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포환, 1611년 전으로의 시간여행

  • 입력 2004년 8월 16일 2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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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아테네 올림픽 포환던지기 종목이 열리는 올림피아의 경기장 전경. 출전 선수들은 고대 올림픽 때처럼 아치형의 석조 통로를 통해 경기장으로 들어간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18일 아테네 올림픽 포환던지기 종목이 열리는 올림피아의 경기장 전경. 출전 선수들은 고대 올림픽 때처럼 아치형의 석조 통로를 통해 경기장으로 들어간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1611년 전으로의 시간 여행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고대 올림픽(BC776년∼AD393년)이 2004아테네 올림픽에서 하루 동안 부활한다. 육상의 포환던지기가 18일 고대 올림픽의 탄생지인 올림피아 경기장에서 열리는 것.

올림피아는 아테네 서쪽으로 273km 떨어진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고대도시로 ‘제우스의 신탁’ 크로노스 언덕(해발 123m) 기슭에 있다. 바로 이 곳의 경기장에서 100여개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대표하는 고대 올림피언들이 달리기 레슬링 원반던지기 등 19개 종목에서 힘과 기량을 겨뤘다.

당시 올림피아는 헤라클레스가 만들었다는 벽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제우스 신전을 비롯하여 제우스 제단, 헤라 신전, 펠롭스 신전이 있었다. 그러나 426년 동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 2세가 이교 신전에 대한 파괴령을 내렸고, 6세기 경에는 지진과 홍수가 나서 대부분의 유적이 파괴된 상태.

아테네올림픽조직위 측은 유적지에서 경기가 열리는 만큼 당시 모습을 최대한 재연한다는 방침. 경기 진행을 위해 지름 2.135m의 원형 투척장만을 설치했을 뿐 현대적 시설은 전혀 없다. 1만5000여 관중은 헤라클레스가 한숨에 달렸다는 192.27m의 스타디온(스타디움) 트랙 양 옆으로 비스듬히 펼쳐진 잔디밭에 앉아 경기를 관전해야 한다. 경기장 주변에는 기업들의 광고판도 세울 수 없다.

포환던지기는 고대 올림픽 종목은 아니다. 그러나 근력과 순발력만으로 7.3kg(남자)과 4kg(여자)의 구리덩이를 멀리 던지는 이 경기가 스포츠의 원형에 가깝고 또 유적지를 가장 덜 훼손하는 종목이라는 점 때문에 고대 올림픽 재연 종목으로 뽑혔다.

경기 시작 전 남자부 45명, 여자부 39명의 각국 선수들은 고대 올림피언이 했던 것처럼 아치형 통로로 입장한다. 이들은 올림피아의 귀향을 상징하는 입장 세리머니를 할 예정.

물론 선수들의 복장과 여성 선수의 출전은 고대올림픽과 다르다. 고대 올림픽 때는 남자만 참가할 수 있었고, 선수들은 신발도 신지 않은 완전히 발가벗은 상태로 경기했다.

올림피아의 ‘헤라클레스’ 후보로는 남자부에선 올 시즌 최고기록(22m54)을 보유한 크리스천 캔트웰과 존 가디나, 애덤 넬슨(이상 미국)이 꼽히고 여자부에서는 올 시즌 20m 벽을 깬 이리나 코리차엔코, 스베틀레나 크리벨료바(이상 러시아) 등. 한국은 여자부에 이미영(25·태백시청·최고기록 17m60)이 도전한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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