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 속도 못 따라가는 방역 체계…모든 단계마다 ‘과부하’ 호소

이지윤 기자 , 조건희 기자 입력 2021-07-14 20:23수정 2021-07-1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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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2021.7.7/뉴스1 © News1
14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615명. 또다시 최다 확진자다. 7일 신규 확진자 수가 갑자기 1000명대로 치솟으면서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고 이날까지 연일 10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이 기간(8일간) 누적 확진자는 1만370명으로 집계됐다. 방역 체계의 대응 역량은 이미 곳곳에서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격리 치료 등 방역의 모든 단계마다 과부하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역학조사, 하루 18시간도 모자라”
당장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접촉자를 관리하는 역학조사에 문제가 생겼다.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교육시설 종사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현장 역학조사는 다음 날에야 시작됐다. 역학조사 일손이 부족해 사전 조사가 13일 밤에야 끝났기 때문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현장 조사는 통상 당일에 처리하는데, 최근 확진자가 늘면서 이틀 후에야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14일 방역 당국이 감염 경로를 특정하지 못한 국내 확진자는 4618명이었다. 한 주 전보다 41.8% 증가했다. 역학조사가 지연되면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가 거리를 활보해 또 다른 산발적 감염을 촉발할 수도 있다. 정부가 수도권에 역학조사 인력 250명을 추가 배치했지만 현장에서는 “조사 지체를 해소하기엔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확진자가 방문했던 장소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거나 카드 내역을 정리해야 그가 기억하지 못하는 동선까지 찾아낼 수 있는데, 소규모 산발 유행으로 인해 조사할 사람과 장소가 많아진 탓이다. 수도권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분석해도 새 확진자가 나타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너무나 막막하다”고 말했다.

● 진단검사도 한계… “민간 도움 청해야”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만 분류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게 하는 현행 역학조사 방식이 한계에 봉착했다면, 유일한 대안은 모든 접촉자를 진단검사 하는 것뿐이다. 그런데 검체를 채취하는 인력은 물론이고, 각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이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유전자증폭(PCR) 분석량에도 여유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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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 1월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진단검사량을 24만 건으로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13일 기준 검사 건수는 이미 28만 건이다. 특히 13일 서울시의 검사자 수는 7만5893명으로 최근 15일(지난달 29일~이달 13일) 평균인 4만9817명을 크게 웃돌았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유행 속도가 진단검사를 포함한 방역 역량을 앞질렀다. 민간병원의 진단검사 인프라까지 활용해도 대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생활치료센터 의사 부족해 ‘부분 개소’
“대구 갈 사람” 최근 생활치료센터의 병상을 조율하는 전국 보건소 관계자들의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올라온 질문이다. 생활치료센터는 경증 환자를 격리 치료하는 곳인데, 수도권 병상이 포화에 이르자 ‘대구에 빈 병상이 1개 났는데 환자를 선착순으로 보낼 수 있다’는 뜻으로 누군가 올린 것이었다. 그러자 대화방에 있던 일선 보건소 관계자들은 앞다퉈 “저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병상 부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이다.

정부는 생활치료센터의 병상 부족에 대해 “하루 이상 입소를 대기하는 환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환자가 확진된 시점이 아니라 병상 배정을 요청했을 때부터 계산한 대기 시간이다. 실제로는 확진된 후에도 자택에서 대기하다가 3, 4일 만에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되는 확진자가 비일비재하다.

경기도는 14일 경기대 기숙사에 병상 1500개 규모의 생활치료센터를 꾸렸지만 의사가 부족해 ‘부분 개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 공공의료원에서 의사를 차출해야 하는데, 확진자가 늘면서 코로나19 전담병원을 겸하는 공공의료원도 일손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도내 민간병원 3곳에 급하게 협조를 구해 해당 센터를 기존 계획의 절반 규모로 운영하기로 했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정부는 서류로만 존재하는 병상을 근거로 ‘환자 수용 역량이 충분하다’고 홍보하는데, 실제 현장에선 각 지역 보건소 직원끼리 ‘땅따먹기’를 하는 것처럼 병상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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