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공부하란거냐”…수도권 대형학원 집합금지 11일까지 연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7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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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종로학원 강남본원에서 강사가 재원생들을 대상으로 쌍방향 실시간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2020.8.24 © News1
서울 강남구 종로학원 강남본원에서 강사가 재원생들을 대상으로 쌍방향 실시간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2020.8.24 © News1
수도권 내 300인 이상 대형학원에 대한 집합금지 조치가 다음 달 11일까지 연장되면서 대학입시를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비수도권에서는 대형학원의 대면강의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정부의 추석 특별방역기간(28일~10월 11일) 종합대책에 따라 대형학원 등 수도권 고위험시설 11종은 2주간 운영이 중단된다. 하지만 대형학원의 경우 비수도권에서는 핵심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대면강의를 실시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신규 확진자의 약 75%가 수도권에서 나오는 상황이라 방역조치 강도에 차이를 둘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수도권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다. 특히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학원이 아니면 공부할 곳이 마땅치 않은 대형 재수종합학원 수강생의 불만이 크다. 이들은 고교 3학년생은 물론 비수도권 재수생과 비교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재수생 등 졸업생이 대입 준비를 위해 다니는 학원은 대부분 300인 이상 대형이다. 앞서 수도권 대형학원은 지난달 19일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대면강의가 전면 중단됐다. 추석 특별방역대책에 따라 두 달 가까이 현장수업을 하지 못하게 됐다. 대면강의가 중단됐던 수도권 지역 300인 미만 학원은 이달 14일 수업을 재개한 상태다. 일각에선 ‘올해 수능에서 재학생과 졸업생 간 격차를 줄이려는 의도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대입을 준비 중인 이모 씨(19)는 “똑같이 수능을 준비하는데 어떤 수험생은 학원에서 강의 들으며 공부하고, 다른 수험생은 집이나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하고 있다”이라며 “공평한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도권 대형학원들은 27일까지였던 거리 두기 2단계 조치가 종료되고 28일부터 대면강의가 허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대면강의를 집중적으로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수강생도 모집했다. 특히 입시 준비가 부족한 수험생을 위해 추석 연휴 때 현장특강 계획도 세웠으나 취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한 대형학원 관계자는 “추석 특강은 기본적으로 대면강의를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추진했던 것이어서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 대형학원은 경영상 한계에 이르렀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대형학원 관계자는 “임대료를 내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 운영에 드는 비용이나 학생 관리 비용이 추가되니 벅차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성규 인턴기자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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