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손 ‘15분의 기적’… 최감독 “짧은 시간 최고의 활약 펼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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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 활약했지만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은 26일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와의 경기가 끝난 뒤 결승골을 터뜨린 손흥민(21·함부르크)을 극찬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열린 훈련에서 수차례 날카로운 슈팅을 선보인 손흥민이었지만 선발로 그라운드를 밟지는 못했다. 처음부터 최 감독은 손흥민을 후반 교체 선수로 생각하고 있었다. 한국의 공격이 잘 풀리지 않으면 빠른 돌파와 정확한 슈팅이 장기인 손흥민을 투입해 단숨에 경기 흐름을 바꾸겠다는 전략이었다.

후반 36분 이근호와 교체돼 들어간 손흥민은 최 감독의 기대대로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대표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종료 직전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리기까지 그가 경기장을 누빈 시간은 10여 분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되기에는 충분했다.

이날 골로 손흥민은 소속 팀에서의 활약에 비해 대표팀에만 오면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비판을 한 번에 날려 버렸다. 분데스리가 득점 12위(9골)에 올라 있는 손흥민이 전날까지 대표팀에서 터뜨린 골은 1골에 불과했다. 2월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0-4 패)에서도 경기 초반 ‘반짝 활약’을 펼쳤지만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의 환상적인 골로 자신이 대표팀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입증시켜 줬다.

최 감독도 “손흥민이 앞으로도 대표팀에서 오늘과 같은 활약을 계속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동국이 형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었다”며 “추가 시간에 골을 터뜨려 너무나 짜릿했다. 내 선수 생활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골이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양팀 감독의 말


▽한국 최강희 감독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극적인 승리였다. 선수들이 끝까지 집념을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아 승리했다. 전반전이 0-0으로 끝난 뒤 후반 들어가면서 선수들에게 “1골 승부다. 선제골을 넣을 때까지 집중력을 잃지 말자”고 했는데 선제골을 넣고 나서 집중력이 흐트러져 실점했다. 그렇지만 선수들이 오늘 극적인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남은 최종 예선 경기를 좋은 분위기로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카타르 파하드 타니 감독 “심판이 추가시간 1분 더 줬다”

카타르 팀이 월드컵 예선을 통과할 충분한 능력을 가진 팀이라는 걸 입증한 것 같아 만족한다. 추가 시간을 우리 팀에서 재 봤더니 6분이었다. 애초에 주어진 추가 시간(5분)보다 1분 길었던 것이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아 아쉽다.
#손흥민#최강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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