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3D 인터뷰] 박석민 킬러본능 발동…개그맨 아닌 해결사라 불러다오

  • Array
  • 입력 2011년 6월 29일 07시 00분


박석민. 스포츠동아DB
박석민. 스포츠동아DB
삼성 박석민의 방망이가 불을 뿜고 있다.

27일까지 올시즌 66경기에서 타율 0.303, 9홈런, 55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6월에 치른 21경기에서 타율 0.388, 홈런 5개, 24타점을 기록했다. 6월성적만 놓고 보면 타율 2위, 홈런과 타점은 전체 1위다.

박석민은 올시즌 생애 첫 100타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최근 3년 연속 60타점대에 머물렀던 그가 벌써 55타점을 올렸다. “올해는 캠프 때부터 타점만 생각했습니다. 100타점 꼭 한 번 해보겠습니다.”

박석민은 지난해 11월, 팔꿈치와 왼손 중지 수술을 연거푸했다. 훈련량이 절대적으로 모자랐지만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올해를 최고의 시즌으로 만들고 있다. 박석민이 이제서야 진정한 삼성의 중심타자가 된 느낌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박석민이 말하는 박석민

멘토 양신처럼, 1루까지 전력질주

홈런보다 타점…올 100타점 쏜다

○홈런은 포기…오직 타점!

박석민은 타격을 할 때 왼손 중지와 검지를 함께 테이핑한다. 수술한 중지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타격때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부자연스러울 뿐더러 임팩트 순간에 왼손을 제대로 뻗어주지 못한다.

“왼손을 뻗지 못하니까 타구가 잘 뜨지 않아요. 홈런은 솔직히 10개만 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타점은 팀플레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테이블 세터의 역할도 중요하고 다음타자가 누구인가도 중요하다.

“저에게는 최고의 조합이죠. 1,2번 출루율 높고 다음타자가 (최)형우 형이니까 저한테 승부가 많이 들어와요.”

올해 그의 득점권 타율은 무려 4할, 최정(SK 0.417)에 이어 전체 2위다. 특히 주자가 3루에 있을 때는 30타수 17안타 0.567의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박석민은 2008년 64타점, 2009년 62타점, 2010년 64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벌써 55타점이다. 중심타자로는 뭔가 아쉬웠던 박석민의 타점본능이 이제야 터져나오고 있다.

○수비 잘하는 3루수

박석민의 꿈은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는 명품 3루수가 되는 것이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인정을 받는 3루수다. 박석민은 핸들링이 약하고 플라이 처리에도 약점이 있다. 좋은 핸들링은 좋은 바운드를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발놀림이 따라줘야 하는데 아직 미흡하다.

신인시절 일본캠프에서 요코하마와 연습경기를 했다. 3루 플라이를 놓쳤을 때 들려왔던 일본팬들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귀에 남아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플라이 진짜 웃으며 잡았는데…. 언제까지 핑계만 댈 수는 없죠.”

○몸개그 박석민! 저는 항상 진지합니다

박석민은 프로야구에서 팬들에게 가장 많은 웃음을 주는 선수다. 경기에서 그가 보여주는 다양한 동작과 표정은 방송과 사진기자들에게 늘 표적이 된다.

“저는 항상 진지합니다. 저의 생각과는 달리 개그적인 모습만 비춰질 때는 서운하기도 하죠.”

박석민은 아들 준현(5)이를 보면서 요즘 더욱 야구에 집중한다.

“아빠! 손가락 많이 아파? 내가 테이프 붙여줄게.”

항상 손가락 때문에 힘들어 했던 아빠를 보고 아들 준현이가 아빠를 걱정해 준다. 박석민은 준현이에게 야구를 시킬 생각이다. 아들과 함께 삼성 유니폼을 입는 게 그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이다. 서로 마음을 나누고 때로는 가슴을 찡하게 해주는 듬직한 아들이 있어 박석민은 행복하다.

○강기웅, 이승엽, 양준혁….

여섯살때 박석민은 아버지를 따라 처음 대구 야구장에 갔다. 그때 박석민의 눈에 비친 최고의 야구선수는 삼성 강기웅이었다.

“치면 안타였어요. 강기웅 선배님을 보고 처음 야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학창시절에는 이승엽이 그의 우상이었다. 그가 중학생이던 1999년에 이승엽은 54개의 홈런을 때렸고 대구고 3학년이던 2003년에는 56개로 아시아신기록을 세웠다.

“정말 멋졌어요. 제가 입단할 때 일본으로 떠나서 정말 아쉬웠습니다.”

프로에 와서 그의 멘토가 돼준 사람은 ‘양신’ 양준혁이었다. “석민아! 낚시가자.”쉬는 날 구룡포에서 낚시를 하며 양준혁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타격이 잘 안될 때는 언제나 조언을 잊지 않았고 항상 그를 챙겨줬던 자상한 선배였다. 올해 박석민은 1루까지 전력으로 뛴다.

“그동안 대충 뛰었던 경우가 많았죠. 양준혁 선배 말대로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박석민의 가장 큰 꿈은 한국시리즈 우승과 MVP다. 올해는 100타점이 그의 목표다. 언젠가는 3루수로서 골든글러브도 한번 받아보고 싶고 WBC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박석민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래서 매력이 있고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되는 선수다.


▶류중일 감독이 말하는 박석민

파워는 정상급인데…3루수비 아쉬워

○ 열심히 하고 진지해졌다

야구소질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열심히 하고 진지해졌다. 파워와 컨택트 능력이 수준급이다. 박석민은 3할을 치면서 홈런도 20개 이상을 쳐낼 수 있는 타자다. 올해는 특히 찬스에서 강해졌다. 박석민의 야구가 한단계 더 발전한 느낌이다.

○수비를 더 잘해야 한다

3루수가 강한 팀이 강팀이다. 박석민은 내야땅볼과 플라이 처리가 다소 약하다. 스스로 해결해 내지 못하면 3루를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타격 못지않게 수비도 노력해야 한다.


▶김성래 타격코치가 말하는 박석민

스윙만 완성되면 파괴력 엄청날 것

○직접 보니 훨씬 좋은 타자

삼성에 와서 직접 보니 훨씬 좋은 타자다. 힘도 좋고 컨택트 능력도 리그 정상급이다. 더 매력적인 것은 지금보다 훨씬 더 잘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스윙이 거칠다

박석민은 아직 완성된 타자가 아니다. 좋은 스윙과 나쁜 스윙이 교차하고 있다. 스윙궤도를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인아웃스윙)만드는 게 좋은데 가끔 바깥에서 돌아오는 스윙이 있다. 스윙만 완성되면 파괴력이 엄청날 것이다.

○방망이가 무겁다

박석민은 920g짜리 방망이를 쓴다. 무거울 때는 950g을 쓰기도 했다. 좀 더 가벼운 방망이로 헤드 스피드를 살리면 훨씬 좋지 않을까 하는게 타격코치의 생각이다. 물론 무거운 배트의 장점도 있다. 석민이와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


박석민은?

▲ 생년월일 = 1985년 6월 22일

▲ 출신교=율하초~경복중~대구고

▲ 키·몸무게=178cm·88kg(우투우타)

▲ 프로입단=2004신인드래프트 삼성 1차지명

▲ 2010년 성적=112경기 356타수 108안타(타율 .303) 16홈런 64타점

▲ 2011년 연봉=1억 3500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