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사실은 힘든데…” 포커페이스 정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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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4일 07시 00분


SK 와이번스 정근우.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 정근우. 스포츠동아DB
“우리도 힘들죠. 한 게임이 한 게임이 아니니까.”

SK 정근우(29)는 ‘재간둥이’다. 그라운드 위에서 영리한 플레이를 할 뿐 아니라 어떤 순간에도 재치와 유머를 잃지 않는다. 하지만 5차전을 앞두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4차전(KIA와 3승1패)만에 끝났다고 하지만 준PO를 거쳤고, PO에서는 매 경기 접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동거리도 만만치 않았다. 경기가 끝나면 광주와 문학, 부산과 문학을 오가는 강행군을 벌였다.

낙천주의자인 그마저 “솔직히 힘들고 피곤하다. 지금은 한 게임이 한 게임이 아니고 숙면을 못 취해서 그런지 몸이 무겁다”고 푸념할 정도였다. 22일 우천순연으로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동일을 ‘쉬는 날’이라고 표현하는데 선수단은 긴장감을 계속 가지고 가기 때문에 그렇지도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실제 포스트시즌에서는 실수 하나에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긴장감이 평소의 세 배다. 한 경기가 끝나면 녹초가 되기 일쑤. 그러나 롯데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기다리는 입장에서 수월할 줄 알았던 PO가 5차전까지 갔으니 “SK 선수들은 지치지도 않는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이런 반응에 대해 정근우는 “우리는 원래 티를 안 낸다”며 씩 웃고는 “그리고 지금 재미있다. 일방적이지 않게 진행되는 포스트시즌이 더 재미있지 않냐”며 짐짓 여유를 부렸다. 긴장을 즐길 줄 아는 가을 단골손님 SK다운 모습이었다.

사직|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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