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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단독]이재명, 해명과 달리 ‘백현동 용도변경’ 의무 아니라는 보고 받았다

입력 2022-08-18 03:00업데이트 2022-08-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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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그동안 “朴정부 요구 이행은 의무”
경기 성남시 주거환경과가 2014년 12월 12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보고한 ‘식품연구원 용도변경 재신청에 대한 검토 보고’ 문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 성남시장 시절 허가한 분당구 백현동 개발사업의 용도변경이 성남시의 의무는 아니라는 보고를 직접 받은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이 의원은 그동안 백현동 사업 특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용도변경은 박근혜 정부가 법에 따라 요구해 불가피하게 응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런 설명과 배치되는 문건이 확인된 것이다.
○ 성남시 “용도변경 의무 아니다” 보고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4년 12월 12일 성남시 주거환경과는 당시 시장이던 이 의원에게 ‘식품연구원 용도변경 재신청에 대한 검토 보고’ 문건을 보고했다. 해당 문건은 민간사업자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67) 측이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자연녹지에서 2종 주거지역으로 바꿔달라며 낸 2차 용도변경 신청 관련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2014년 1월 식품연구원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백현동 사업에 뛰어든 정 대표는 같은 해 4월과 9월 각각 성남시에 용도변경 신청을 냈지만 모두 반려당했다. 그러자 정 대표는 이듬해 1월 이 의원의 성남시장 선거 선대본부장을 지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69)를 영입한 다음 준주거지로 용도변경을 해 달라고 다시 신청했다. 이에 성남시는 2015년 4월 이 의원의 결재를 거쳐 같은 해 9월 토지 용도를 준주거지로 바꿔줬다.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그거(용도변경)는 국토교통부가 요청해서 한 일이고, 공공기관이전특별법에 따라서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특별법에 국토부 장관이 요구하면 지자체장은 반영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을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공기관이전특별법(혁특법) 43조 6항은 국토부가 연구원 부지와 같은 ‘종전부동산’의 처리계획을 수립해 반영을 요구하면 지자체는 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성남시 주거환경과는 이 의원에게 “국토부에서 협조요청(용도변경)한 문서는 혁특법에 의해 국토부 장관이 수립하는 종전부동산 처리계획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보고했다. 당시 국토부의 용도변경 요청은 단순 협조 요청이었을 뿐, 혁특법 43조 6항에 따라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들어줘야 하는 요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문건에는 ‘우리 시 기본계획과 부합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겼다. 당초 성남시가 연구개발(R&D) 단지를 조성하기로 한 도시기본계획 등을 감안해 2종 주거지역이 아닌 준주거지역으로의 용도변경이 적합하다고 자체 판단했다는 것이다.
○ 감사원도 “용도변경 강제 아닌 것 확인”
이 의원의 해명과 배치되는 정황은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감사결과에도 포함돼 있다. 이 시장이 문건을 보고받기 사흘 전인 2014년 12월 9일 성남시는 국토부에서 “해당 협조 요청은 혁특법 43조 6항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라는 질의 회신을 받았다. 감사원은 이를 근거로 “(당시 성남시가) 국토부의 요청으로 인해 용도변경이 강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준주거지로의 용도변경 역시 사업성 보전 등을 위해 성남시가 제안한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감사 결과 발표 직후인 지난달 22일 이 의원은 “성남시가 특혜라면 박근혜 정부는 특혜강요죄”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 의원 측은 이날 동아일보에도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만 했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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