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부르는 층간소음…‘이것만은 절대 하지 마라’

김광현 기자 입력 2021-06-14 15:14수정 2021-06-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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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층간소음으로 인한 폭력사건이 일주일이 멀다하고 매스컴에 오르내린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축에 속한다는 ‘한남더힐’이 층간소음 분쟁으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현실이니 층간소음의 안전지대라고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와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이후 민원 건수가 이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관련 청와대 민원도, 층간소음 인터넷 카페수도 크게 늘었다. 그만큼 층간소음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이 많아졌다는 말이다.

이를 해결하는 최종적인 방법은 이사다. 말이 쉽지 이사는 현실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갈등이 폭력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최근 ‘당신은 아파트에 살면 안된다’(황소북스)를 펴낸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조언을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2편에 걸쳐 찾아본다. 1편은 아래층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일이고, 2편은 위층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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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이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사항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와 주거문화개선연구소에 따르면 층간소음 관련 민원 제기자의 75%는 아래층 사람이고, 25%가 위층 사람이다.

아래층 사람의 피해호소가 많은데 의외로 분쟁해결의 키 역시 위층보다는 아래층 사람에게 있다는 게 차상곤 소장의 조언이다.

그래서 아래층 사람이 해서는 안될 행동부터 정리해본다.



1) 위층을 직접 방문하는 행동


즉 문 두드리기, 집안에 들어가기, 초인종 누르기, 항의하는 행동이다. 이런 당사자 특히 피해자인 아래층이 위층을 직접 방문해 항의하는 행위는 피해야할 수칙 1번이다.

방문할 정도면 이미 서로 감정이 상한 상태다. 좋은 말이 나올 리가 없다. 사태를 호전시키는 경우는 드물고 오히려 악화시킨다. 직접 대면은 자칫 폭언 폭행을 초래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살인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었다.

서툰 중재자가 나서 당사자끼리 만나게 하는 것도 삼가는 게 좋다. 대전의 한 아파트 사례. 층간 소음으로 아래 위층의 관계는 악화될대로 악화된 상태였다. 이 때 동 대표 겸 노인회장이 나서 중재를 하겠다고 나서 서로가 만났다. 술이 한 잔 들어가고 분위기가 무르익어 서로 “미안하다”며 화해의 악수를 나눴다.

문제는 2차로 자리를 옮긴 뒤. “앞으로는 고의적으로 쿵쿵거리지 말아 주세요” “내가 언제 일부러 쿵쿵거렸다고…” 멱살잡이로 끝났고 사태는 더 악화됐다.

당사자끼리는 직접 만나지 말고, 어설픈 중재도 위험하다. 가급적 경험 많은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좋다.



2) 보복소음 발생 금지


당사자가 직접 만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것 같고 위험하다는 것쯤은 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참고만 살수는 없다. 그래서 위층에 보복하는 방법이 많이 동원된다.

보복 방법도 여러 가지다. 가장 흔한 방법이 천장을 막대기나 고무망치로 찌르는 것. 인터넷에 보복소음 발생 전문용품도 판다. 층간 소음 스피커도 있는데 천장에 붙여 진동이 울려 위층에도 소리가 들리게 돼 있다.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 교통사고 소리, 아기우는 소리 등이 고스란히 위층에 전달된다. 가야금 연주 황병기의 ‘미궁’도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효과가 좋다보니 거꾸로 위층 사람이 아래층 소음 때문에 못살겠다고 관리사무소나 경찰에 민원을 넣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아래층 사람이 자칫 경범죄처벌법 제3조 21항에 의거 벌금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한다.

기발한 보복도 있었다. 아랫집을 골탕 먹이느라 공중전화를 통해 아랫집에 짜장면 탕수육 등 중국요리를 잔뜩 배달시키는 방법이었다. 발신자 전화번호를 추적하기 힘든 2003년의 일이다. 지금은 주문자 전화번호가 가게에 뜨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다.


3)소음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에 신고 금지


층간 소음의 근원, 즉 발원지가 바로 윗집일 확률은 65%정도다. 나머지 35%는 윗집의 윗집, 옆 집의 윗집, 윗집의 옆집 혹은 아예 외부에서 날 확률이다. 바로 윗집에 칼 들고 올라가 초인종을 누르기 전에 소음원에 대한 파악부터 해야 한다.

위층의 발걸음 소리가 아래층에서는 망치소리처럼 들려 ‘발망치’ 소리라고 한다. 주로 윗집 성인의 발걸음 소리,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가 가장 많다. 하지만 가끔은 윗집의 윗집에서 나는 소음이 전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 소장은 바로 윗집에서 발생하는 충격음인지, 아니면 윗집의 윗집에서 발생하는 소음인지 구분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벽에 손을 밀착해보는 일이라고 한다. 바로 윗집이 소음원일 경우에는 진동이 강하게 느껴지고 반면 윗집의 윗집일 경우 소음만 전달되고 진동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같은 위층에서 나는 소리라도 다르게 들릴 수가 있다. 발걸음 소리인데도 북치는 소리, 굿하는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고, 바위가 떨어지는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새벽마다 굿하는 소리가 들린다면 참을 수 있는 아래층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발소리라면 매트라도 깔면 되지만 굿하는 소리라고 확신한다면 경찰 신고밖에는 없을 것이다.

이런 오해에서 갈등이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고 잦은 경찰 신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4) 인근 사람들에게 위층을 비방과 비난하는 행위


일종의 여론전이다. 여론을 일으켜 상대방이 층간소음을 개선토록 유도하는 행위다.

층간소음이 불거지면 아래층은 우선 위층 가족들을 비난한다. 이어 제대로 대처를 해주지 못하는 아파트 관리소를 비난한다. 그리고 이따위로 밖에 집을 짓지 못했다고 아파트 시공사를 비난한다.

그런데 이런 비난은 옳고 그르고를 떠나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소문은 돌고 돌아 훨씬 과장돼 상대방의 귀에 들어가기 일쑤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 이러면 해결될 것도 안된다.

위층 사람도 항의를 받았다면 아래층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역지사지를 통해 이해하려고 노력해야한다. 이것이 문제해결의 출발점이다. 비난보다는 상대방의 문제점,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5)위층에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행위

층간소음이 아니라 어떤 경우에도 당연히 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 그런데 너무 자주 벌어지는 행동이기도 하다.

2013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면목동 살인사건도 그 중 하나다. 설날 층간소음 분쟁이 촉발돼 아래층 남자가 위층 형제를 죽이고 형제의 아버지는 죄책감에 시달리다 형제 사망 19일 만에 사망한 사건이다.

민원인들 가운데 “정말 죽일 수 있다면 내일이라도 죽이고 싶어요”라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층간 소음 피해는 하루 이틀 지나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몇 개월, 몇 년씩 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쌓이고 쌓인 게 폭발해 폭행과 살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도저히 참지 못할 것 같다면 우선 아파트 관리소와 상의하고 그래도 해결이 어려우면 전문가와 상의해서 현실적이고 평화적인 방안을 찾도록 해야한다.

[2편 기사보기] 살인 부르는 층간소음… ‘위층’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10615/107442909/1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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