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게” 공수표된 4단계 또 연장…‘방역 피로감’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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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6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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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4주째 이어진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8.4/뉴스1 © News1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4주째 이어진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8.4/뉴스1 © News1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며 시민들의 ‘방역 피로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 12일부터 4단계를 적용한 지 벌써 4주가 다 돼가고, 앞으로 2주가 또 연장됐다. 서울 코로나19 확산세는 400명 안팎의 정체 국면에서 좀처럼 감소세로 전환하지 않고, 거리두기만 장기화되며 시민들이 지쳐가고 있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64명으로 3일 연속 400명대 확산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12일부터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 중이지만 뚜렷한 감소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주 들어 평일 500~600대를 오가던 확진자 수가 400명대로 다소 완화됐지만, 아직 감소세로 접어들지는 않았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휴가철을 맞아 비수도권 확산세가 지속되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거리두기 4단계는 2주 더 연장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고심 끝에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를 2주 더 연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적용 중인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 금지도 유지된다.

“짧고 굵게 끝내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바람과는 달리 서울에 한 달 넘게 4단계가 유지되며 시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30대 워킹맘 박모씨는 “아이가 어려 주말에는 나가고 싶은데 데리고 갈 데가 없어 답답하다”며 “올여름 휴가로 강원도 속초 여행을 계획했다가 취소해 한동안 우울했다”고 말했다.

40대 유모씨는 “4단계 적용 이후 아파트 단지 놀이터도 이용하지 못하게 막아놨다”며 “놀이터에 가고 싶다는 딸에게 너무 미안하고,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돼야 하는 건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얼마 전 결혼을 한 양모씨는 “코로나 시국에 결혼 준비를 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며 “5인 이상 모이지 못하다보니 사람을 갈라서 모여야 되는데 편 나누기도 애매하고, 참 여러모로 난감한 상황이 많았다”고 말했다.

양씨는 “친구는 언감생심, 가족도 제대로 못 모이고 못 만나는 게 말이 되냐”며 “거리두기와 사적모임 제한을 지키면서도 ‘이게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고강도 거리두기로 재택근무가 정착되고, 불필요한 회식 문화도 사라지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직장인 이모씨는 “재택근무로 출퇴근 시간이 절약되니 삶의 질이 높아졌다”며 “하는 일은 똑같은데 출퇴근길 붐비는 지하철을 피할 수 있어 일 효율도 올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니 사실상 회식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불필요한 회식을 안 하다 보니 아침 기상도 산뜻해졌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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