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몸풀린 땅콩 “이번엔 우승”…김미현 3일 ‘오피스디포 퀸’ 도전

  • 입력 2004년 4월 2일 18시 01분


대부분의 세컨드샷을 우드로 하는 ‘슈퍼 땅콩’ 김미현. 매서운 스윙에서 시즌 첫 우승을 향한 집념을 엿볼 수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대부분의 세컨드샷을 우드로 하는 ‘슈퍼 땅콩’ 김미현. 매서운 스윙에서 시즌 첫 우승을 향한 집념을 엿볼 수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오피스디포(총상금 175만달러) 개막을 하루 앞둔 2일 로스앤젤레스 인근 타자나의 알 카바예로 골프장.

훈련을 마친 김미현(27·KTF)의 오른쪽 엄지손가락엔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이틀 동안 스윙연습을 너무 많이 하는 바람에 피부가 찢어져 난 상처.

대표적인 ‘슬로 스타터’로 매년 초반 안 좋았던 그에게 “올해엔 초반 성적이 괜찮다”고 한마디 던지자 “겨울 동안 정말 열심히 했는데 이 정도 성적도 안 나오면 되겠어요”라며 빙긋 웃는다.

LPGA 신인왕(99년) 출신인 김미현은 한때 박세리(CJ) 박지은(나이키골프)과 함께 한국 여자프로골프의 ‘빅3’로 불렸던 선수. 하지만 지난해는 데뷔 이래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단 1승도 없이 톱10에 든 것은 겨우 5차례. 20위(51만1888달러)로 곤두박질친 상금랭킹은 박세리(161만1928달러·2위) 박지은(141만7702달러·3위)에 비해 너무 초라했다.

미국 올랜도에서 홀로 한 겨울 훈련에 문제가 있었다. 혼자 훈련하다 보니 나태해져 훈련량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

“다 내 잘못”이라고 자책한 김미현은 올 시즌 1월 초부터 50일간 태국에서 ‘지옥훈련’을 소화해냈다. 조련사는 주니어 시절 은사인 조범수 코치(KPGA 프로골퍼). 한국 주니어 선수들이 자주 찾는 태국에서 김미현은 조 코치의 지도 아래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빡빡한 트레이닝을 했다.

오전 라운드와 오후 스윙훈련을 끝낸 뒤에도 저녁에 3시간씩 체력훈련을 빠뜨리지 않았다. 부모님과 조 코치가 수시로 훈련 상태를 감시하며 몰아친 지옥훈련 덕분일까. 김미현은 올 시즌 3개 대회 가운데 2개 대회에서 톱10에 진입하며 상승세에 있다.

이제 남은 건 우승. 2002년 웬디스 챔피언십 이후 1년반 동안 우승의 감격을 누리지 못했던 김미현은 개인통산 6번째 우승과 첫 메이저 타이틀 획득을 위해 독기를 품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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