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대타타율 6할!…‘타짜 방망이’ 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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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1일 07시 00분


‘좌완킬러’ 하득인·‘언더킬러’ 장정석
현대·태평양시절 대타로 뛰어난 활약
강병식 조언 큰 힘…타짜계보 이어가

오윤. 스포츠동아DB.
오윤. 스포츠동아DB.
잘 되는 팀은 내미는 카드마다 척척 들어맞는다.

넥센에서는 대타요원 오윤(사진)의 활약이 쏠쏠하다. 최근에는 10일까지 3경기연속 선발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9일까지 올시즌 대타로 10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는 총 6명. 이 가운데 오윤의 대타타율(0.625)은 독보적이다. 12타석 8타수5안타 4타점 4볼넷을 기록 중. 볼넷까지 더하면 대타성공률은 0.750까지 올라간다. 비단 오윤 뿐만 아니다. 히어로즈의 모태가 된 현대, 태평양 시절부터 ‘타짜’의 계보가 이어져왔다.

○‘좌완킬러’ 하득인, ‘언더킬러’ 장정석

최근 박재홍(SK)은 15년 전 현대시절의 얘기를 꺼낸 적이 있다. “하득인 선배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최근 대타출전이 잦아지면서 느끼는 ‘타격감 조율의 어려움’이 묻어났다. 태평양(1994∼1995년)과 현대(1996∼1997년)에서 뛴 하득인은 좌투수 킬러로 명성이 자자했다.

당시 동료였던 넥센 장정석 매니저는 “LG 이상훈, 한화 구대성 등이 전성기를 누릴 때인데도 잘 쳤다. 안타를 못 쳐도 항상 배트 중심에 맞혔다”고 회상했다. 당시 상대불펜에서 우완이 나오면 주로 장정석이 대타로 나섰다. 장정석은 신인이던 1996년 삼성 박충식을 상대로 대타만루홈런을 기록하는 등 언더핸드 투수들에게 특히 강했다. 현대가 창단 첫 해(1996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데는 두 대타요원의 공도 컸다.

○‘강병식-오윤’ 대타성공의 3박자


이후 대타계보는 강병식(넥센)으로 이어진다. 강병식은 2002년 프로입단 이후 현대의 호화타선 속에서 주전자리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대타로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통산대타홈런부문에서도 공동3위(9개)에 올라있다. 공교롭게도 통산대타홈런 부동의 1위(20개) 이재주도 1992∼2001년까지 10년 간 태평양∼현대에서 뛰었다. 오윤은 “강병식 선배의 조언들이 대타성공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이들이 말하는 대타성공의 3박자는 첫째, ‘노림수를 가지라’는 것이다. 대타가 나오는 순간은 중반이후 박빙상황이다. 승리불펜조의 구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소위 ‘공보고 공치기’를 하다가는 실패할 공산이 크다. 둘째, ‘미리 준비하라’는 것이다. 몸을 풀어두는 것은 기본이다. 노림수를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 김시진 감독 역시 지난 시즌 메모를 강조하며 강병식의 예를 든 적이 있다. 셋째는 ‘평정심을 유지하라’이다. 대타는 치고자하는 마음이 강하다.

하지만 과욕은 언제나 실패를 부른다. 강병식은 “안타가 아니라, 배트 중심에 맞힌다는 생각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오윤이 대타로 4개의 볼넷을 얻어낸 것도 ‘욕심제어’가 대타성공의 비결임을 암시하는 데이터다.

사직 | 전영희 기자(트위터@setupman11) setupm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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