 일정도 대회 기간에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15 17:31
올스타 투표 깜짝선두 김태군, KIA 팬의 힘?선거 과정에서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투표자는 당선이 유력한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일이 많다. 이를 ‘밴드왜건 효과’라고 부른다. 선수 생활 내내 주전보다 ‘백업’이 익숙했던 삼성 포수 김태군(33·사진)이 프로야구 올스타 투표에서 중간 집계 선두를 달리는 것도 이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3일 공개한 2022 프로야구 올스타전 팬 투표 1차 중간 집계 결과를 보면 김태군은 총 33만4057표를 받아 KIA 양현종(32만8486표), 삼성 피렐라(32만5587표) 등을 제치고 최다 득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투표에서는 전체 1494만 표 가운데 가장 많은 332만 표(22.2%)가 KIA 선수를 향했다. 키움 한화 KIA LG NC 선수를 대상으로 한 ‘나눔 올스타’ 투표에서는 전체 12개 포지션 가운데 11개 포지션이 KIA 선수 차지였다. 외야수 한 자리만 키움 이정후에게 돌아갔을 뿐이다. KIA 선수에게 표를 던지려고 투표에 참여한 팬들은 두산 롯데 삼성 KT SSG 선수가 대상인 ‘드림 올스타’ 선수도 뽑아야 한다. 드림 올스타 쪽에서는 삼성 팬이 12개 포지션 가운데 9개 포지션을 1등으로 만든 상태였다. 그러니 올스타 투표에 가장 많이 참가한 KIA 팬이 드림 올스타 쪽에서는 삼성 선수에게 표를 던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여기에 드림 올스타 포수 부문은 타율만 봐도 김태군(0.340)이 KT 장성우(0.257), 두산 박세혁(0.222), 롯데 지시완(0.213), SSG 이재원(0.196)에게 앞선다. 상대적으로 경쟁자가 약하다 보니 김태군 쪽으로 밴드왜건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났던 것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15 03:00
범타처리 꼴찌인데… ‘수베로 시프트’ 수군수군한화와 SSG가 맞붙은 11일 프로야구 문학 경기. 4회말 SSG 선두 타자로 나온 전의산(22)이 3루 쪽으로 굴러가는 시속 57km짜리 땅볼 타구를 때렸다. 평소 같았으면 충분히 아웃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공이었다. 그러나 2루와 3루 사이가 비어 있던 덕에 전의산은 2루까지 뛰어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한화 수베로 감독(사진)이 내야수 전원을 2루 오른쪽에 배치하는 수비 시프트 작전을 구사했던 것이다. 이날이 데뷔 후 네 번째 1군 경기 출장이었던 전의산은 “데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수비 시프트가 나와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베로 감독은 “시프트를 걸 때는 선수 이름이 아니라 타구 분포도를 본다”면서 “퓨처스리그(2군) 기록을 참고해 시프트를 구사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타구 분포도가 수베로 감독 생각처럼 잘 맞지 않는다는 데 있다. 수비 시프트 작전을 구사하는 건 상대 타자가 ‘홈런이 아닌 페어 타구’(인플레이 타구)를 쳤을 때 이를 최대한 아웃 카운트로 연결하겠다는 의도다. 그런데 인플레이 타구 가운데 몇 %를 아웃으로 연결했는지 알려주는 ‘범타 처리율(DER·Defensive Efficiency Ratio)’을 보면 한화는 13일 현재 0.663으로 롯데와 함께 공동 최하위다. 야구는 아웃 카운트를 ‘창의적으로’ 빼앗는 팀이 아니라 ‘많이’ 빼앗는 팀이 이기는 경기다. 수베로 감독은 “수비 시프트에는 수치 이상의 의미가 있다”면서 “2루타나 3루타 등 장타를 충분히 칠 수 있는 선수들도 (빈자리가 있는 곳으로 공을 보내려고) 스윙을 바꾼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현재 한화가 허용한 2루타와 3루타는 경기당 평균 2.21개(총 135개)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다. 아웃은 제일 적게 잡고 장타는 가장 많이 허용하다 보니 자연스레 경기당 평균 실점(5.62점)도 리그 최다다. 이 부문 2위 두산(4.71점)과 비교해도 경기당 0.9점 넘게 차이가 난다. 실점이 많으니 성적도 좋을 리가 없다. 지난주 1승 5패에 그친 한화는 NC와 자리를 바꾸면서 최하위(10위)로 내려앉았다. 한화가 올해도 10위에 그치면 창단 후 9번째 최하위 기록을 남긴다. 현재까지 프로야구에서 최하위를 9번 기록한 건 롯데 한 팀뿐이다. 한 해설위원은 “감독은 작전이 실패해도 ‘나는 좋은 작전을 지시했다. 선수들이 따르지 못한 것뿐’이라고 스스로 위안할 때가 있다. 수베로 감독이 수비 시프트 효과를 과대평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14 03:00
