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은 포기…오직 타점!박석민은 타격을 할 때 왼손 중지와 검지를 함께 테이핑한다. 수술한 중지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타격때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부자연스러울 뿐더러 임팩트 순간에 왼손을 제대로 뻗어주지 못한다.
“왼손을 뻗지 못하니까 타구가 잘 뜨지 않아요. 홈런은 솔직히 10개만 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타점은 팀플레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테이블 세터의 역할도 중요하고 다음타자가 누구인가도 중요하다.
“저에게는 최고의 조합이죠. 1,2번 출루율 높고 다음타자가 (최)형우 형이니까 저한테 승부가 많이 들어와요.”
올해 그의 득점권 타율은 무려 4할, 최정(SK 0.417)에 이어 전체 2위다. 특히 주자가 3루에 있을 때는 30타수 17안타 0.567의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박석민은 2008년 64타점, 2009년 62타점, 2010년 64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벌써 55타점이다. 중심타자로는 뭔가 아쉬웠던 박석민의 타점본능이 이제야 터져나오고 있다.
○수비 잘하는 3루수박석민의 꿈은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는 명품 3루수가 되는 것이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인정을 받는 3루수다. 박석민은 핸들링이 약하고 플라이 처리에도 약점이 있다. 좋은 핸들링은 좋은 바운드를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발놀림이 따라줘야 하는데 아직 미흡하다.
신인시절 일본캠프에서 요코하마와 연습경기를 했다. 3루 플라이를 놓쳤을 때 들려왔던 일본팬들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귀에 남아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플라이 진짜 웃으며 잡았는데…. 언제까지 핑계만 댈 수는 없죠.”
○몸개그 박석민! 저는 항상 진지합니다박석민은 프로야구에서 팬들에게 가장 많은 웃음을 주는 선수다. 경기에서 그가 보여주는 다양한 동작과 표정은 방송과 사진기자들에게 늘 표적이 된다.
“저는 항상 진지합니다. 저의 생각과는 달리 개그적인 모습만 비춰질 때는 서운하기도 하죠.”
박석민은 아들 준현(5)이를 보면서 요즘 더욱 야구에 집중한다.
“아빠! 손가락 많이 아파? 내가 테이프 붙여줄게.”
항상 손가락 때문에 힘들어 했던 아빠를 보고 아들 준현이가 아빠를 걱정해 준다. 박석민은 준현이에게 야구를 시킬 생각이다. 아들과 함께 삼성 유니폼을 입는 게 그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이다. 서로 마음을 나누고 때로는 가슴을 찡하게 해주는 듬직한 아들이 있어 박석민은 행복하다.
○강기웅, 이승엽, 양준혁….여섯살때 박석민은 아버지를 따라 처음 대구 야구장에 갔다. 그때 박석민의 눈에 비친 최고의 야구선수는 삼성 강기웅이었다.
“치면 안타였어요. 강기웅 선배님을 보고 처음 야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학창시절에는 이승엽이 그의 우상이었다. 그가 중학생이던 1999년에 이승엽은 54개의 홈런을 때렸고 대구고 3학년이던 2003년에는 56개로 아시아신기록을 세웠다.
“정말 멋졌어요. 제가 입단할 때 일본으로 떠나서 정말 아쉬웠습니다.”
프로에 와서 그의 멘토가 돼준 사람은 ‘양신’ 양준혁이었다. “석민아! 낚시가자.”쉬는 날 구룡포에서 낚시를 하며 양준혁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타격이 잘 안될 때는 언제나 조언을 잊지 않았고 항상 그를 챙겨줬던 자상한 선배였다. 올해 박석민은 1루까지 전력으로 뛴다.
“그동안 대충 뛰었던 경우가 많았죠. 양준혁 선배 말대로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박석민의 가장 큰 꿈은 한국시리즈 우승과 MVP다. 올해는 100타점이 그의 목표다. 언젠가는 3루수로서 골든글러브도 한번 받아보고 싶고 WBC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박석민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래서 매력이 있고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되는 선수다.
▶류중일 감독이 말하는 박석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