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였다고? 의외로 현실 고증이었던 게임 기술들! [게임 인더스트리]

  • 동아일보

맨몸으로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도 멀쩡히 일어나고, 차량을 운전하다 벽을 타며 속도를 올리는 장면은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출인데요. 현실의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듯한 이런 장면들은 대부분 게임이기에 가능한 ‘게임적 허용’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대부분 연출로 소비될 뿐, 실제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하지만 의외로 게임 속에서만 가능해 보였던 것들이 현실에서도 구현된 사례들이 존재합니다. 물론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따라 해서도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실제로 가능하다는 점이 흥미로운데요.

14.5m 높이에서 ‘신뢰의 도약’을 한다 / 사진 = 레드불 공식 유튜브
14.5m 높이에서 ‘신뢰의 도약’을 한다 / 사진 = 레드불 공식 유튜브

인 게임 화면과 비교해도 비슷하다 / 사진 = 레드불 공식 유튜브
인 게임 화면과 비교해도 비슷하다 / 사진 = 레드불 공식 유튜브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신뢰의 도약’입니다. ‘신뢰의 도약’은 잠입 액션 게임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 등장하는 기술인데요. 높은 장소에서 맨몸으로 뛰어내려 낙엽, 물 등 완충재 위에 착지하는 기술입니다. 게임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현실에서 이를 시도한다고 하면 생각만 해도 아찔해지죠.

그런데 에너지 음료 브랜드 레드불은 파쿠르 전문가들을 초청해 이 기술이 실제로 가능한지를 검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8m 높이에서 건초 더미 위로 뛰어내리는 방식으로 시작해, 이후 10m, 12m로 점차 높이를 올렸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무려 14.5m 높이에서 맨몸으로 자유낙하한 뒤 건초 더미 위에 착지하는 데 성공했죠. 게임 속 화면과 비교해도 거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유사한 장면이 연출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렸다 / 사진 = 톰 코터릴(Tom Cotterill) X(구 트위터)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렸다 / 사진 = 톰 코터릴(Tom Cotterill) X(구 트위터)
비슷한 사례로 아무런 장비 없이 헬리콥터에서 바다로 뛰어내린 실제 기록도 있습니다. 영국의 전직 낙하산 부대 요원 존 브림은 퇴역 군인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이들을 위한 기부금을 마련하기 위해 약 40m 상공에서 맨몸으로 다이빙에 나섰는데요. 바닷물에 닿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4초, 최고 시속 약 130km에 달하는 속도의 자유낙하였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낙하한 그는 순간적으로 기절해 구조대의 도움을 받았지만, 이후 스스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는데요. 당연히 일반인들은 따라 해서는 안 되지만, 맨몸으로 뛰어내렸는데도 큰 부상 없이 착지할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합니다.

현실에 등장한 ‘벽 타기’ / 사진 = 나스카 공식 유튜브
현실에 등장한 ‘벽 타기’ / 사진 = 나스카 공식 유튜브
레이싱 게임에서 자주 등장하는 ‘벽 타기’ 역시 현실에서 한 차례 구현된 적이 있습니다. ‘벽 타기’란 코너에서 감속하지 않고 차량을 외벽에 밀착시킨 뒤 그대로 가속해 통과하는 일종의 게임 기술이자 버그성 전략인데요. 현실에서는 안전 문제와 차량 손상 위험 때문에 시도 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2022년, 미국 마틴스빌에서 열린 나스카 경기에서 이 기술이 실제로 나왔습니다. 레이서 로스 채스테인은 마지막 바퀴를 앞두고 10위에 머물러 탈락 위기에 놓이자, 코너에서 감속 대신 차량을 외벽에 붙인 채 그대로 가속하는 선택을 했는데요.

벽을 타고 추월하는 모습 / 사진 = 나스카 공식 유튜브
벽을 타고 추월하는 모습 / 사진 = 나스카 공식 유튜브
차량은 벽을 타며 약 210km의 속도로 질주했고, 그 과정에서 여러 대의 차량을 연속으로 추월했습니다. 그 결과 순위를 10위에서 5위까지 끌어올렸고, 이후 앞선 4위 레이서가 실격 처리되면서 기적적으로 챔피언십 진출권까지 확보하는 대기록을 세웠죠.

경기 후 그는 “과거 NASCAR 2005를 플레이했을 때 마지막 코너에서 벽타기로 최대한 많은 차량을 추월하던 기억이 있었다”라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다만 이 사건 이후 안전 논란이 커졌고, 2023년 나스카 조직위원회는 다른 운전자와 트랙, 장비, 관람객의 안전을 이유로 ‘벽 타기’를 시도할 경우 5초의 시간 페널티를 부과하는 규정을 신설했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 ‘벽 타기’가 되겠지만, 그만큼 인상적인 장면이네요.

IVAS를 착용한 병사들 / 사진 = 미국 육군 홈페이지
IVAS를 착용한 병사들 / 사진 = 미국 육군 홈페이지
이외에도 FPS 게임에서 화면에 표시되던 다양한 정보 인터페이스가 현실에 구현되고 있습니다. 미국 육군이 추진 중인 IVAS(통합 시각 증강 시스템)가 그중 하나인데요.

IVAS는 증강현실 기반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통해 지도, 나침반, 전장 정보, 분대 단위 데이터 등을 시야에 직접 표시해주는 차세대 보병 장비입니다. 쉽게 말해, 게임에서 보던 미니맵과 전투 정보 UI를 현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개념인데요.

IVAS / 사진 = 미국 육군 홈페이지
IVAS / 사진 = 미국 육군 홈페이지
현재 IVAS는 아직 전군에 본격 배치된 단계는 아니지만, 여러 차례의 개량과 시험을 거치며 실전 적용을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2023년 하반기에는 개선된 IVAS 1.2 시제품 약 20대가 미 육군에 시험 보급됐고, 야시·열상 센서 통합, 착용 안정성 개선, 시야 구조 개편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이후 2025 회계연도 예산에서 IVAS 1.2 시스템 약 3,162대를 확보하는 계획도 확인됐죠.

불가능해 보였던 게임 속 기술들이 현실로 하나둘 튀어나온다는 게 참 신기한데요. 앞으로는 어떤 것들이 실제로 구현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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