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경심 추가소환 예고…구속영장 청구 고심중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4일 0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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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첫 출석후 건강 이유로 귀가
혐의 부인·증거인멸 시도…영장 무게
건강 문제·비판 여론은 검찰에 부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첫 소환 조사가 8시간 만에 종료됐다. 정 교수가 건강 문제를 이유로 조사 중단을 요청하면서 향후 검찰의 신병 처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정 교수는 건강 상의 이유로 조사 중단을 요청, 오후 5시께 귀가했다.

한달 여에 걸친 수사 과정에서 정 교수는 조 장관 일가를 둘러싼 자녀 입시 비리 및 사모펀드 의혹 등의 핵심 인물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이날 정 교수 조사는 장시간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검찰 역시 현직 장관의 부인인 정 교수 신분, 조 장관 수사를 둘러싼 여러 비판 여론 등을 고려해 이날 최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 교수가 건강 문제를 호소하면서 계획의 일부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추가 소환 조사를 통해 의혹 일체를 확인한다는 계획이지만,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두고는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정 교수가 딸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뿐만 아니라 사모펀드 등 관련 의혹을 다수 받고 있는 만큼 검찰이 조사 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이미 구속된 조 장관 5촌 조카 조모씨와 정 교수를 공범 관계로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이 정 교수가 검찰 압수수색 전 컴퓨터를 반출하거나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의심하는 점도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소환을 했는데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별것 없는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며 “현직 장관의 부인인 만큼 압수물 분석이나 진술 확보 등이 충분히 이뤄진 상태에서 부른 것이므로 수사 장기화를 방지하기 위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조 장관 일가 수사에 대한 압박 여론, 정 교수가 건강 문제를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검찰이 불구속 상태로 조사, 이후 재판에 넘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구속영장이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기각될 경우 예상되는 ‘무리한 수사’라는 역풍도 검찰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한편 조 장관 딸과 아들에 이어 부인까지 모두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조 장관에 대한 직접 조사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 장관은 자녀들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 의혹 등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정 교수가 자택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과정을 방조했다는 의심도 받는 중이다.

조 장관은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검찰 소환에 즉각 응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증명서 발급 의혹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면서 “가족 대상으로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향후 수사나 재판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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