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퍼팅 칩핑…난 여전히 골프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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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8일 07시 00분


■ 금의환향 최경주 인터뷰

25년전 TV 보고 꿈키워
‘PGA 꽃’ 플레이어스 우승
내 골프인생 터닝 포인트

몸상태·스윙 등 최상
내년엔 그린재킷 도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내 골프 인생의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됐다.”

미국 PGA투어 최고의 상금이 걸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경주(41·SK텔레콤)가 금의환향했다.

1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최경주는 도착 직후 짧은 기자회견을 가졌다.

● “소그래스TPC에 태극기 휘날려”

여전히 우승의 감동이 가시지 않은 듯 상기된 표정의 최경주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긴 여정 속에서 우승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게 됐고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사실에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린다. 또한 새벽부터 지켜봐주고 응원해주신 팬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평소답지 않게 우승 직후 약간 울먹였던 최경주는 “지난 2년여의 시간이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나름대로 노력하며 보낸 시간들과 팬들에게 또 스스로에게 자신 있게 약속했던 것을 이룰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한 순간에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최경주가 우승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PGA투어 선수들이 가장 우승을 열망하는 대회다. 최경주는 “제5의 메이저대회라고는 하지만 사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PGA투어의 꽃이다. 그 어떤 메이저대회의 우승보다 명예가 높다. 또한 관례에 따라 현재 소그래스TPC에는 태극기가 걸려있다”며 “25년 전 TV로만 보던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사실과,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 “슬럼프 딛고 우승, 세계랭킹 톱5가 목표”

최경주의 우승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마흔에 가까운 나이에 스윙을 교정하고, 부상으로 시작된 오랜 슬럼프를 묵묵히 이겨낸 결과다. 최경주는 “미국에 갈 때부터 모든 것은 도전의 시작이었다. 무엇이든 해보지도 않고 포기해 본 적이 없다. 스윙 교정 역시 마찬가지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언제든지 새롭게 바꿀 수 있다”고 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을 통해 최경주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최경주는 “몸 상태가 이전보다 더 좋아졌다. 각종 기록도 2002, 2003년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또한 PGA투어의 젊은 선수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얼마 전 루크 도널드와 동반 플레이 한 적이 있는데 단신인 루크 도널드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거리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자시만의 컬러를 찾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나 역시 나만의 장점을 살려 세계랭킹 5위에 근접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 “메이저 우승이 남은 목표”

이제 최경주의 목표는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최경주는 “현재의 몸 상태, 스윙, 퍼트 등은 최상이다. 물론 컨디션은 매 순간 변하는 것이지만 꾸준히 노력해 이 상태 그대로 내년 마스터스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에게도 여전히 골프가 어렵다며 앞으로의 골프 인생에 대한 철학을 밝혔다. “나는 여전히 퍼팅이나 칩핑 등이 어렵다. 많이 연습하면 안도하지만, 연습이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불안하다. 부단한 노력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지금 이 순간이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새로운 터닝 포인트다. 더 좋은 목표를 향해 갈 것이다. 하지만 혼자 이룰 수는 없다”고 골프 팬들에게 응원을 당부했다.

영종도|원성열 기자 (트위터 @serenowon)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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