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7~8명이… 위층 찬송가 소리 참을 수가 없습니다”

김광현 입력 2021-06-16 15:52수정 2021-06-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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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사례 〈1〉
동아일보 DB
지난해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인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민원만 총 4만2250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연간 약 2만 건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2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센터에 신고한다는 건 참고 참다가 결국 소송 직전까지 간 상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센터에 신고 접수된 4만 건에 해당하는 위층 아래층 가족들과 신고하지 않은 채 참고 있는 사람들을 합치면 수십 만 명의 국민이 층간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실제로 최근 기자가 작성한 ‘살인 부르는 층간소음, 이것만은 절대 하지마라’ 아래층(1편) 위층(2편)이라는 기사 이후 독자의 메일들이 온다. 아래 소개하는 메일은 그 중 하나다. 아래층에 사는 사람의 일방적인 의견일 수도 있고, 위층 사람의 견해가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층간 소음으로 인한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였다.
※ 아래 내용은 독자가 보내온 메일의 전문입니다. 일부 내용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생략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앞으로도 층간 소음과 관련해 독자 여러분의 경험과 원만한 해법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인천 송도에 사는 ㅇㅇㅇ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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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코로나 관련 집합 금지가 강화되던 시기부터 우리 윗집에서 피아노 치며 찬송을 부르는 소리가 매주 일요일마다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제 친구처럼 유투브로 영상 보며 가정 예배드리는 거라 생각하고 바이러스 확산 예방을 위해 노력하나보다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던 12월25일 성탄절. 피아노 진동이 커지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수도 열 명은 되는 것 같아 시끄럽다고 전화 한 번 했더니 미안하다고 하였습니다. 8월부터 이해해준 거는 고맙다고도 했습니다. 그래도 소리가 줄어들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일요일 아침 빵 사러 나가다가 정장 입은 남녀노소 7~8명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걸 보고 단순한 가정 예배가 아님을 직감하고 관리사무소 통화 후 112신고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12월말 1월초를 거쳐 예배는 계속됐습니다.

어김없이 내가 사는 아파트에 여러 명의 외부인들이 일요일마다 드나들었고 내가 쉬는 거실 바로 위층에서 피아노에, 찬송가에, 예배가 끝나면 삽 십분 여를 크게 틀어놓는 음악 소리까지 도저히 참지 못하는 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그 사이에 한 번을 더 전화하여 “음악을 왜 그렇게 크게 듣냐 너무한 거 아니냐”고 하였으나 이것만 듣고 나갈 건데 그것도 배려 못 해 주냐며 전화하지 말고 얼굴 보고 이야기하자며 위층 남자가 저희 집으로 내려와 현관문을 주먹으로 치고 문 열라며 악을 써 댔습니다.

첫 112신고 후 그 다음 주에 다시 한번 112에 전화를 하였고, 자기네 소관이 아니라며 구청의 여러 부서 핑퐁을 거쳐 마침내 구청 안전과에서 ‘그 집이 자기네 집주소에 교회사업자등록을 한 거라 고유번호증도 있고 정식 교회라 집합금지위반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너무 기가 막힌 상황 속에서 그 집은 그 며칠 뒤 저희 집에서 고기 굽는 냄새와 담배연기가 올라온다며 관리소에 신고하며 저희 집을 모독했습니다. 저희는 그날 미리 구워 둔 생선을 데워 먹었고 흡연자도 없기에 그간에 있던 일을 관리소직원에게 설명하고 그 집이 실제로는 교회이니 알고 계시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6개월이 흐른 지난주와 지지난주까지 여전히 예배는 계속되었고, 그동안 그 시간을 피해 늘 밖에 나가있던 것과 달리 지난 2주간은 밀린 집안 정리를 하느라 집에 머물다가 통제가 안 되는 분노가 치밀어 가족과도 싸움이 나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전 공동 주택 내에 교회를 허가해준 구청에 책임을 묻고자 문의를 다시 하였습니다. 송도관리사업단이 따로 있어 분쟁조정요청으로 문의하였는데 오늘의 답변은 지난겨울과는 딴판입니다.

저희 윗집이 교회사업자를 낸 것은 저의 민원을 피하려 새로 한 것이 아니고 원래부터 갖고 있던 거였으며, 본인의 교회 리모델링 관련으로 집에서 예배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어쨌든 구청 직원은 공동주택 내에서는 교회행위를 할 수 없다며 문제해결을 하려면 정식으로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접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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