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예방 나무주사 놓다 숨진 퇴역군인…“업무상재해”

뉴시스 입력 2021-09-27 06:10수정 2021-09-27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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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군인이 나무에 구멍을 뚫고 해충예방 주사를 놓는 일을 하던 중 숨진 사건에서 업무상재해가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평소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었지만 잘 관리되고 있었으며, 과중한 업무로 질환이 악화됐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조사된 바에 따르면 A씨의 배우자인 B씨는 30여년간 직업군인으로 복무한 뒤 전역해 공공근로사업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했는데, B씨는 2017년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해 나무에 주사를 놓는 일을 하던 중 숨졌다.

당시 B씨는 출근 첫날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진 뒤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해 열흘 후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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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유족은 B씨가 업무상 재해로 숨졌다며 유족급여 등을 지급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공단은 B씨가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협심증 등 기존 질환이 악화된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B씨의 기존 질환이 경증에 불과했던 점, 9㎏에 달하는 장비를 짊어지고 경사를 오르내리는 등 심장에 부담이 가는 업무를 한 점 등을 이유로 A씨 청구를 받아들였다.

반면 2심은 당시 B씨와 함께 일했던 이들이 평균 65세였고 공공근로사업의 특성상 일이 힘든 것은 아니었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B씨의 기존 질환이 잘 관리되고 있었으며 과중한 업무로 숨진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B씨는 추운 날씨에도 식사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무거운 장비를 메고 산을 오르면서 심장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점이 판단 근거로 언급됐다.

B씨가 앓고 있던 협심증 등은 잘 관리되고 있었으며, 다른 공공근로사업을 할 때는 문제가 없었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B씨가 심혈관 질환을 가진 상태에서 추운 날씨에 실외에서 과도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기존 질병이 급격하게 악화해 사망에 이른 것”이라며 “원심은 업무상 재해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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