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유신체제 반대시위 배후로 지목돼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이 재심 무죄 판결로 약 1억원의 국가 보상금을 받게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한규현)는 지난달 25일 반공법 위반 혐의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전 의원에게 구금에 대한 보상으로 9352만원을, 변호사 수임료 등 비용에 대해 480만원을 형사보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형사보상 결정은 1974년 집행유예 판결확정 이후 45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올해 국가 보상금 예산은 이미 소진돼, 아직 집행되진 않았다.
이 상임고문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국가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죄목을 만들고 인신구속을 결정하는 것은 정의에 맞지 않다”며 “10~20년 후 재심 판결에서 무죄가 선고되면 국민 세금을 들여 보상을 해줘야하는데 이는 엄연한 재정낭비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화 운동을 하다 감옥을 간 것으로, 그에 대한 법적보상은 국가가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하지만 보상을 위해 운동한 것은 아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고문은 1970년대 반공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에서 유죄를 인정받았다.
당시 그는 북한사회과학원에서 발행한 일본판 철학서적을 서울대 일본인 유학생 간노 히로미(菅野裕臣)에게서 받아 3권으로 분책한 후 지인에게 교부했다는 이유로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박정희정권은 유신체제 반대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시위를 이끌었던 이 고문에게 무리하게 혐의를 씌워 잡아들였다.
이 고문은 박정희정부 시절 3건과 전두환·노태우 정권 시절 각각 한건씩 반공법 위반 등으로 유죄를 확정받은 바 있다. 이 중 3건은 재심 청구를 해 선고를 받았고, 2건이 남아있다.
이 고문은 정부가 안보를 내세워 인권탄압을 하다가 미국 대통령에게 외교적 망신을 당하는 상황을 묘사한 단막극을 연출한 혐의로 기소돼 1978년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하기도 했다. 이 상임고문은 2013년 10월 재심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은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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