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SK, 한국시리즈 사상 첫 기록 ‘극과 극의 꿈’

  • 입력 2007년 10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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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 일어날까?

두산과 SK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기적을 꿈꾼다. 하지만 처지는 극명히 갈린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25년 사상 첫 포스트시즌 전승 우승의 기적을 꿈꾼다. 한화와의 플레이오프부터 5연승을 내달린 두산은 2연승만 보태면 역사의 주인공이 된다.

SK도 기적에 도전한다. ‘1, 2차전을 내준 팀은 우승하지 못 한다’는 통계의 벽을 깨기로 한 것. 나올 때도 됐다. 지난해까지 57차례 열린 일본시리즈에서는 2연패했다 역전 우승을 거둔 적이 6번이 있었고 요미우리는 1989년 3연패 뒤 4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두산은 공수에서 SK를 압도했다. 정규 시즌 우승팀인 SK에 상대 전적(10승 8패)에서 유일하게 앞선 ‘천적’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

두산은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두며 단기전에서 중요한 기세 싸움에서 이미 SK를 눌렀다는 평가다.

두산은 24일 3차전 선발로 김명제를 올렸다. 김명제는 올 시즌 SK를 상대로 3번 등판해 1패(평균자책 8.64)에 머물렀다. 그러나 그는 17일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선 6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더구나 불펜에는 2차전에서 겁 없는 투구를 선보인 신인 임태훈과 ‘해외파’ 이승학이 버티고 있다.

1차전은 이종욱이, 2차전은 김현수가 돌아가며 ‘테이블 세터’의 역할을 한 것처럼 앞으로도 둘 중 하나만 터지면 된다. 공수에서 해결사로 떠오른 고영민이 불방망이(타율 0.571)를 계속 휘두를지도 관심사다. 두산은 이제부터 홈팬들의 응원 지원사격까지 받는다.

SK 김성근 감독은 2연패한 후에도 “어차피 4번 이겨야 우승”이라면서 여유를 보였다. 앞으로 2패를 당하기 전에 4승을 거두면 된다는 것이다.

희망도 있다. 시즌 마감 후 16일간 실전을 못 치렀던 SK는 두 번의 경기에서 비록 졌지만 감각을 끌어올렸다. 이호준 조동화 정경배는 2안타 이상을 쳤다.

하지만 톱타자 정근우가 8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차려진 밥상’이 없었다. 김 감독은 “타순 변경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SK는 두산의 다니엘 리오스라는 산을 넘어야 우승할 수 있다. 4차전과 7차전 선발이 예상되지만 막판 승부처에서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 SK가 공략법을 찾을지 관심사다.

KBSN 이종도 해설위원은 “SK는 타순 변화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SBS 박노준 해설위원은 “3차전이 승부처이고 초반 2점 이상 내는 팀이 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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