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대견했던 다저스행 내가 봐도 참 잘했어요”

  • Array
  • 입력 2013년 1월 23일 07시 00분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이 23일 미국으로 출국해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류현진은 7년간의 국내무대 활약상에 대해 스스로 높은 점수를 주며 미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스포츠동아DB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이 23일 미국으로 출국해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류현진은 7년간의 국내무대 활약상에 대해 스스로 높은 점수를 주며 미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스포츠동아DB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 아들 되겠다” 다짐

“참 잘했어요.”

류현진(26·LA 다저스)은 스스로에게 이런 칭찬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당사자가 아닌 그 누구라도, ‘대한민국 에이스’의 성과에 대해 같은 의미의 박수를 보내고 싶을 듯하다. 무엇을 기대하든, 늘 그 이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런 류현진이 23일 마침내 미국 LA로 날아간다. 자신의 오랜 꿈을 향해 날개를 편다. 류현진은 출국 전날인 22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으로 떠나기 전 진짜 마지막 날이라니 기분이 묘하다”며 “꿈같은 겨울이었다. 힘들기도 하고 바빠서 정신 없기도 했지만, 그래도 원했던 일들이 다 이뤄지고 축하도 많이 받아서 행복했다”고 밝혔다.

○포스팅부터 대형 계약까지, 류현진 제작·주연 블록버스터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나서 다저스와 계약하기까지, 류현진이 써내려간 올 겨울의 드라마는 그 어떤 블록버스터보다 흥미진진하고 감격적이었다.

전 소속구단 한화는 7년을 꽉 채워 던진 절대 에이스에게 포스팅 입찰을 허락했고, 류현진은 한화와 당초 약속했던 마지노선(1000만달러)을 훌쩍 넘겨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라는 엄청난 응찰액을 받아냈다. 7년 내내 온 힘을 다해 농사를 짓더니, 곳간까지 가득 채워주고 떠나는 셈이다. 류현진은 그래도 “한화가 나를 만들어줬고, 감사한 일도 정말 많았다. 나중에 꼭 한화로 돌아와 우승을 함께 하고 싶다”며 고마워했다.

○극적인 대박 계약, 스스로에게 “참 잘했어요”

계약 과정도 긴박감이 넘쳤다. 독점교섭권을 따낸 다저스와의 협상 마감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물러서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자 류현진을 원했던 다저스가 오히려 놀랐다. 결국 몸값을 높이고 마이너리그 옵션을 삭제하며 류현진의 뜻을 받아들였다. 마감시한 30초 전에 극적으로 합의한 계약. 류현진은 6년간 기본 3600만달러(약 380억원)를 확보했고, 성적과 투구이닝에 따른 각종 옵션도 약속받았다. 류현진의 부모가 “어린 애인 줄만 알았는데 정말 다 컸다”며 대견해할 만하다. 류현진은 “이번 겨울을 돌이켜보면, 정말 ‘참 잘했어요’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라며 쑥스러워했다. 또 “이제 미국에 가면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준비를 열심히 해야 한다. 힘들어도 잘 견딜 자신이 있다”며 “그 전에 일단 지인들과 송별회를 하러 가야겠다”며 웃었다.

○‘0’에서 새로 출발하는 대한민국 에이스, “설렌다”

류현진은 7년간 190경기에 등판해 98승52패1세이브에 방어율 2.80을 기록했다. 삼진 1238개를 잡았고, 27번의 완투와 8번의 완봉승을 해냈다. 사상 최초로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수상하며 파란을 일으킨 뒤 무수한 기록을 갈아치웠고, 각종 국제대회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며 한국의 저력을 알렸다. 그는 한국프로야구에서 선동열(KIA 감독)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유일한 투수였다. 그러나 이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성적은 다시 ‘0’으로 초기화됐다. 낯선 미국 땅에서, ‘코리안 몬스터’는 앞으로 어떤 숫자들을 쌓아 올릴까. 류현진은 그저 “설렌다”고 했다. 그의 도전을 지켜보고 응원할 대한민국도 함께 설렐 것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