3000억원 마다한 에런 저지, 5000억 얘기까지뉴욕 양키스는 에런 저지(30)에게 도대체 얼마를 줘야 할까. 저지는 양키스가 시카고 컵스를 8-0으로 꺾은 12일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서 홈런 2개를 치면서 시즌 홈런 수를 24개로 늘렸다. 이날 승리로 양키스는 시즌 59경기에서 43승 16패(승률 0.729)를 기록하며 MLB 전체 승률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양키스 구단 역사에서 60경기를 치르기 전 시즌 24호 홈런을 날린 건 베이브 루스(1895∼1948), 미키 맨틀(1931∼1995) 같은 ‘전설’에 이어 저지가 세 번째다. OPS(출루율+장타력)도 1.079로 MLB 전체 1위인 저지는 홈런 공동 2위 그룹에 7개 차이로 앞서면서 한 시즌 66홈런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 페이스대로면 저지는 1961년 61홈런을 친 팀 선배 로저 메리스(1934∼1985)에 이어 61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로 60홈런을 넘긴 아메리칸리그(AL) 타자가 된다. 내셔널리그(NL)까지 포함해도 배리 본즈(58)가 73개, 새미 소사(54)가 63개를 친 2001년 이후 20년 동안 6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없다. 저지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양키스는 지난 스토브 리그 때 저지에게 30세 이상 선수로는 역대 6위에 해당하는 2억3300만 달러(약 2982억 원)에 8년 연장 계약을 맺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저지는 “최소 3억 달러(약 3840억 원)는 받아야겠다. 시즌이 끝나고 다시 이야기하자”며 거절했다. 저지는 큰 체격(키 210cm, 몸무게 128kg) 때문에 부상이 잦다. 2017년 만장일치로 AL 신인상을 수상했지만 2018∼2020년 3년 연속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었다. 지난해 633타석을 소화하고도 내구성에 대한 물음표를 떼지 못했던 이유다. 이 때문에 ‘언제 다칠지 모르는 선수가 굴러들어 온 호박을 발로 찼다’는 얘기도 들렸다. 그러나 올 시즌 개막 후 저지가 부상 우려를 지워버리면서 ‘3억5000만 달러는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일단 “시즌 도중에는 저지와 계약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존 헤이먼 뉴욕포스트 칼럼니스트는 “캐시먼 단장이 (항복하겠다는 뜻으로) 수건을 던질 때가 됐다”면서 “양키스는 하루빨리 저지를 MLB 최고 몸값 야수로 만들어 주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저지는 3억 달러에만 계약해도 MLB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계약을 따낸 30대 선수가 된다. 지금까지는 2008년 당시 33세이던 알렉스 로드리게스(47)가 양키스와 2억7500만 달러에 10년 연장 계약한 게 최대 규모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13 03:00
[광화문에서/황규인]‘선수 학생’이 아니라 ‘학생 선수’다사회인 농구에 한창 빠져 있던 때 일이다.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한 선수 출신 후배가 휴가 중인 현역 육군 소위와 함께 나왔다. “학창시절 내내 농구만 한 녀석이 어떻게 장교 친구도 있냐?”는 물음에 고교 졸업 후 생수 배달 일을 하던 후배는 ‘농구로 대학까지 간 친구’라고 소개했다. 농구 선수가 장교가 된 사연은 이랬다. “중3 여름방학 때 ‘나는 농구로는 성공 못 하겠구나’ 하는 느낌이 찾아왔습니다. 운동을 그만두고 싶었는데 아무리 ‘통밥’을 굴려 봐도 공부보다는 농구 쪽으로 대학에 가기가 수월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농구부에 남았습니다. 결국 운 좋게 ‘깍두기’로 (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간 뒤 소집 첫날 ‘그만두겠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길로 학군장교(ROTC)에 지원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공부는 손을 놓은 지 너무 오래라 다른 길을 찾은 거죠.” 