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대형마트서 ‘임산부 배려 계산대’ 운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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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제안한 아이디어 수용

충북 청주시가 중학생들의 정책 제안을 수용해 한 대형마트에 마련한 임산부 배려 계산대. 청주시 제공
충북 청주시가 중학생들의 정책 제안을 수용해 한 대형마트에 마련한 임산부 배려 계산대. 청주시 제공
충북 청주시가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임산부들이 계산대를 먼저 이용할 수 있도록 ‘임산부 배려 계산대’를 운영한다. 청주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시가 적극 수용한 것이다.(본보 11월 8일자 A18면 참조)

청주시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사회적 배려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이 시책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대형마트에서 임산부들이 계산대를 먼저 이용할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다.

시는 이를 위해 청주시내 대형마트에 이 사업의 취지를 설명하고 계산대 가운데 1개 라인을 임산부가 먼저 이용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다. 또 임산부와 일반 이용객들이 이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현수막과 배너 등을 이용해 홍보하고 시가 이를 지원하기로 했다.

상당구 용암동에 있는 하나로마트 청주점은 23일부터 고객만족센터를 임산부 배려 계산대로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또 현대백화점 충청점은 식품관 2개 라인을 임산부가 우선 이용할 수 있으며, 롯데마트 서청주점은 무인계산대를 운영 중이다.

다른 대형마트들도 이 사업의 취지에 공감하고 주말이나 오후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 임산부 배려 계산대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시책 도입의 ‘1등 공신’은 청주 운동중 학생들이다. 이 학교 ‘사회참여동아리’ 소속 학생들은 6일 한범덕 청주시장을 찾아 임산부 배려 계산대 도입을 제안했다. 이 동아리는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찾아내 청소년들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찾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일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사회적 약자인 임산부들이 대우받을 수 있도록 임산부들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 가운데 한 곳인 대형마트에서 우선적으로 이 시책을 운영해 달라”고 제안했다. 한 시장은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검토하라고 관련 부서에 즉각 지시했고, 3주 만에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한 시장은 “임산부를 배려하는 사회 분위기는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민간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만들 수 있다”며 “이런 사회 분위기 조성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고 말했다.

동아리 리더인 조용민 군(15)은 “이번 일을 계기로 사회적 약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정책이 실현돼 평등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친구들과 함께 우리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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