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목조 건축물 ‘죽산재’ 전남도 지정문화재 지정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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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적 가치가 높은 근대 목조 건축물인 전남 고흥군 동강면의 죽산재(사진)가 전남도 지정문화재로 지정 고시됐다.

문화재자료 제293호로 지정된 죽산재는 고흥군 동강면 노동산 입구에 있다. 죽산재는 사업가인 죽파 서화일 선생이 서재로 쓰기 위해 건물을 짓기 시작했으나 준공을 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죽파의 아들인 월파 서민호 선생(1903∼1974)이 1933년 죽산재를 완공해 제사를 지내는 제실(祭室)과 자신의 서재로 사용했다. 서민호 선생은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1년을 복역했다. 광복 이후인 1946년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를, 1952년 거창양민학살 사건의 국회조사단장을 지냈다. 1961년 유엔총회 한국 대표를 지냈고 1965년 한일협정에 반대해 의원직을 사퇴했다. 그는 소설 ‘태백산맥’에서 지역의 큰 어른으로 나오는 서민영의 모델로 알려졌다.

57m² 규모의 죽산재는 정면 5칸, 측면 3칸인 ㄷ자형 구조를 갖췄다. 기단과 초석을 잘 다듬어 품격을 높였다. 정원 면적은 1252m²다. 죽산재 내부 벽에는 인물산수도, 화조도, 사군자도, 수묵화, 노송도 등 동양화가 그려져 있다.

죽산재는 지역 문화유산이 소실되어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주민들과 서민호 선생의 후손에 의해 2010년 자연환경 국민신탁에 기증돼 관리됐다.

고흥군 관계자는 “죽산재의 건축학적 가치뿐 아니라 인물, 역사,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 보존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죽산재#전남도#지정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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