이날 저녁이 다시 생각난 건 탁구 유망주 신유빈(18·대한항공), 아니 정확하게는 아버지 신수현 GNS 매니지먼트 대표 때문이었다. 신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신유빈이 중학교 졸업 후 고교 진학 대신 실업팀 입단을 선택한 사정을 이야기하다 “유빈이가 ‘출석 인정 결석 허용 일수’ 제한 때문에 도저히 정상적으로 선수 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교육부 지침에 따라 2019년 이후 대회 또는 연습 참가 때문에 학교를 빠진 경우 초등학생은 10일, 중학생은 15일, 고등학생은 20일까지만 출석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나머지 기간에는 다른 학생과 똑같이 학교생활을 하는 게 원칙이다. 신 대표는 “유빈이는 탁구에 인생을 걸었는데 그러려면 학교생활은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알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알려드리겠다. 신유빈 같은 ‘1등’이 아니라 고1 때부터 키 성장이 멈추는 바람에 오라는 대학 팀이 없던 후배나 운동에서 이미 마음이 떠났는데도 계속 운동부에 남아 있어야 했던 육군 소위 같은 ‘보통들’을 위한 정책이다. 신유빈은 평생 ‘너는 뭐 하느라 고교 졸업장도 못 땄느냐’는 핀잔을 들어야 할 일이 없다. 반면 세상에는 ‘운동도 못 하고 배운 것도 없는 ×’이라는 수군거림에 시달리며 사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대한체육회 ‘은퇴 운동선수 실태 조사’ 최신판(2019년)에 따르면 운동선수는 평균 23세에 은퇴하며, 41.9%가 은퇴 후 무직 상태다. 취업에 성공해도 46.8%는 한 달에 200만 원을 못 번다. 현실이 이런데도 “학생 선수에게는 운동도 공부”라며 운동부원은 학교생활을 소홀히 하는 게 당연한 권리인 것처럼 주장하는 어른도 적지 않다. 프로야구 팀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뒤 서울대 정시모집에 합격한 신일고 야구부 출신 박건우 씨(20)는 “공부와 야구를 병행한 게 아니라 학교생활과 야구를 병행했을 뿐이다. (야구부가 아닌) 다른 친구들과 사귀다 보니 공부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고 말했다. 맞다. 학교 운동부원은 ‘선수 학생’이 아니라 ‘학생 선수’다. 선수보다 학생이 먼저다. 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2022-06-11 03:00
NFL 덴버 브롱코스 팔렸다… 북미 스포츠 최고액 5조8371억원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팀 덴버 브롱코스가 북미 프로 스포츠 역사상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팀이 됐다. 공교롭게도 세계 최대 유통 업체 ‘월마트’가 이 최고액과 가장 관련이 깊은 회사다. 덴버 구단은 “46억5000만 달러(약 5조8371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팀 소유권을 롭 월턴 전 월마트 회장(78)을 비롯한 월턴앤드페너 가문에 넘기기로 했다”고 8일 발표했다. 이전까지는 2년 전 스티브 코언 SAC캐피털어드바이저스 회장(66) 등이 메이저리그 팀 뉴욕 메츠를 인수할 때 쓴 24억 달러(약 3조168억 원)가 최고 기록이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세계 19번째 부자(총 자산 약 82조 원)로 꼽은 월턴 전 회장은 딸 캐리 씨(52)와 사위 그레그 페너 현 월마트 회장(53) 부부 그리고 멜로디 홉슨 스타벅스 이사회 의장(53)과 함께 덴버 구단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였다. 덴버 구단은 원래 볼런 가문 소유였다. 1984년 7000만 달러(약 880억 원)에 처음 이 팀을 인수한 팻 볼런 구단주(1944∼2019)는 1960년 창단 이후 한 번도 슈퍼볼 우승이 없던 덴버를 1997년, 1998년, 2015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정상으로 이끌면서 NFL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볼런 구단주는 세상을 떠나면서 조 엘리스 사장(65)에게 ‘내가 죽거든 3년간 구단주 대행을 지낸 뒤 자식 7명 가운데 후계자를 결정해 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그러나 상속 과정에서 형제자매 간에 싸움이 끊이지 않으면서 결국 구단 소유권을 매각하기로 했다. 덴버를 제외한 NFL 31개 팀 구단주 가운데 4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볼런 가문은 38년 만에 구단 소유권을 넘기게 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09 03:00
