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좀 잡시다”… 층간소음 35db 넘으면 수면 방해 ‘경범죄’

김광현 기자 입력 2021-06-23 11:08수정 2021-06-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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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사례 〈1〉 위층 찬송가 소리
동아일보 DB
6월 16일자 층간소음 사례<1>로 보도된 내용입니다.

“남녀노소 7~8명이… 위층 찬송가 소리 참을 수가 없습니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616/107466964/1

내용을 요약하면 아파트 위층에서 예배를 보면서 찬송가를 부르고, 피아노를 치는 바람에 아래층 고통이 심해, 위층에 항의도 하고 112신고도 하고, 구청에 민원도 접수했는데 해결이 되지 않아 답답하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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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례는 종교 활동에 따른 층간소음 발생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음’과 ‘종교 활동’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놓고, 대처 방안을 찾는 게 좋습니다.

첫째, ‘소음’에 대한 대처입니다. 심한 소음은 명백히 법 위반입니다. 경찰에 신고해 처벌받게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무조건 신고할 것이 아니라 소음 발생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소음수치 등을 증거자료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종교활동’에 대한 대처입니다. 법적인 대응보다는 가해자가 속한 종교단체의 교단에 소음 피해를 호소해 간접적으로 주의를 주게 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두 유형에 대한 실제 사례를 짚어보겠습니다.

몇 년 전 수원 영통에서 밤만 되면 집안에서 술 먹고 노래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나흘은 술을 마시는 사람이었는데 술을 마시는 날은 위, 아래층은 물론 옆집까지도 노래 소리가 끝날 때까지 잠을 자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레파토리는 주로 트로트이고 심지어는 애국가도 불러댔습니다.

큰 소리로 노래를 시작하면 30분 정도 연속으로 하고 갑자기 10분에서 20분 정도 쉬었다가 다시 30분 연속으로 노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반복이 보통 새벽 1시에서 2시까지 지속돼 이웃사람들이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아래층과 위층, 옥상에서 소음 측정을 실시했습니다. 노래 소음수치가 50데시벨을 초과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수면 기준인 35데시벨을 훌쩍 초과했습니다. 그 결과를 경찰에 제시했고, 경찰이 출동하여 다시 한번 현장을 목격하고 그 사람을 구류시켰습니다. 그 후에 소음이 많이 줄었습니다.

인천 서구에서는 종교 활동에 따른 소음으로 고통받는 민원인의 사례가 있었습니다.

위층 거주자가 교회 전도사인데, 작은 교회에서 근무하다 보니 교회의 갖은 일을 해야 했습니다. 이로 인해 퇴근시간이 늦었고, 퇴근 후 찬송하고 통성 기도하고 새벽예배에 가기 전에 찬송하고 통성 기도를 자주했습니다. 이로 인해 아래층 거주자 가족은 소음으로 인한 수면부족과 심한 두통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위층 거주자에게 여러 차례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전도사인 그 분도 피해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기도와 찬송은 멈추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다만 소리는 최대한 줄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실제로 이전에 비해 소리는 많이 줄었으나, 아래층 거주자의 ‘귀트임’이 이미 이뤄진 뒤라 별로 도움이 안됐습니다.

신앙의 문제라 공식적인 처벌이나 호소로는 해결이 어려울 수도 있었던 터에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신앙의 문제는 신앙으로 해결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위층 거주자가 다니는 교회에 직접 연락하여 목사님에게 전도사로 인해 이웃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그 뒤 전도사의 기도와 찬송 피해는 사라졌습니다.

법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솔로몬의 지혜’로 위층 아래층 모두가 만족할 만큼 원만히 해결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례 분석 및 도움말=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 소장(현 중앙 공통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 위원. 서울시 층간소음갈등해결지원단 위원. 저서 ‘당신은 아파트에 살면 안된다’ ‘층간소음 예방 문화 프로젝트’ 등)
※본인 혹은 주변의 고민이나 질문 내용을 보내주시면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상담해주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보낼 곳 kkh@donga.com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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