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터치 테이블로 게임 삼매경…‘AI 사랑방’ 거듭난 경로당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4일 15시 43분


경기 포천 문 열어 1년새 3000명 방문
키오스크로 배우며 “젊어진 기분”
홀몸노인엔 주 1회 ‘AI 안부 전화’
“AI로 다양한 노인 돌봄 사업 추진”

12일 경기 포천시 관인면에 있는 ‘경기도 인공지능(AI) 사랑방’. TV 소리만 나오는 다른 경로당과 달리 이곳은 박수 소리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평균 80세가 넘는 어르신 4명이 ‘스마트 터치 테이블’에 둘러앉아 풍선 터트리기 게임을 하고 있고, 한쪽에서는 춤추듯 불빛 블록을 밟는 ‘스텝 운동 매트’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김성자 할머니(84)는 “오전에 매일 들러 치매 예방프로그램도 참여하고 게임도 하며 젊게 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포천 ‘AI 사랑방’ 1년 새 3010명 방문

경기도가 지난해 12월 포천시 관인면 작은 도서관 2층에 문을 연 ‘AI 사랑방’이 어르신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관인면은 전체 인구(2466명) 중 65세 이상 어르신이 절반가량 되는데 병원이 없고 돌봄서비스가 열악하다”며 “어르신 복지와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는 시설로 사랑방을 조성해 누적 방문객 3000명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는 치매를 예방하고 인지 사고력을 높일 수 있도록 스마트 터치 테이블과 스텝 운동 매트 등을 설치했다. 모니터 속 가상공간에서 자기 모습을 보면서 게임을 즐기는 ‘증강현실 운동학습 시스템’과 평소 식당에서 비대면 주문의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을 위해 교육용 키오스크도 마련했다. 임정순 할머니(82)는 “사회복지사가 사용법을 자세히 알려줘 재미있게 배운다”며 “(AI 사랑방에 와서) 몸을 움직이고 머리도 쓰니까 삶의 활력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또 AI 기반 돌봄 관리 플랫폼인 ‘와플랫 AI 시니어 안심케어’를 통해 사랑방에 등록된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살핀다. 이 데이터는 시스템으로 전송돼 복지사들이 어르신들의 건강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살필 수 있다.

●말벗에 학대 감지… AI로 촘촘해진 돌봄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AI 사랑방’처럼 AI를 활용한 다양한 노인 돌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AI 노인말벗서비스’는 만 65세 이상 홀몸노인과 차상위 취약계층 등 안부 확인이 필요한 대상자 6500명에게 주 1회 AI 상담원이 안부 전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화를 3번 이상 받지 않거나 ‘살고 싶지 않다’ 등의 단어가 감지될 경우 경기도사회서비스원에서 직접 전화를 걸고, 필요시 읍면동 복지서비스 담당자가 직접 거주지를 방문해 응급 상황이 발생했는지 확인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서비스 제공 건수는 현재까지 37만6972건”이라고 했다.

‘AI 어르신 든든지키미’는 학대받는 노인을 위한 AI 돌봄서비스로, 지난해 7월부터 재학대 고위험군 150명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재학대 위기 상황 발생 시 AI 스피커가 음성으로 상황을 감지해 112나 노인보호전문기관을 긴급 호출한다. 도는 모니터링을 통해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경기도 노인종합센터를 통해 전문심리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AI 돌봄 로봇’도 인기다. AI 돌봄 로봇은 복약과 식사·수면 생활방식을 알려주고 손주 같은 친근한 목소리 대화로 정서적 지원도 가능하다. 현재까지 545명 노인에게 AI 돌봄 로봇을 지원 중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초고령사회에 AI 기술을 활용한 노인 돌봄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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