한 세트도 따지 못했다… 여자배구 16개국 최하위“이게 V리그 현실이다.” 국내 프로배구 V리그의 한 감독은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주 차 일정을 최하위(16위)로 마친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 경기력을 두고 이렇게 평했다. 일본, 독일, 폴란드에 연달아 0-3으로 완패한 한국은 이전까지 15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던 캐나다를 상대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결과는 역시 0-3이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16개국 중 1주 차에 단 한 세트도 따지 못한 건 한국뿐이다. 아시아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 팀 성적이 더욱 아쉽다. 일본은 4전 전승(승점 11)으로 선두에 올랐고 중국이 3승 1패(승점 10)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그동안 한 수 아래로 평가했던 태국도 3승 1패(승점 8)로 7위다. FIVB 랭킹 2위 중국에 2-3 패배를 안긴 팀이 바로 태국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서브 리시브 효율 5위(51.3%)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대회 때 12위(21.9%)보다 좋아졌다. 그러나 공격 효율은 0.089로 최하위다. 지난해에는 그래도 14위(0.223)였다. V리그 현실을 지적한 감독은 “세계 배구는 이미 리시브를 공격 준비 과정으로 본다. 세터 머리 위로 무조건 정확하게 공을 띄우는 것보다 서브를 받고 나서 어떤 공격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 염두에 두고 리시브에 임한다는 뜻”이라며 “한국은 리시브를 한 선수가 ‘내 할 일은 다 했다’는 듯 수비 대형을 취한다. 그러니 공수 전환이 잘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구 여제’ 김연경(34·레프트)은 물론이고 김수지(35), 양효진(33·이상 센터)이 동시에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으니 시행착오를 겪는 건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그래도 세터 염혜선(31)과 공격수 사이에 호흡이 이 정도까지 맞지 않는 건 준비 부족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한국 대표팀 감독은 소속팀 바키프방크(터키) 일정 때문에 출국 사흘 전인 지난달 24일에야 한국에 들어왔다. 17일 한국은 역시 4전 전패를 기록한 도미니카공화국과 2주 차 첫 경기를 치른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08 03:00
점프 리듬 흔들려도 흔들림 없는 ‘2m30’1993년 10월 14일 이진택(50)의 점프 이전엔 한국 높이뛰기 선수 누구도 2m30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스마일 점퍼’ 우상혁(26·상무·사진)은 이제 점프의 리듬이 흔들려도 2m30은 넘는다. 우상혁은 3일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열린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대학·일반부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0을 넘어 우승했다. 2위 윤승현(28·울산시청·2m22)과는 8cm, 3위 박순호(22·군산대·2m13)와는 17cm나 차이가 났다. 이로써 우상혁은 이번 시즌 출전한 네 차례 실외 경기에서 모두 바 높이 2m30 이상을 넘었다. 경기장 환경이 조금만 더 좋았다면 우상혁의 이날 기록은 더욱 올라갔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필드에서 높이뛰기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트랙에서는 여자 일반부 5000m 경기가 열렸다. 이 때문에 우상혁은 도약을 위한 첫걸음을 자신이 원할 때 떼지 못하고 트랙 바깥에서 5000m 주자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했다. 경기장을 찾은 육상 꿈나무와 팬들의 박수를 유도하기 위해 양팔을 흔들었다가도 손바닥을 펼쳐 보이며 멈춰 달라고 부탁하는 일이 이어졌다. 3차 시기 만에 2m30을 넘은 우상혁은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위기를 돌파하는 것도 좋은 준비”라며 “모든 게 계획대로 되고 있다. 믿고 응원해 주시면 목표를 달성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혁의 다음 목표는 7월 15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개막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실외)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04 03:00
