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을 가족처럼 돌보는 양구군 ‘배꼽봉사단’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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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군-체육대회 때 간식 제공하고
SNS 통해 날씨 등 가족에게 알려

강원 양구군 주민들로 구성된 배꼽봉사단은 21사단 훈련병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체육대회 때 함께한 배꼽봉사단. 양구군 제공
강원 양구군 주민들로 구성된 배꼽봉사단은 21사단 훈련병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체육대회 때 함께한 배꼽봉사단. 양구군 제공
“머나먼 객지에 아들을 보냈지만 배꼽봉사단 덕분에 큰 힘이 돼요.”

“헌신적이고 세심한 배려심 깊은 봉사단.”

강원 양구군 홈페이지 게시판에 연일 21사단 신병교육대 배꼽봉사단을 칭찬하는 글이 올라와 화제다. 배꼽봉사단은 낯선 타지에 와서 군생활을 시작하는 훈련병과 가족들을 위해 2016년 만들어진 순수 봉사단체다. ‘배꼽’은 양구가 한반도의 정중앙에 위치해 생긴 말이다.

배꼽봉사단은 고성복 단장(56)이 아들을 군에 보낸 뒤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양구의 날씨와 지역 상황 등을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탄생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행군이나 체육대회 때 훈련병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고, 전역 장병들의 부모에게 양구 농·특산물을 전역선물로 보내주는 일까지 하게 됐다. 고 단장의 취지에 동참하는 이들이 생기면서 단원은 지금은 20여 명으로 늘었다.

배꼽봉사단은 신교대 입대 때 함께 온 가족들에게 전단으로 봉사단을 소개해 SNS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25일 현재 배꼽봉사단 SNS의 가입 회원은 7940명. 가족들은 배꼽봉사단을 통해 훈련병과 양구의 소식을 전해 들으며 걱정을 잊을 수 있다고 한다.

광주에 사는 한 훈련병의 어머니는 양구군 게시판을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해주고, 힘든 훈련으로 지친 아들들에게 간식을 나눠줍니다.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을 진짜 가족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양구를 사랑이라고 부릅니다”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경남 창원에 사는 한 훈련병의 어머니도 “아침마다 양구 소식과 함께 유용한 정보와 위로 덕분에 우리 부부는 허전함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입소식, 수료식, 체육대회, 행군 때 간식 봉사까지, 정말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 단장은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의 걱정을 다소나마 줄여주고 양구의 좋은 이미지를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양구군#배꼽봉사단#체육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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