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겨울올림픽 수준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를 빼면 사실 국제무대에서 많이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눈 위에서
겨루는 설상(雪上) 종목은 계절적 여건이나 인프라가 겨울 스포츠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열악하다. 대한스키협회의 한 관계자는
“메달을 따기엔 실력이 모자라니까 아무래도 지원이 적고, 그러니 또 실력을 키우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런 척박한 현실에서
겨울 스포츠 팀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나 기업은 소중할 수밖에 없다. 겨울 스포츠 종목으로 팀을 창단해 운영하고 있는 대부분의
주체가 도청, 시청 등 지자체가 대부분인 가운데 기업으론 하이원리조트가 단연 돋보인다.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등
여러 겨울 스포츠 종목의 팀을 운영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알파인, 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등 국내 유일 팀운영… 2008년엔 장애인 스키팀 창단 “소외된 곳도 조명”
하이원은 2001년 10월 알파인스키 팀 창단을 시작으로 2004년 아이스하키, 2008년 장애인 스키 팀까지 창단했다. 하이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겨울 스포츠 종목 실업팀답게 각 종목 최고의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나서는 국가대표 선수 가운데 남자 알파인스키 김우성, 크로스컨트리의 이준길 이채원, 스키점프의 최흥철 김현기 최용직이 하이원 소속 선수들이다.
특히 지난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국가대표’로 진한 감동을 줬던 스키점프 종목의 경우 대표 선수들은 십여 년간 스폰서가 없어 고생했지만 최근 하이원이 팀을 창단해 둥지를 틀었다. 그동안 실업팀이 없었던 이유는 국내에 제대로 된 시설이 부족해 해외에서 훈련을 해야 하는 스키점프 종목의 특성상 ‘돈’이 많이 들기 때문. 선수들은 스폰서가 없어 공사장 막노동 등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선수생활을 지속해왔다.
이제는 과거의 일이 됐다. 2008년 대표팀의 최흥철 김현기가 먼저 입단했고 지난해 말에는 김흥수 코치를 포함한 최용직 강칠구까지 대표팀 전체가 모두 하이원에 입단했다. 선수들은 일정한 수입이 생겨 생계 걱정은 덜게 됐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황덕창 미디어팀장은 “하이원이 겨울 스포츠 종목 육성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원은 장애인 스키 같은 비인기 종목 중에서도 더 소외된 종목에 눈을 돌리고 있다. 2008년 장애인 스키 팀을 창단해 현재 코칭스태프 2명에 선수 4명을 두고 팀을 운영하고 있다.
하이원 스포츠단의 임형길 사무국장은 “스키장을 운영하는 강원도 기업으로서 겨울 스포츠 종목 팀을 창단해 운영하는 것은 응당 해야 할 일이다. 강원도민 전체의 염원인 겨울올림픽 유치에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이원 최영 사장은 특히 겨울 종목 육성에 큰 애착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 다른 종목의 팀도 창단할 계획이다.
하이원은 리조트 안에 웨이트트레이닝 시설을 갖췄고 리조트 외곽으로 트레킹 코스도 만들어 선수들이 국내에 머물 때 필요한 훈련 환경을 조성했다. 선수들은 리조트 안에 조성된 숙소를 이용할 수 있다.
겨울 스포츠 종목을 육성하는 지자체로는 강원도청을 빼놓을 수 없다. 강원도청은 2001년 컬링, 2003년엔 루지, 봅슬레이, 스켈레턴 같은 썰매 팀을 창단했다. 2006년엔 장애인아이스하키 팀도 만들었다. 특히 2005년 발족한 강원도루지·봅슬레이연맹을 이끌고 있는 조영재 회장이 강원도청 봅슬레이 팀에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번 밴쿠버 올림픽 대표팀의 주축인 강광배와 김정수가 모두 강원도청 소속이다.
강원도청이 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가 겨울 종목 꿈나무 육성 사업이다. 강원도청은 2001년 ‘동계꿈나무 학교 및 선수 육성 사업’을 마련해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47억여 원을 지원해 강원도 초중고교 190개교에서 640명의 꿈나무 선수들을 육성했다. 강원도청은 또 2004년부터 기후 조건 때문에 겨울 스포츠를 경험하기 힘든 각국의 아이들을 초청해 겨울 종목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드림 프로그램 사업도 하고 있다. 1 강원도 지역에 기반을 둔 지자체나 기업 팀들이 스키 등 눈 종목에 강하다면 빙상 쪽은 서울시청을 비롯해 의정부, 성남, 동두천, 고양, 용인시청 등 서울, 경기 지역 지자체들이 실력 있는 선수들을 길러내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