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 ‘롯데의 강민호’가 곁을 지나쳤다. 강민호(23)는 명실상부한 롯데의 간판스타. 하지만 취재진이 손광민에 집중하느라 미처 강민호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내심 섭섭했던 모양이다. “와! 이제 광민이가 스타네, 스타!”라며 짐짓 주의를 환기시켰다.
그러더니 한 술 더 떠 이렇게 외쳤다. “광민아, 대구에 가서는 입장을 한번 바꿔보자.” 2차전에서는 자신이 맹활약을 펼쳐서 3차전이 열리는 대구구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되찾아오겠다는 선전포고였다. 강민호는 전날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체면을 구긴 상황이니 여러 모로 손광민이 부러울 수밖에.
잠시 후. 강민호는 인터뷰 중인 로이스터 감독의 등 뒤에 서서 “롯데 파이팅!”을 외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그만큼 힘을 내고 싶은 듯 했다. 아니나 다를까. 강민호는 첫 타석에서 깨끗한 좌전안타를 뽑아냈다.
사직= 배영은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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