‘구창모 본색’… 18타자 연속 범타, 7이닝 완벽투1980년대 인기 가수 구창모(68)가 부른 ‘희나리’는 홍콩으로 건너가 ‘기허풍우(幾許風雨)’가 됐다. 영화 ‘영웅본색’에도 들어간 이 리메이크곡 제목은 ‘몇 번의 바람과 비’라는 뜻이다. 프로야구 NC 왼손 투수 구창모(25·사진)도 껍질을 깨고 나오려고 할 때마다 늘 부상이라는 바람과 비에 시달려야 했다. 롯데를 맞아 선발 등판한 3일 창원 안방경기는 부상이 없을 때 구창모의 영웅본색이 어떤 빛인지 증명한 무대였다. 허벅지 부상 탓에 시즌 초반 일정을 건너 뛴 구창모는 이번 시즌 두 번째 경기였던 이날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2회초에 피터스(27)에게 안타를 맞은 뒤로는 18타자를 연속해 범타 처리하기도 했다. 구창모는 그러면서 지난달 28일 복귀전 이후 2경기 연속 승리를 챙겼다. 구창모는 “동료 투수들이 잘 던지고도 승리를 못 챙기는 일이 많은데 내 승운이 동료들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롯데 선발 반즈(27)도 이 승운을 나누고 싶을 것이다. 반즈는 이날 7이닝 3실점으로 세 경기 연속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도 세 경기 연속 패전 투수가 됐다. 잠실에서는 LG가 선발 켈리(33)의 7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워 선두 SSG를 7-1로 물리쳤다. LG는 이날 수원에서 KT에 2-5로 패한 KIA와 공동 3위가 됐고, KT는 롯데를 8위로 끌어내리며 7위로 올라섰다. 대구에서는 5위 삼성이 6위 두산을 8-5로, 대전에서는 9위 한화가 2위 키움을 14-2로 이겼다. KBO “음주운전 3회땐 영구 실격”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음주운전 관련 처벌 규정을 손질했다”고 발표했다. 새 규정에 따라 음주운전으로 형사 처벌을 받은 선수나 리그 관계자는 △면허정지 70경기 출장정지 △면허취소 1년 실격 △음주운전 2회 5년 실격 △음주운전 3회 이상 영구 실격 처분을 받는다. KBO는 “이에 해당하는 경우 상벌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제재하기로 했다”면서 “음주운전 횟수는 관련 규정을 처음 만든 2018년 9월 11일부터 따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04 03:00
에이그…으이그…푸이그, 이제는 갑(甲)이그?‘형이 왜 거기서 나와?’프로야구 키움에서 푸이그(32)를 처음 영입할 때만 해도 이런 이야기 나왔다. 사실 푸이그가 KBO리그로 건너오기 전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남긴 타자는 아니었다.2000년 삼성에서 뛴 프랑코(원하시는 나이를 넣으시오)는 148개, 2014년 SK에서 활약한 스캇(44)은 135개로 푸이그(132개)보다 MLB 통산 홈런도 더 많았다. 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푸이그보다 일반 팬에게 더 유명하지는 않았다.‘에이그, 형이 왜 거기서 나와?’2022년 시즌 개막 후에 한 달이 지났을 때도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푸이그는 올해 4월을 타율 0.233(37위)으로 마쳤다. 홈런 3개(공동 8위)를 때려낸 게 그나마 위안거리일 정도였다.재미있는 건 이 홈런 3개가 전부 화~목요일에 열리는 주중 3연전에서 나왔다는 점이다.주중 3연전에는 타율도 0.311(45타수 14안타)을 기록했다.‘으이그, 형 이제 거기서 나와?’그렇다고 경기를 화~목요일에만 치를 수는 없는 노릇.홍원기 키움 감독은 5월 10일부터 푸이그를 4번이 아닌 2번 타순에 기용하기 시작했다.그래도 ‘안 터지자’ 8번으로 다시 타순을 조정했다.그제야 푸이그는 42타석에서 타율 0.343, 출루율 0.429, 장타력 0.686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력)를 계산하면 1.175다.‘형 다시 거기서 나와?’방망이에 불이 붙자 홍 감독은 2일 안방 경기에서 푸이그를 다시 4번에 기용했다.푸이그는 3안타를 몰아치면서 팀이 삼성에 6-5 역전승을 거두는 데 일조했다.시즌 타율은 여전히 0.235지만 최근 15경기에서는 0.302다.