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성남시, ‘정자동 호텔 특혜의혹’ 감사 착수… “檢수사와 별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이재명 시장 당시 관련 문서들 확보
외국인투자기업 특혜의혹 등 조사
시행사 “적법”… 李측 “정치 감사”

2019년 10월 8일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정자동 호텔 착공식에 참여한 모습. 이재명 대표 블로그
2019년 10월 8일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정자동 호텔 착공식에 참여한 모습. 이재명 대표 블로그
성남시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진행된 ‘정자동 호텔 특혜 의혹’ 사건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수사와 별개로 내부 감사를 진행해 사건의 실체를 밝히겠다는 것이다.
● 성남시 자체 감사 착수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시는 이달 중순 잡월드 유휴부지 호텔 개발사업과 관련된 의혹 전반을 다루는 내부 감사팀을 꾸렸다.

직원 10여 명으로 구성된 감사팀은 호텔 개발 연구용역 사업이 시작된 2013년부터 호텔이 준공된 지난해까지 성남시와 시행사인 베지츠종합개발(베지츠) 등 사건 관계자가 주고받은 문서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는 지난해 6·1지방선거 직후 성남시장직 인수위원회 차원에서도 해당 의혹을 조사했다고 한다. 인수위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대장동이나 백현동에 비해 정자동 호텔 의혹을 크게 다루진 않았지만 인수위 차원에서 특혜 의혹을 충분히 제기할 사안으로 봤다”고 했다.

민선8기 성남시장직 인수위원회. 뉴스1
민선8기 성남시장직 인수위원회. 뉴스1


● 셀프 연구용역 등 의혹 전반 감사


감사팀은 성남시가 용역을 맡겨 부지 개발 용도 등을 검토한 회사 피엠지플랜과 사업을 수행한 시행사 베지츠가 사실상 한 회사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두 회사에는 모두 황모 씨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같은 사무실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는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수감 중)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최근 검찰이 제출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도 “정 전 실장이 황 씨를 통해 차병원그룹과 협의를 진행해 성남FC 후원금을 확보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성남시청. 뉴스1
성남시청. 뉴스1


감사팀은 베지츠가 캐나다 국적자 나모 씨와 2015년 9월 체결한 투자계약서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씨가 베지츠에 4억4000만 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계약서에는 “5년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 “5년 후 베지츠가 요청하면 확보한 주식을 매수 시 액면가로 매도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베지츠는 이후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돼 임대료를 공시가격의 1.5%로 책정하는 등 혜택을 받았다.

성남시가 이례적으로 빨리 용도변경 및 인허가를 내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감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와 베지츠가 2015년 1월 MOU를 맺은 지 8개월 후 ‘자연녹지지역’이던 사업부지가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됐다. 또 2015년 11월 대부계약을 맺은 후 가족호텔 객실이 줄고 관광호텔 객실이 증가했다. 호텔의 연면적도 약 4만1000㎡에서 약 8만㎡로 늘었다.

● 베지츠 “적법 절차 거쳐 진행한 사업”


성남시는 검찰 수사와 병행해 감찰을 해나간다는 입장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했던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도 이 사건 수사에 착수해 관련 기록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베지츠 측은 “2015년 1월 성남시와 베지츠는 업무협약(MOU)을 맺고, 이에 따라 호텔 건설을 위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사업을 진행했다. 특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했다. 이 대표 측도 “윤석열 정권에 충성하기 위한 정치 감사”라고 반박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성남#정자동 호텔#특혜의혹#감사 착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