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예선엔 ‘중동 징크스’ 없다

  • 입력 2008년 10월 16일 08시 30분


美월드컵 예선땐 이란에 3-0, 사우디에만 3승6무 5패 열세

고비마다 덜미를 잡혀 ‘모래바람 징크스’란 달갑잖은 수식이 붙을 만큼 중동세에 시달려온 한국 축구. 그러나 한국은 15일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을 격파하고 2010남아공월드컵 본선을 향한 경쾌한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물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만만찮은 상대가 기다리고 있지만 역대 월드컵 최종예선 만을 놓고 볼 때 한국은 중동에 결코 약하지 않았다.

○ 사우디만 피했다면?

이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 추첨이 끝나고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아∼” 외마디 장탄식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껄끄러운 사우디와 한 조에 속한 까닭. 한국은 역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중동에 6승4무2패를 기록했는데, 여기서 나온 2패가 모두 사우디와 대결에서 나온 결과물이었다.

90년 이탈리아월드컵을 앞두고 1989년 10월25일 싱가포르에서 사우디를 만난 한국은 2-0 승리를 올렸고, ‘도하의 기적’으로 여전히 회자되는 94미국월드컵 예선에서 사우디와 1-1로 비겼다. 하지만 그 게 끝이었다. 2006독일월드컵 예선은 악몽이었다. 2005년 3월25일 사우디 담맘에서 0-2로 진 뒤 그 해 8월17일 상암 홈 경기마저 0-1로 패해 급기야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조 본프레레 감독이 지휘봉을 놓는 홍역을 겪었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사우디에 3승6무5패로 열세이다.

○ ‘승수쌓기 제물’ 쿠웨이트-UAE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에 가장 좋은 추억을 안긴 국가는 쿠웨이트와 UAE가 꼽힌다.

한국과 쿠웨이트는 8승3무8패로 호각지세를 이루고 있으나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은 2연승을 챙겨 승점 6점을 땄다. 2005년 2월 9일 상암벌 대결에서 2-0 쾌승을 올린 한국은 6월8일 쿠웨이트 원정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당시 이동국(성남)은 2차례 경기에서 각각 한 골씩 뽑아내 ‘중동 킬러’로 이미지를 굳혔고, 박주영(AS모나코)은 우즈베키스탄전(6월3일)에 이어 쿠웨이트에도 득점포를 가동해 ‘신예 킬러’로 우뚝섰다.

UAE도 어렵지 않은 상대였다. 90이탈리아월드컵 예선. 한국은 89년 10월28일 싱가포르에서 UAE와 1-1로 비겼지만, 홈 & 어웨이로 대회 방식이 바뀐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1997년)에서 잠실벌 대결을 3-0 완승으로 장식한 뒤 아부다비에서 3-1 승리를 챙겼다. 한편, 한국은 이란을 94년 미국 대회 예선에서 3-0으로 격파했고, 이라크와는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카타르와는 89년 싱가포르에서 한 번 만나 0-0으로 비겼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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