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면 입시설명회 줄취소에도… 사교육기관 유튜브는 안된다는 교육부

최예나 기자 입력 2021-10-28 13:49수정 2021-10-2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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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세종청사 © News1
“죄송한데, 저희 입학사정관이 출연했던 입시 홍보 영상 좀 빨리 내려주세요.”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앞두고 대학들이 한창 홍보에 열을 올리던 8월 말, A 대학 관계자가 한 입시정보업체에 이런 부탁을 했다. 다급한 전화를 걸어온 건 이 대학뿐이 아니었다. 이들은 유웨이와 진학사 등 입시정보업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수시전형과 입시 전략을 수험생들에게 소개한 대학들로 부탁 사유는 동일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설명회 기회가 줄어서 유튜브 홍보라도 해야하지만, 교육부 눈치가 보여서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8월에 대학들에 ‘유튜브 채널, 설명회 등 사교육 기관의 홍보 활동에 참여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던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공문 발신 주체는 대교협이지만, 대학들이 겁을 먹은 이유는 공문에 “교육부의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취지에 반하지 말라‘는 표현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해당 공문은 지원사업의 위탁기관인 대교협이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발송한 것이다.

교육부가 문제 삼은 홍보 활동은 입시정보업체가 대학의 입학담당자를 직접 만나 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입시 관련 내용을 주고받는 10~15분짜리 유튜브 영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학령인구가 급감해 입학정원보다 입학자원이 7~8만여 명씩 모자라는 가운데 위기감을 느낀 대학들에게 각광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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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대학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교협 주최로 열리는 코엑스 수시 박람회는 2년 연속 취소됐다. 고등학교들도 개별 대학 설명회 자리는 안 잡아준다“며 ”입학처 홈페이지에 입학자료를 아무리 올려봐야 학생들이 보지도 않는데 유튜브는 조회수라도 나온다“고 말했다. 한 대학은 외모가 뛰어난 입학사정관을 유튜브에 출연시켜 조회수 1만1600건을 넘기기도 했다. 업체들이 유튜브 영상 제작 대가로 돈을 받는 것도 아니라 대학들은 마다할 이유가 없다. 수험생과 학부모들도 대학 관계자에게 직접 정보를 들으니 신뢰도가 높다는 반응이었다.

교육부는 공문을 통해 ’사교육 기관을 통한 홍보 활동은 학생 및 학부모에게 사교육기관을 통해 대학의 입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해석은 사업비 집행 유무와 관계없이 사교육 기관의 대입전형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영상 제작에 참여하는 등 모든 활동이 지원사업 취지에 반한다는 것. 올해 교육부의 지원사업 예산은 총 75개 대학 559억 원 규모로 대학들은 교육부 방침에 반하면 이 사업비가 삭감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을 갖고 있다.

코로나19와 학령인구 감소라는 이중고에 처한 대학의 의견은 다르다. 일부 대학은 수시 원서접수 직전에 경쟁률 하락이 염려되자 다시 영상을 올려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학 관계자는 ”코로나19에 학령인구도 줄어들고 있어 홍보 수단을 가릴 상황이 아닌데다 수능 직후 정시 홍보를 본격화해야 하는데 고민스럽다“고 토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에 국고를 지원하는 건 입학사정관이 풀타임으로 일하라는 것“이라며 ”대면 홍보가 어렵다면 사교육기관에 나가지 말고 공교육과 연계된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런 이유로 사업비가 감액된 사례는 지금까지 없다“면서도 ”(공문에 대해) 대학들이 불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희는 정당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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