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망치소리 ‘탕탕탕’…당장 짐 싸고 싶어요

김광현 기자 입력 2021-06-25 11:27수정 2021-06-2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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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사례〈2〉목공·가내수공업하는 위층
어제(24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아파트 층간소음에 화나 윗집 현관문에 인분을 칠한 5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40대 B 씨가 사는 윗집 현관문에 10여 일 간격으로 3차례에 걸쳐 인분을 바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나가자 A씨를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위층은 왜 처벌하지 않느냐”거나 “오죽했으면 인분을 발랐겠느냐”며 A씨를 동정하는 여론도 많았습니다. 심지어 “인분 바르는 것으로 되겠나. 불을 질러야지”처럼 과격한 소리도 있었습니다.

분명 위집 현관에 인분을 바른 행위는 처벌받을만한 불법이지만 얼마나 층간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심한 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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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례 역시 위층 소음에 의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내용입니다.

어떤 해결방안이 있는 지 과거 유사 사례를 통해 알아봅니다.
※ 아래 내용은 독자가 보내온 메일의 전문입니다. 일부 내용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생략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앞으로도 층간 소음과 관련해 독자 여러분의 경험과 원만한 해법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 아파트에 사는 주부입니다.

저희 윗집은 60대 어르신 두 분이 사시는데, 취미로 목공을 하신다고 하네요. 저희가 처음 이사 왔을 때는 윗집에서 좀 특이한 소리가 난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작년 겨울이 지나면서부터 집에서 소음이 점점 커졌습니다. 심지어 새벽 5시 넘어서부터 시작될 때도 있고, 밤에는 새벽 1,2시까지도 일을 하시네요.

양천구청에 문의했더니 공동주택에서 목공이 불법은 아니지만 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 이상의 소음과 진동을 유발해서는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강제사항은 아니고 권고 사항 정도라고 합니다.

수 개월간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민원을 전달해봤습니다. 그런데 본인들은 안 한다는 거짓말만 했습니다. 심지어 관리소를 통해 민원이 전달된 날은 더 시끄럽게 두들겨서 정말 듣고만 살아야 하는지 참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몇 달을 참다가 저희 집에 소음측정 장치를 설치해서, 실제 녹음한 자료를 들려드리고 법적인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더니, 그제야 위집에서 하시는 말씀이 “할머니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주의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소음은 계속 되고 있고, 새벽에 천장에서 울리는 쾅 소리도 계속됩니다.

층간소음이 커지기 시작한 이후에 저희 가족은 계속 불면증과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조용하면 언제 또 뭐가 떨어지는 소리가 날지, 뭘 두드리실지 신경이 쓰이고, 이제는 주변에서 생기는 생활소음이나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주의하겠다고 대답만 하시고 실제 지켜지지 않는 약속, 그리고 정신과 치료 병력이 있으니 항의해서 스트레스 받게 하지 말라고 오히려 협박하는 이런 경우에 피해자인 아랫집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정말 상황만 허락한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짐 싸서 이사 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사진출처=pixabay
위 사례를 요약하면 목공 소리가 계속 들려 항의를 했는데도 개선조치는 취하지 않고 오히려 항의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적반하장격으로 나오는 경우입니다.

물론 명확한 소음원이 위층으로 규정되고, 소음측정 후 측정결과가 기준을 초과할 경우에는 법적 조치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복잡한 절차를 진행하기 전에 간단하게 자구조치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비용이 크게 들지는 않지만, 경우에 따라 위층에 비용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소음을 일정 부분 줄인 후에 위층에 공사 사실을 알리고, 벽체의 특성상 소음 전달이 쉽게 된다는 사실을 상기 시키면서 소음 발생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유사 사례가 3년 전 경기도 과천의 한 아파트에서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60대 남성으로 1년 전부터 위층에서 늦은 밤과 새벽 4~5시까지 작업을 하는 소음이 발생하여 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했습니다.

위층에서 밤새 만들어 뭔 지 알 수 없는 물건을 만들어 새벽이 되면 위층 남자가 산행 복장을 하고 들고 나간다고 합니다. 위층 사람을 기다리다가 마주쳤는데, 위층 남자는 절대 가내수공업을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산행 가방에는 새벽까지 만든 물건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가득 차 있는 듯 보였습니다.

민원인이 위집을 관리소장과 방문을 했으나, 미리 연락을 하고 가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고, 불시에 찾아가면 문을 열어 주지 않았습니다.

도저히 정상 생활을 할 수 없고, 머리가 몽롱하여 쓰러질 때도 있고, 너무 스트레스가 심하여 죽을 것 같아 호텔에서 생활할 때가 많아졌습니다.

결국 민원인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대처했습니다.

피해자가 전문가와 함께 소음 발생 장소를 확인해보니 작은 방에서 가장 크게 들리고 그 방에서 전달된 소음이 거실과 안 방으로까지 전달됐습니다.

그래서 작은 방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위층과 연결된 벽체가 콘크리트가 아니라 석고 보드와 나무 패널로 돼 있었습니다. 또 구조가 벽을 두드리면 그 음이 둥둥 소리는 내며 전달되도록 돼있었습니다.

즉 위층에서 소음을 발생하면 그 소음이 벽체 내의 빈 공간에 전달되고, 빈 공간에 전달된 소음은 자체적으로 공명 현상을 발생해 변질돼 아래층에 전달되므로, 그 소음원이 정확하게 가내수공업 소음이라 하기에는 불명확한 상태였습니다.

이는 벽체가 콘크리트가 아닌 석고보드나 나무 패널로만 시공되어 있는 집에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소음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작은 방의 벽을 뜯어내고 그 빈 공간을 흡음재로 채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벽을 뜯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일반 시중에 있는 석고보드 패널을 사용하여 작은 방의 벽체에 겹쳐서 붙였습니다. 소음이 크게 줄어 이제는 작은 방을 제외하고 거실과 안방에서는 생활이 가능해졌습니다.

의외로 기존 아파트나 신규 아파트 가릴 것 없이 벽체가 패널로만 되어 있고, 내부는 빈 공간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빈 공간을 흡음재로 채우거나 △석고보드 등으로 벽을 두껍게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실내의 벽체를 살펴보고, 가장 소음이 잘 전달되는 곳에 10만 원 안팎의 비용을 들여서 시중에서 판매하는 석고보드를 2겹 정도 붙이는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전문 기술자를 부를 것 없이 본인들이 직접 하시거나, 관리소의 도움을 받아 벽에 붙이면 비용도 크게 들아지 않고 쉽게 시공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비용이라도 피해자가 부담해야한다는 억울한 점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공동주택에 사는 대가라고 여기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듯 합니다.
※사례 분석 및 도움말=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 소장(현 중앙 공통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 위원. 서울시 층간소음갈등해결지원단 위원. 저서 ‘당신은 아파트에 살면 안된다’ ‘층간소음 예방 문화 프로젝트’ 등)

※본인 혹은 주변의 고민이나 질문 내용을 보내주시면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상담해주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보낼 곳 kkh@donga.com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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