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특정인물 일탈 못 걸러…자녀 키우는 평범한 신도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1일 22시 13분


가정연합 송용천 협회장
가정연합 송용천 협회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이 정치권에 확산하는 가운데 통일교가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과 우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깊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윤영호 전 본부장의 법정 진술에 대해서는 개인의 독단적 일탈이라고 선을 그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협회의 송용천 협회장은 11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일을 계기로 교단이 한국 사회와의 신뢰를 되찾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협회장 명의의 대국민 사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 협회장은 “교단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면서도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정교분리 원칙을 지키도록 교육받아 왔다. 종교가 정치권력과 결탁해 이익을 추구하는 순간 신앙의 본질을 잃는다는 것이 창교자 시절부터 70여년간 유지해 온 기본 가치”라고 했다.

이어 “가정연합이 진정 추구하는 바는 가정·사회·국가·인류의 화합이며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배격하는 활동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특정 인물의 발언이나 행동만을 문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그러한 일탈을 미리 감지하고 차단하지 못한 점은 분명 조직의 관리 책임”이라며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가 무너지고 전 세계 신도들의 헌신이 폄훼됐다”고 사과했다.

송 협회장은 △정치적 중립 △재정 투명성과 거버넌스 체계 확립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 등을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가정연합은 한국 사회 안에서 자녀를 키우고 이웃을 돕는 평범한 신도들의 공동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실하게 살아온 신도들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물품을 전달하고, 그 대가로 통일교의 각종 현안 해결을 청탁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 10일 결심 공판에서 통일교의 지원을 받은 민주당 정치인들의 실명을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통일교#사과#대국민 사과#윤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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