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이주민 외면받는 제주도, 이유는?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3일 0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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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고 싶은 섬, 살아보고 싶은 섬으로 인기를 끌었던 제주도가 외면받고 있다. 관광객은 발길을 돌렸고 제주살이 열풍은 언제 그랬냐는 듯 시들해졌다. 다양한 진단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해결방안 모색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말 기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431만3961명으로 전년(1475만3236명)명에 비해 3%(43만9275명) 줄었다.

이 기간 내국인 관광객은 1352만2632명에서 1308만9129명으로 3.2%(43만3503명) 줄어 감소세를 이끌었다. 외국인 관광객은 0.5%(5772명) 줄었다.

내국인 관광객 증감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14년 만이다.

그간 제주를 찾는 내국인이 매년 100만명 이상 증가할 정도로 관광지로서 각광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관광객이 발길을 돌리기 시작한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해외여행의 가격 접근성이 낮아지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데다 국내 지자체들도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제주로 올 이유가 없어졌다는 지적이다.

최근 계속해서 전해지는 범죄 소식도 제주가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을 줘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

실제로 매년 제주를 여행한다는 황정민(31·경기)씨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연일 발생하고 있어 여행이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다른 곳으로 갈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제주공항의 항공기 수용능력 포화와 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혜택 폐지 등도 영향을 미쳤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제주에 살겠다는 이주민도 급격하게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제주로 전입한 인구에서 전출한 인구를 뺀 순이동 인구는 8853명으로 전년(1만4005명)보다 36.8%(5152명) 감소했다.

지난 2010년을 시작으로 8년간 증가세를 보이던 순이동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지난해 1월 1038명이었던 순유입 인구가 12월에는 47명으로 급감할 정도로 제주로의 이주열풍은 시들해지고 있다.

이주민이 줄어들고 있는 원인으로는 그간 급격한 인구 증가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과 이로 인한 생활환경 악화가 손에 꼽힌다.

제주 부동산 가격은 순이동 인구의 증가세와 맞물려 지난 2010년부터 상승하기 시작했고 2015년부터는 매년 10%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행정시별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의 경우 서귀포시가 17.23%, 제주시가 15.79%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정도다.

쓰레기 처리 시설과 주차 공간 부족 등 급격하게 증가한 인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설도 제주를 외면받게 했다.

4년째 제주에서 살고 있다는 이주민 김모(34)씨는 “처음 이주해 올 때만 해도 교통체증과 주차난이 이렇게까지 심각하지 않았다”면서 “쓰레기 처리 문제도 그렇고 제주가 직면한 문제들을 빨리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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