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조현주, 세계선수권 사상 첫 결선 진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8일 23시 17분


코멘트
147cm의 키로 체조 선수 치고도 작은 몸매다. 체조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2006년 영입된 레오니드 아르카예프 감독(러시아)의 눈에 들어 주니어 대표에 발탁됐다. 공중 연기가 자연스럽지 못했지만 꾸준한 관심과 채찍으로 대표 선수로 성장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단체전 출전이 좌절됐지만 와일드카드로 본선 무대를 밟아 개인종합 58위에 그쳤다.

하지만 좁혀지지 않을 것만 같던 세계와의 격차를 세 번째 세계선수권 도전 만에 따라잡았다. 18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 체조 선수로는 처음으로 종목별 결선에 오른 조현주(18·학성여고) 얘기다.

조현주가 18일 끝난 여자 단체전 예선 도마에서 6위(14.250점)에 오르며 아시아인으로는 유일하게 8명이 겨루는 종목별 결승에 진출했다. 1979년 미국 포트워스 세계선수권에 여자 대표팀이 처음으로 참가한 이후 31년 만에 여자 기계체조의 한계를 깼다. 남녀 등록 선수 1000여 명에 불과한 척박한 저변을 딛고 거둔 쾌거다. 남자는 유옥렬, 여홍철, 이주형, 김대은 등 4명이 세계선수권대회 도마와 평행봉에서 세계 정상에 올랐지만 여자는 결선 진출이 처음이다.

조현주의 다음 목표는 23일 열리는 개인전 종목별 결승 도마 경기. 14.633점을 받은 3위 페르난데스 바르보사(브라질)에 불과 0.383점 뒤져 있고, 15.283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알리야 무스타피나(러시아)와는 1점 차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세계선수권 메달 획득도 가능하다.

조현주는 "결선 진출 소식을 접했을 때 멍하고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았다. 현지에서 허벅지 근육이 뭉쳐 고전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 동메달은 가능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윤지 대표팀 코치는 "도마는 결과를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당일 실수에 따라 성적이 갈리는 만큼 메달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