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노조, 8차선 도로막고 집회…옆에선 소액주주 맞불 집회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23일 14시 31분


삼성전자 노조 3만7000명 결의대회
경영진 조롱 사진 붙여놓고 밟기도
“영익 15% 성과급 안주면 총파업”
소액주주 “파업은 주주재산에 피해”
협력업체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무복합동 인근에서 ‘4·23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무복합동 인근에서 ‘4·23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3일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이하 노조) 대규모 결의대회가 열리는 평택캠퍼스 일대에 노조원들이 집결하고 있다. 뉴스1
23일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이하 노조) 대규모 결의대회가 열리는 평택캠퍼스 일대에 노조원들이 집결하고 있다. 뉴스1
23일 오후 2시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왕복 8차선 도로 1km 구간을 전면 통제하면서 올해 첫 결의대회에 나섰다. 삼성전자 노조 측은 이날 창사 57년 만에 최대 규모인 3만7000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의 2024년 7월 첫 파업 때는 6000여 명이 모였다. 2년 만에 참여 인원이 6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경찰 추산으로는 오후 2시 기준 약 3만4000명이 참가했다. 경찰은 인력 약 190명을 투입했다.

현장에는 20, 30대 젊은 노조원들이 적지 않게 현장을 찾았다. 집회 참석을 위한 조끼 지급에 1시간 넘게 줄을 서기도 했다. 집회 행사장에서는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사장) 등의 사진을 훼손한 채 “여기다 풀고 가세요”라는 플래카드가 걸리기도 했다. 경영진을 조롱하는 문구와 함께 이들의 사진을 바닥에 둔 뒤 밟고 지나가는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파업 현장에 참여한 삼성전자 노조원들은 언론 인터뷰를 꺼렸다. 다만 이번 파업 이유에 대해선 회사의 ‘수익 배분’을 문제로 삼았다. 소속을 밝히지 않은 한 노조원은 “회사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뒀으면 노조와도 그만큼 나누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이번 쟁의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기본 규정 자체를 고쳐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하는 방안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날 집회에 나섰다. 반면 사측은 DS부문에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한도인 연봉의 50%를 넘어서는 보상안을 제시했다. 또 메모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DS 부문에 한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모두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이 요구 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다음 달 21일부터 18일 동 총파업을 강행할 방침이다. 노조 측은 파업 진행 시 사 측에 최소 20조∼30조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무복합동 인근에서 ‘4·23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무복합동 인근에서 ‘4·23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배분 문제는 최근 삼성전자 내부 문제를 넘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역대급 메모리 반도체 호황 이익을 직원들만 가져가는 게 맞느냐는 논의가 점점 커지고 있다.

우선 주주들이 성과급 문제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날 노조 집회 현장 인근에서는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소속 소액주주들이 ‘삼성 주주배당 11조! 삼성직원 배당 40조?’라는 피켓을 들고 맞불 집회를 열었다. 민경권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노사 합의가 안 됐다고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반도체 공장을 멈추겠다는 것은 주주 재산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라며 “회사가 돈을 많이 벌었다고 상한선 없이 다 내놓으라는 것은 악덕 채권자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임직원들의 억대 성과급 지급 줄다리기 사실이 알려지면서 형평성 문제도 커지고 있다. 쟁의 현장 옆 삼성전자 P5 공장 신설 현장에서 근무하는 협력업체 직원 윤모 씨(50대)는 “우리보다 훨씬 많은 돈을 받는 분들이 더 많은 돈을 달라고 이렇게 집회에 나서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거둔 영업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는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이 부동산에 흘러가지 않도록 지역화폐로 주자” 등의 게시글이 주목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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