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용담·합천댐 ‘人災 여부’ 조사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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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댐 운영관리 조사委 구성
방류량-방류시점 등 정밀 조사, 문제점 드러나면 관련자 엄정 조치

10일 광주시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집에서 부서진 가재도구를 나르고 있다. 광주에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 동안 6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10일 광주시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집에서 부서진 가재도구를 나르고 있다. 광주에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 동안 6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충남과 전남 등지에서 발생한 대규모 수해와 관련해 섬진강댐 등 주요 댐과의 연관성을 확인할 댐관리 조사위원회가 구성된다. 또 기후변화로 인한 장마기간 장기화와 기록적인 폭우의 증가에 대비한 홍수관리대책도 수립된다.

환경부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댐관리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홍수기 피해 원인을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며 “댐 운영상의 문제점이 드러나면 관계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8월 말 정식 출범해 10월 말까지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댐 운영 관련 전문가 5명이 사전조사팀을 만들어 자료를 검토 중이다.

섬진강댐과 용담댐, 합천댐은 집중호우가 예고된 상황에서 적절한 사전 방류가 이뤄지지 않았다가 이달 7, 8일 갑자기 방류량이 늘면서 하류 지역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수해가 댐 관리 소홀로 인한 인재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댐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는 매뉴얼을 따랐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면서도 “인재라는 지적이 있기에 엄중하게 조사해 원인과 책임소재를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위원회는 댐 방류량과 방류 시점, 하류 지역에 대한 통보 여부의 적절성 등을 따져볼 계획이다.

이번 조사위원회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수해와 4대강 보(洑) 영향을 실측해보는 조사단 구성과 관련이 없다. 조 장관은 “댐 방류에 따른 여러 피해 문제가 더 심각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먼저 조사해 원인을 규명한 뒤 4대강 보와 홍수 예방 효과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실증조사단 구성 방식과 규모 등은 아직 내부 검토가 진행 중이다.

올해 장마는 기록적으로 길어지고 많은 양의 비가 단시간에 쏟아지는 등 기후변화 양상을 뚜렷하게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환경부도 “이번 섬진강 유역에 쏟아진 비는 500년 빈도 규모”라고 설명한 바 있다. 500년에 한 번 올 정도의 이례적인 양이란 얘기다.

환경부는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기후위기 대응 홍수대책기획단’도 별도로 출범시킨다. 국토교통부와 기상청 등 유관 기관과 협의해 댐, 하수도, 홍수예보체계 물관리계획 등 분야별로 현 상황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근본적인 홍수관리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조 장관은 “이번 홍수뿐 아니라 미래 기후 위기로 홍수 규모가 얼마나 커질 것인지 예측하고 대응 체계를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댐 운영관리 조사#인재#폭우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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