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SKT 전담팀, 박태환 관리 ‘구멍’

  • 입력 2009년 5월 4일 08시 22분


수영대표팀과의 소통부재로 빈축을 사고 있는 SK텔레콤스포츠단 박태환전담팀이 이번에는 선수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박태환(20·단국대)은 4월13일, ‘평영의 제왕’ 기타지마 고스케(27·일본)와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기타지마는 2004아테네올림픽과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2회 연속 남자평영 100·200m 2관왕을 차지한 일본수영의 영웅. 올림픽금메달만 4개를 획득한 기타지마가 세계수영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박태환의 그것 이상이다.

기타지마는 4월11일,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일본 N-TV(니혼방송)의 환경관련특집프로그램 촬영 차 내한이었다. N-TV는 수영선수와 물의 이미지를 결합시켜, 청계천 복원과 한강수질 개선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양국 수영영웅의 조우는 기타지마의 출국 하루 전, 서울 모처에서 이뤄졌다. 둘은 국제대회에서 만나긴 했지만, 개인적인 친분이 있던 사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기타지마가 먼저 “박태환을 만나고 싶다”고 요청했고, 둘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우애를 다졌다. 여기까지는 아름다운 모습.

문제는 SK텔레콤스포츠단에서 이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스포츠단에서 박태환을 담당하는 2명의 매니저는 둘이 만난 지 2주 뒤까지도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었다. 당연히 둘의 만남은 뒤늦게 알려졌다.

양국을 대표하는 수영스타의 만남은 이미 사적(私的)인 차원 이상의 것이다. 선수의 주요 일정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SK텔레콤스포츠단이 박태환 관리에 얼마나 소홀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대한수영연맹관계자는 “팬들 입장에서는 좋은 볼거리를 놓쳤고, 한국수영을 전 세계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날아가 버렸다”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SK입장에서도 엄청난 스포츠마케팅을 놓친 꼴이다.

SK텔레콤은 2008년 9월말, 박태환전담팀의 출발을 알리며 “박태환이 더 높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후원 기업의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훈련 상황도 수영대표팀에 보고하지 않는데다가, 기본적인 선수관리에서조차 맹점을 드러낸 SK텔레콤스포츠단이 과연 마린보이의 꿈 실현에 도움이 될 지 의문스럽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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