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인 척, 교수인 척” 한명구 성추행 폭로글…“뼈저리게 반성하고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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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2월 24일 0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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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구. 사진=신시컴퍼니
한명구. 사진=신시컴퍼니
연극계에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번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연극배우 겸 서울예술대학교 교수 한명구(58)가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ㅎㅁ구 선생님 잘 지내시죠”로 시작하는 누리꾼 A 씨의 글이 게재됐다.

A 씨는 “아직 공연도 계속 하시고 잘 지내시는 것 같네요. 저는 기사가 터진 후부터 잊고 살았던 기억들이 자꾸만 떠오르면서 꿈에서도 성ㅊ행(성추행)을 당하네요”라며 “아직 단 한번도 거론되지 않은 거 같은데 많이 무섭지 않으세요?”라고 적었다.

이어 “학생들 단체로 모아놓고 사과하고. 사실 사과도 아니죠? 그후 어떻게 좋은 기회로 더욱 명망 높은 학교로 가셔서 조금은 더 행복하시겠네요. 절대 행복하지 마세요. 매일 두려워서 저처럼 악몽 꾸고 지내주세요. 연극인인 척, 예술인인 척, 교수인 척, 철학적인 척…”이라고 덧붙였다.

A 씨는 “선생님 같은 한낱 아저씨 같은 게 뭐가 두려워서 참았는지 제가 너무 멍청했더라고요. 선생님의 손과 입 때문에 아직까지도 피눈물 흘리는 사람이 많답니다”라고 분개했다.

또한 A 씨는 “선배들한테 고소하자고 물어봤더니 ‘뒷감당 어떻게 할 거냐?’고 되묻더라고요. 또 선배들한테 원래 (선생님이)손버릇이 나쁘냐고 물었더니 원래 그런 분 아니래요. 근데 그 여자 선배는 더한 짓을 하는 사람이었는데 몰라 뵙고 물어봤어요. 그때 제 나이는 스물두 살, 스물세 살…”이라며 과거의 일을 밝혔다.

이어 A 씨는 이러한 피해에 대해 선배들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며 “내가 하고 싶은 거 한다고 대학에 가놓고 그런 일을 당하고 오면 우리 엄마 마음에 피눈물이 나잖아요”라고 했다.

그는 “그런데 이제는 제가 더 이상 안 되겠어요. 선생님의 선생님인 오 선생님 보다 더 추악한 사람이라는 것을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도록 추악해지세요”라며 “선배들, 후배들, 동기들, 선생님들 전부 이 사람이 어땠는지 알잖아요. 제발 묵인하지 마세요. 별 거 아니에요. 말해주세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마 레퍼토리는 똑같네요. 강제로 입술을 갖다댄 것도”라며 “당시 처음 생긴 호숫가에서도 손은 바빴죠. ‘나 어릴 땐 다 이렇게 남녀 구분 없이 이렇게 놀았어’라고 말하셨죠”라며 “적다보니 더 많은 기억들이 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떠오르네요. 잘 주무시지 마세요. 매일 두려워 하세요”라며 글 속 ‘선생님’을 향한 일침을 가했다.

이후 한명구가 글 속 등장하는 ‘ㅎㅁ구 선생님’으로 지목됐고, ‘오 선생님’ 역시 앞서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오태석 서울예술대학교 연극학부 교수(78)가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한명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에는 열정적으로 가르치다 보니 늦게까지 작업하는 적이 많았고 술자리도 많았고 그 과정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뼈저리게 반성하고 통절의 마음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한명구는 1986년 연극 ‘아프리카’를 통해 데뷔한 뒤 연극 ‘덕혜옹주’, ‘베니스의 상인’, ‘돈키호테’ 등 다수의 작품과 영화 ‘베사메무쵸’, ‘미인도’, MBC 드라마 ‘화정’ 등에 출연했다.

그는 극동대학교 연극연기학과 전임교수와 학과장, 서울예술대학교 공연학부 연기전공 교수로 재직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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