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규 KBO 심판위원장의 이것이 야구다] Q. 조명 이상으로 게임 중단되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1월 21일 07시 00분


A. 최초의 아웃 성립뒤라도 무효

④ 정전으로 플레이 중단


두산-삼성전이 열린 4월 16일 대구구장. 정전사태로 서스펜디드(일시 정지)게임이 선언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두산이 3-2로 앞선 8회초 1사에서 타석에 선 정수빈이 절묘한 기습번트를 대고 1루로 달려가던 오후 7시28분, 순간적으로 대구구장 전체 전원이 모두 꺼지며 암흑천지로 돌변했다. 6개의 조명탑도 모두 꺼졌고, 생방송으로 진행하던 중계부스에서도 방송 사고로 난리가 났다. 몇 차례나 전원이 들어왔다, 다시 꺼지기를 반복한 끝에 7시40분께 전원은 복구됐지만 정상적인 조도까지 밝아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했고, 3루측 관중석 상단에 있는 5번 조명탑 전원은 끝내 복구되지 않았다.

최규순 심판을 비롯한 심판진과 김호인 경기감독관은 양팀 관계자들과 경기 속개를 논의하다가 사고발생 48분만인 8시16분 결국 서스펜디드게임을 선언했다. 삼성은 만원관중 입장을 들어 경기 속개를 주장했지만, 두산측은 “완벽하지 않으면 게임을 못한다. 대구구장 시설 낙후에 대한 경감식을 불러일으킨다는 측면에서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경기 시작 후 게임의 취소 결정권은 최종적으로 심판에게 있지만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 두산의 양해를 구하지 못하고 결국 서스펜디드가 선언됐다. 양팀은 다음날 오후 3시 게임을 속개했고, 정수빈 타석에서부터 게임은 다시 시작됐다.

조명시설 고장으로 인한 서스펜디드 게임은 1999년 전주 LG-쌍방울 더블헤더 2차전에 이어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두 번째였다. 여기서 문제 하나.

Q. ‘만약 주자가 1루에 있고 병살 플레이를 하려고 2루수가 타자 A의 타구를 잡은 뒤 유격수에게 볼을 송구하고, 유격수는 1루 주자를 포스아웃시키고 다시 1루에 볼을 뿌리려 하는 순간’ 정전이 돼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다면, 과연 어떤 판정을 해야 할까.

A. 야구규칙 5.10은 심판원이 ‘타임’을 선언하면 볼 데드가 된다면서 주심은 다음과 같은 경우 타임을 선언해야한다고 적어 놓고 있다. 그 중 (b)의 [주1]은 ‘플레이의 진행 중 조명시설에 이상이 생길 당시 끝나지 않은 플레이는 무효로 한다. 더블 플레이 및 트리플 플레이를 하고 있는 동안 조명시설에 이상이 생겼다면 비록 최초의 아웃이 성립된 뒤라도 그 플레이는 완성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조명시설이 고쳐지면 고장으로 무효가 된 플레이가 시작되기 전의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위 문제에서 제시된 모든 행위는 무효가 되며 A가 다시 타석에 들어선 상황에서 게임이 속개되는 것이다.

조종규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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