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금 1000억원을 줘도 합의 안 합니다. 하루 빨리 해결을 지으라고 일본 정부에 전하세요. 알겠습니까?”
스피커를 통해 퍼져 나온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격정 어린 육성이 서울광장을 가득 메웠다. 김복동 할머니의 노제가 엄수된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참석자들은 전쟁범죄 처벌과 평화를 소리 높여 외쳤던 고인의 삶을 기억하며 뜻을 이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 등은 이날 오전 6시44분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김 할머니의 발인식을 마친 뒤, 김 할머니의 생전 거처였던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평화의 우리집’을 거쳐 오전 7시55분쯤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나비평화기행 참가자들과 소녀상 지킴이 등 10대 청소년과 20대 청년들도 속속 모여들었다.
이날 9시쯤 서울광장을 출발한 참석자들은 광화문, 안국역을 지나 서울 종로구 구(舊) 일본대사관까지 ‘우리의 영웅 김복동’, ‘일본군 노예 책임자 처벌’,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등의 추모 문구가 적힌 만장 94개를 들고 행진하며 김 할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걸었다.
두 팔을 힘차게 벌리고 색색의 나비로 둘러싸여 환한 웃음을 짓는 김 할머니의 모습이 담긴 그림이 영구차를 인도했다. 영정을 든 윤흥조 마리몬드 대표와 윤미향 대표를 비롯해, 빈소부터 할머니의 곁을 지켰던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과 활동가들은 노란 나비 장식을 든 채 마치 한 무리의 나비와 같은 모습으로 영구차 곁에서 발걸음을 옮겼다. 영구차 뒤편에는 ‘여성인권운동가 고 김복동님 나비 되어 훨훨 날으소서’라는 플래카드가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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