이 15경기 OPS도 0.952로 이제 확실히 외국인 타자 티가 난다.‘형 계속 거기서 나와?’푸이그가 살아나자 팀도 살아났다.키움은 이 15경기에서 12승 3패(승률 0.800)를 기록했다. KIA와 함께 이 기간 공동 선두다.그러면서 6위였던 팀 순위도 2위까지 올라섰다.여전히 선두 SSG(35승 2무 16패)와는 4경기 차이지만 그렇다고 1위 자리가 마냥 멀어 보이지만은 않는다.‘형 계속 거기서 나와!’프로야구가 10개 구단 체제를 갖춘 2015년 이후에는 5월말 순위가 최종 순위와 큰 차이가 없었다. (참고 기사: )그런 의미에서 키움은 올해도 ‘가을 야구’ 무대를 밟을 확률이 높다.푸이그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팀 동료들이 그의 몫까지 대신한 결과다.키움이 현재 시즌 끝까지 현재 자리 그 이상을 원한다면 ‘야생마’ 푸이그가 본격적으로 힘을 내야 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2022-06-03 13:44
인천고 에이스 무너뜨린 김종우… 북일고 8강 합류인천고와 덕적고가 모두 황금사자기 16강에서 탈락하면서 구도(球都·야구 도시) 인천이 자존심을 구긴 하루였다. 북일고는 2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에서 인천고를 7-1로 꺾고 준준결승행 티켓을 차지했다. 2002년, 2012년에 이어 10년 주기로 황금사자기 우승을 노리고 있는 북일고가 대회 8강에 오른 건 2014년 이후 8년 만이다. 인천고는 이날 ‘에이스’ 이호성(3학년)에게 선발 마운드를 맡겼다. 이호성은 32강전에서 개성고를 2-0으로 물리친 뒤 계기범 인천고 감독이 “내가 더 뭐라 할 게 없을 만큼 스피드와 제구, 경기 운영 능력까지 모두 뛰어나다”고 치켜세운 투수였다. 이호성은 이날도 북일고 톱타자 김지환(3학년)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종우가 이호성이 초구로 던진 빠른 공을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비거리 105m)으로 연결하면서 계 감독 평가와 정반대 분위기가 펼쳐졌다. 프로야구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때 상위 순번이 유력한 이호성의 투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프로 팀 스카우트 사이에서 “오늘은 이상하게 공이 가운데로 몰린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고 구속도 시속 143km로 평소보다 5km 정도 떨어졌다. 이호성은 결국 2와 3분의 1이닝 동안 5실점(4자책점)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가야 했다. 김종우는 “이호성이 빠른 공에 자신 있어 하는 모습이었기에 빠른 공 하나만 노리고 들어갔다”면서 “우리 팀 투수들이 잘한다. 타자들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집중해 꼭 전국 대회 2회 연속 우승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북일고 마운드는 이날 선발 김범근(3학년)이 50개를 던진 뒤 이어 김휘건(2학년)이 51개, 김서현(1학년)이 23개, 최준호(3학년)가 13개를 던졌다. 대회 규정에 따라 60개 이하로 던진 투수는 이틀 후인 27일 열리는 8강전에 등판하는 데 지장이 없다. 북일고의 8강 상대는 또 다른 구도 부산을 대표하는 경남고다. 경남고는 덕적고에 10-3, 7회 콜드승을 거뒀다. 지난해 창단한 덕적고는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뒤 32강전에서 경민IT고를 7-2로 꺾고 공식전 첫 승을 기록했지만 전통의 명문 경남고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광주일고는 황금사자기 16강에 처음 진출한 라온고에 7-5 진땀승을 거두고 2019년 이후 3년 만에 대회 8강에 진출했다. 광주일고는 8회말까지 라온고에 7-1로 앞섰지만 9회초에 4점을 내주면서 7-5로 쫓겼다. 그러나 1사 2루에서 구원 등판한 이준혁(3학년)이 2번 타자 한다현(1학년)을 우익수 뜬공, 3번 타자 이호열(3학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광주일고는 선린인터넷고와 역시 27일 8강 경기를 치른다. 선린인터넷고는 휘문고에 11-4, 8회 콜드승을 거두고 2015년 이후 7년 만에 8강에 합류했다.오늘의 황금사자기(8강전)▽목동야구장청담고(1루) 10시 대전고(3루)청원고(1루) 13시 마산고(3루)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2-05-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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