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돈 끊길라” 전전긍긍… 감독들 “피해 줄라” 말조심

  • 입력 2008년 7월 5일 08시 35분


우리담배가 히어로즈 스폰서 권리 중단을 선언한 4일. 각 구장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취재진에게 건넨 첫 인사는 한결같았다. “히어로즈 오늘은 어떻게 됐어요?” 한 구단의 존폐가 걸린 문제인 만큼 타 구단 관계자들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였다. 마치 현대 인수 문제로 야구계가 떠들썩했던 올해 초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가장 동요할 수밖에 없는 건 역시 피해(?) 당사자인 히어로즈 선수들. 가입비 미납 사태가 벌어지자 “혹시 이러다 우리담배에서 돈을 끊는 건 아니냐”며 걱정하던 이들은 “구단이 정상화될 때까지 선수단과 프런트 운영을 위한 후원금은 지급하겠다”는 우리담배의 방침에 다소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일단 급한 불을 껐을 분 해결된 게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한 선수는 “앞으로 시시각각 사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불안해했다.

당초 히어로즈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했던 SK 김성근 감독과 한화 김인식 감독은 자신들의 발언을 스폰서 취소의 계기로 언급한 우리담배 탓에 말을 아꼈다. 김인식 감독은 “말조심 해야겠다. 김성근 감독과도 말을 아끼자고 통화했다”며 입을 닫았고, 김성근 감독 역시 선수들 특타 지도를 이유로 구장에 늦게 나타났다.

LG 김재박 감독은 두 선배 감독을 가리켜 “말씀하실 만한 분들이 할 말 하셨다”면서 “이미 히어로즈가 야구판에 들어올 때부터 10년은 퇴보했다고들 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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