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타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12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북구의 모텔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잇달아 남성들에게 먹여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구속됐다.
12일 최기원 서울북부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상해치사·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피의자는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A 씨는 이달 9일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에서 20대 남성 B 씨에게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다음 날인 10일 오후 모텔 직원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B 씨의 시신에서는 상흔이나 혈흔 등 외부 공격을 받은 정황이 파악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신분증과 맥주 캔 등이 발견됐다.
A 씨는 같은 날 오후 9시경 주거지 인근에서 긴급 체포됐다. 같은 날 경찰은 A 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현장에서는 다량의 약물이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달 말 강북구의 또 다른 모텔에서 발생한 남성 변사 사건과 지난해 12월 발생한 상해 사건도 A 씨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A 씨는 사건 당시 피해자들에게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이 섞인 음료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공황 발작 등의 증상을 완화하는 안정제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빈번히 처방된다.
A 씨는 숙박업소 등지에서 피해자들과 의견 충돌이 발생하자 잠재우기 위해 드링크를 건넸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처방받아 복용하던 약물을 피해자들에게 썼으며, 피해자의 사망을 예상하진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살해 고의를 단정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프로파일링 등을 거쳐 살인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신상 공개 여부 등도 검토할 방침이다.
A 씨는 12일 오전 9시 54분경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향하면서 ‘약물 미리 준비했는지’, ‘약물 건넨 이유는 무엇인지’, ‘살해 의도 있었는지’, ‘숨진 분들과 어떤 관계였는지’ 등 기자들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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