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핫팩처럼… 더위로 고생하는 의료진에 ‘아이스 조끼’ 선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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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나눔으로 되찾는 일상]<3>의료진-자원봉사자 지원
사회복지모금회, 선별진료소에 보랭 스카프 등 냉방 물품 지원
의료진 “일하기 한결 나아졌어요”

6일 인천 서구 뉴성민병원에 차려진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 차림의 한 간호사(가운데)가 아이스 조끼를 입는 것을 동료 간호사가 도와주고 있다. 아이스 조끼는 방역 현장에서 더위로 힘들어하는 간호사들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한 것이다. 인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6일 인천 서구 뉴성민병원에 차려진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 차림의 한 간호사(가운데)가 아이스 조끼를 입는 것을 동료 간호사가 도와주고 있다. 아이스 조끼는 방역 현장에서 더위로 힘들어하는 간호사들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한 것이다. 인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6일 오후 2시경 인천 서구 뉴성민병원 주차장 입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차려진 이곳에서는 간호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3명 모두 방호복을 입고 있었다. 마스크를 한 얼굴엔 안면보호 마스크인 페이스실드도 착용했다. 양손엔 방역용 장갑을 꼈고 신발은 덧신으로 덮고 있었다. 코로나19 검체 채취 과정에서 감염을 막기 위해서인데 온몸을 꽁꽁 감싸다시피 한 차림이어서 의료진들이 더위로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았다. 전국의 선별진료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곳의 간호사들은 방호복 위에 남색 조끼를 하나 더 걸치고 있었다. 앞뒤로 4개씩 달린 주머니에 얼음팩을 넣을 수 있는 아이스 조끼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더위로 힘들어하는 현장의 ‘방호복 의료진’을 위해 기부한 것이다.

이 병원 장수영 간호본부장(49·여)은 “겨울엔 핫팩이라도 붙일 수 있었지만 여름 더위엔 어쩔 방법이 없었는데 간호사들이 아이스 조끼를 입게 된 뒤로는 일하기가 한결 나아졌다”며 “현장 의료진에겐 더없이 반가운 선물”이라고 했다. 아이스 조끼를 착용하기 전까지 이곳 간호사들은 물을 담은 페트병을 얼린 뒤 이를 얼굴에 갖다 대는 식으로 더위를 식혔다고 한다. 공장형 대형 선풍기까지 돌리지만 냉방 효과는 크지 않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코로나19 방역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을 위해 대한간호협회를 통해 아이스 조끼와 보랭 스카프인 ‘넥쿨러’ 등 5억 원어치의 물품을 지원했다. 지원 물품엔 과일과 초콜릿, 과자 등 방역 업무에 지친 간호사들을 위한 간식도 포함됐다.

선별진료소를 포함해 코로나19 방역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의 근무 환경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간호사와 보건소 공무원 등 코로나19 치료·방역 인력을 공동으로 조사해 11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업무 강도가 강하다’고 답한 비율이 73.9%나 됐다. ‘코로나19 업무로 건강이 악화됐다’는 응답 비율은 45.2%였다. 사정이 이렇지만 ‘업무 강도 완화를 위한 근무시간 조정이 있었다’는 경우는 32.7%에 그쳤다. 앞서 6월 인천의 다른 선별진료소에서는 더운 날씨에 방호복을 입고 일하던 간호사 3명이 쓰러진 적도 있었다.

이처럼 힘든 환경에서 일하면서도 뉴성민병원 선별진료소의 한 간호사는 “3월 2일부터 선별진료소 근무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500명 넘게 검사했는데 확진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데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5월 말 병원에서 차로 10분가량 거리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는 하루에 40명이 넘게 선별진료소를 찾기도 했지만 다행히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19 방역에서는 의료진뿐 아니라 자원봉사자들도 많은 힘을 보탰다. 특히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대구지역에서는 감염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자원봉사에 나선 시민들이 많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자원봉사자들도 지원했다.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대구시자원봉사센터에 2억5000만 원가량을 지원한 것. 모금회는 방호복과 마스크, 손소독제 등의 방역 물품과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위한 식사와 간식도 지원했다.

이은자 대구시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43·여)은 “기부를 하는 쪽에서 받는 쪽이 정확히 뭘 필요로 하는지를 알아보지 않고 물품을 보낼 때가 있다”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우리(대구시자원봉사센터)를 포함한 유관 단체와 소통하면서 필요한 물품이 뭔지를 조사한 뒤 보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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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의료진 지원#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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