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기 “대표선발전 이정수 도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5일 03시 00분


담합 부인 이정수 말과 달라연맹 조사위원장은 사퇴

‘이정수 파문’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선수들 간에 엇갈린 주장이 나왔고 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사퇴를 표명했다. 파문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 조사위원회 출발부터 삐걱

조사위 김철수 위원장(63)은 14일 대한체육회에서 첫 회의를 마친 뒤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구성원에 대한 중립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게 아쉽다. 철저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담보하는 차원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 이정수(단국대)는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김철수 위원장은 전재목 코치와 같은 대구 출신이고 간사 역시 대한빙상경기연맹 집행부다. 조사를 받아야 할 주체가 조사한다는 것은 공정성을 기할 수 없다”며 조사 불응 의사를 전했다. 또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조사위 구성원의 중립성에 논란이 일자 김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나는 방법을 선택했다.

조사위 관계자는 “조사위 구성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의견이 내일 접수될 것 같다. 후속 위원장은 비체육계 인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이정수-곽윤기 주장 달라

이정수의 “대표선발전 당시 담합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 곽윤기(단국대·사진)는 이날 상반된 주장을 들고 나왔다. 곽윤기는 “대표선발전 1000m 준결승을 앞두고 전재목 코치가 나에게 ‘정수가 나를 찾아와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정수를 도와주라’고 말해 흔쾌히 수락했다”며 “1000m에서 이정수가 넘어질 뻔했지만 내가 잡아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감한 사안이라 올림픽 전까지 정수와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올림픽 때 정수가 약속을 안 지켰다”며 “나는 내가 개인전 전 종목을 다 타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올림픽 1000m를 앞두고 정수가 ‘내가 타겠다’고 해서 솔직히 좀 당황했다”고 말했다.

곽윤기의 주장대로라면 이정수는 직접 곽윤기에게 부탁을 하지는 않았지만 전 코치를 통해 도와달라는 제안을 한 것이다. 그러나 곽윤기는 문답서 형식으로 진행된 대한체육회 감사에서 “대표선발전 당시 담합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빙상연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빙상연맹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번 파문으로 한국 쇼트트랙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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