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피한 신현수 사의…檢 중간간부 인사 최소화로 타협

이태훈기자 입력 2021-02-22 17:26수정 2021-02-2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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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 파동이 일단 신 수석이 22일 민정수석 업무에 복귀하고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주요 수사팀이 모두 유임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당초 신 수석이 검찰 고위 간부 인사 ‘패싱’에 반발해 사의를 굳혀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주말 동안 여권의 집중적인 설득과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 신 수석의 의견이 수용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듯 했던 사태가 봉합 국면으로 가고 있다. 친정부 성향 검사들의 대대적인 영전과 ‘살아 있는 권력’ 수사팀의 전격 교체를 추진했던 여권의 계획이 신 수석의 사직 파동으로 급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이날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는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등 현재 공석이었던 6자리를 채우고 법무부에 ‘검찰 개혁 TF’를 설치하는 등 조직의 안정과 수사 연속성을 고려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단행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눈에 띄는 인사라면 친여 성향 검사로 알려진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에게 서울중앙지검 검사로서의 수사권을 부여한 것이다. 임 검사는 인사 전 대검 감찰과장으로 영전한다는 설이 돌았다.

당초 중간간부 인사 전 검찰 안팎에서는 월성 원전 조기 폐쇄 의혹 수사를 맡고 있는 대전지검 형사5부 이상현 부장검사와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수사팀장인 이정섭 형사3부장, 한동훈 검사장의 무혐의를 주장하면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충돌한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등 정권이 부담을 느끼는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중간간부들이 대거 ‘핀셋 교체’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았으나 전부 유임으로 결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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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중간간부 인사는 지난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에 앞장 섰던 검사들에 대한 ‘신상필벌'은 관철되지 못했으나 최소한 주요 수사팀장은 유임돼야 한다는 윤 총장의 뜻이 일부 반영된 것이다. 이를 두고 검찰에서는 당초 사퇴 쪽으로 마음을 굳혀가던 신 수석이 22일 휴가에서 복귀해 바로 사퇴하지 않은 것이 검찰 조직의 안정과 법무부-검찰 간의 관계 정상화를 도모하려는 윤 총장과 자신의 뜻을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 반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를 이끌어가는 수사팀장인 중간간부들의 유임을 위해 자기 소신과 명예를 지키려 했던 사직의 뜻을 잠시 접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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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입장에서도 신 수석의 사의 철회와 검찰 중간간부 인사 최소화는 신 수석의 최종 사직 시 우려되는 국정 공백과 혼선을 막는 타협책이 될 수 있다. 검찰 인사를 두고 충돌을 빚은 여권 핵심과 신 수석 모두 파국을 피하고 각자 어느 정도 명분과 실리를 챙긴 인사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여권으로선 이번에 중간간부 인사를 하지 않더라도 윤 총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7월경에 차기 검찰총장 취임과 함께 큰 폭의 인사가 예정된 만큼 정권 관련 수사를 3, 4달 정도만 컨트롤하면 된다는 복안을 가졌을 수 있다.

신 수석 사의를 둘러싼 상황이 일단락되긴 했으나 앞으로 신 수석이 민정수석 직무를 안정적으로 계속 수행할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 수석으로부터 거취를 일임 받은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을 신임하고 힘을 실어줄 수도 있고, 사표를 수리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신 수석이 거취를 일임했다는 게 사표를 냈고 반려까지가 확실하게 일단락 된 것”이라며 “거취를 일임했으니까 이제 대통령이 결정하는 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통령이 쭉 가라든지, 교체하든지 여러 고민을 할 것인데 그건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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