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인 10명 중 8명은 자녀를 출산할 경우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이 출산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노후 소득보장제도 확충, 결혼 유무와 관계없는 출산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개한 ‘스웨덴의 인구정책 사례 연구’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된 설문조사 결과가 담겼다. 연구진은 지난해 7월 한국에 거주하는 20~49세 이하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응답자의 31.2%만이 자녀를 낳을 생각이라고 밝혔으며, 자녀를 낳지 않을 생각이라는 응답은 절반 가까운 47.3%에 달했다. 계획하고 있는 자녀 수는 평균 1.74명이었다.
한국인은 자녀 계획 시 건강을 가장 염두에 두고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계획 시 본인의 건강을 중시한다는 응답자는 95.3%였으며, 배우자의 건강을 중시한다는 응답은 95.4%였다. 가정의 경제적 여건(94.3%), 주거 여건(90.4%) 등 사회경제적 여건을 고려한다는 답변도 상위권에 올랐다.
다만 자녀 출산에 따른 생활 변화는 긍정적 측면보다 부정적 측면을 더 크게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85.4%는 출산으로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답변했으며, 출산으로 인해 경제적 부담이 늘어난다고 답한 응답자도 92.7%에 달했다. 자신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고 보는 비율도 62.0%였다. 반면 삶에서 얻는 기쁨과 만족이 커진다는 응답은 74.3%, 배우자와의 친밀감이 높아진다는 답변은 52.7%에 그쳤다.
연구진은 결혼 유무와 관계 없이 자녀를 낳아 기르는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지원하고, 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한 사회 구조와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출산율 반등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데 들어가는 경제적, 비경제적 부담은 매우 크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자녀를 키우는 부담이 줄어들어야 출산 의향이 향상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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